바른 영적 지도자 배출

[ 땅끝에서온편지 ] < 7 > 신학교 사역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9년 09월 30일(수) 10:54
   
▲ 현재 진행중인 신학교 건축현장. 예배실과 강의실, 식당, 기숙사 등을 겸비한 약 3백 평 규모의 건물이 될 예정이다.
카자흐스탄 김상길선교사

선교에 있어 교회 개척과 아울러 가장 중요한 사역중 하나가 신학교 사역이다. 현지 지도자들을 바르게 양성하여 그들로 복음을 전하게 하고 교회를 개척하게 하며 선교사가 담당하던 사역지를 훈련된 현지 지도자들에게 이양하는 것은 선교의 토대를 반석위에 세워 현지를 복음화하는 일을 극대화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신학교 사역이 실제적으로 선교지에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선교지라는 이유로 인하여 신학교 난립과 신학의 부제가 심각하며 속성과정으로 인한 목회자 양성, 경건이 뒷받침 되지 아니한 지식 습득, 그리고 장학금 명목으로 주어지는 생활비 등이 심각한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신학교 사역이 대외 과시용이 되어 본질을 이탈하고 있다는 것이다.

본인도 선교 초창기 큰 꿈을 그리며 교단이 다른 몇몇 선교사들과 연합하여 연합 신학교를 열었다. 그러나 그 때는 연합이라는 의미를 잘 알지 못한 우를 범하였다. '무엇이든 하나가 되어야만 연합'이라는 생각을 그 신학교가 일년 반 만에 실패로 돌아가면서 다시 배웠다. 연합이란 하나가 되는 것도 있지만 여럿이 서로를 인정하고 하나의 뜻을 품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1995년 장로교 선교사들로만 구성된 '카자흐스탄 장로회 신학교'를 열었다.

물론 장로교 학생들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었다. 어느 선교사든 의탁을 하면 받아 주었고 교육을 시켰다. 3년의 과정으로 처음 학생들은 대부분 각 교회에서 통역을 하고 있는 사람들로 이들을 먼저 훈련시킬 필요가 있었다. 지금도 그들이 대부분 교회의 지도자들로 목회자가 되어 섬기고 있다. 신학교는 법인으로 등록을 마쳤고 교육은 계획했던 대로 잘 진행되었다. 문제는 신학교의 후원 이사들이 신학교가 자리를 잡아 가면서 재단 이사의 역할을 하려는데 있었다. 선교는 서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후원 이사들이 선교사들을 믿지 못하고 현지의 일을 잘 알지 못하면서 모든 일에 간섭을 하고 결국에는 선교사들을 몰아내고 이사들이 직접 그 신학교를 운영한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그 현지 지도자들을 개별적으로 지원하면서 목사 안수 문제까지 선교사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후원 이사들이 개입을 하면서 선교사들 간의 불화와 학교 운영을 파행으로 끌고 간다는 것이다. 신학교란 교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야 하는데 선교사들과 동떨어진 신학교는 생명이 길 수 없다. 결국 본인은 신학교의 사역을 넘겨주게 되었고 그 후 카자흐스탄 장로회 신학교는 당국으로부터 사역 정지 명령을 받았다. 다행히도 그동안 졸업한 학생들이 곳곳에서 교회를 개척하고 사역들을 담당하고 있지만 졸업생 가운데 많은 학생들이 다시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아픈 것이다.

신학교의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신학교를 졸업한 현지 지도자들이 속성으로 목사 안수를 받고 사역들을 하지만 얼마가지 않아 자신의 한계를 느낀다는 것이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 목사 안수를 받음으로 교만이 늘고, 계속 교육이 없기에 그들은 세미나만 있으면 쫓아다니며 결국 이단으로 흐르는 경향이 생기게 되었다. 그래서 2006년 새롭게 부천노회를 중심으로 후원 이사들을 구성하여 2007년 알마띠 신학대학원을 개교하게 되었다. 학생들은 현재 사역하고 있는 현지 목회자들과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만 받아들이는 목회자 계속 교육 과정으로 개설하였다. 모두가 사역을 하고 있는 현지 지도자들이기에 매일 수업을 할 수 없고 한 달에 일주일간 하는 집중 강의식으로 강의를 진행하며 2년의 과정과 논문이나 16주 교안을 작성하게 하고 있다. 사실 현지 지도자들을 가르칠 수 있는 교수 요원을 기르려고 하는 것이다. 선교사들이 언제 자리를 떠나야 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교수 요원을 기르는 것은 목회자를 기르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을 한다. 강의는 주로 객원교수들로 충당하며 실천신학 쪽으로 많은 강의를 진행시키고 있다.

신학교를 운영함에 있어서 여전히 많은 문제들이 남아 있지만 선교사가 자신을 통하여 모든 일을 이루겠다는 생각만 가지지 않는다면 차분히 바른 교육을 통하여 바른 영적 지도자들을 배출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후원 이사회의 도움으로 신학교 건물을 건축하고 있다. 예배실과 강의실, 식당과 기숙사를 겸비한 약 3백평 건물을 건축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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