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뱅' 탄생 5백주년 기념 총회 신학 선언문

[ 교단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9년 09월 22일(화) 11:08

2009년, 개혁교회와 장로교회의 기틀을 마련한 종교개혁자 칼뱅 탄생 5백주년을 맞이하면서 본교단은 제94회 총회를 칼뱅 탄생 5백주년 기념 총회로 지키게 되었다. 바울과 아우구스티누스와 루터로부터 이어진 칼뱅의 신학 사상은 성경에 계시된 진리 즉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한 복음의 진수를 담고 있다. 이러한 칼뱅의 신앙과 신학은 교회가 소중하게 이어 가야 할 공동의 유산이다. 이제 우리는 칼뱅이 그토록 염원했던 하나님의 참된 교회 세우기와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세상 만들기가 한국 교회의 소망이며 과제임을 확인하며, 그 과제의 수행을 위하여 오늘 우리가 기억하고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교회의 신학적 토대와 목표를 다음과 같이 확인한다.

 I 우리가 기억하는 칼뱅 신학 사상의 핵심

1. 칼뱅 사상의 목표는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Soli Deo Gloria)'이었다.
칼뱅은 자신의 마음까지라도 하나님께 제물로 바치기를 진심으로 소원하였다. 그의 삶과 신학과 사역은 언제나 하나님의 영광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음을 우리는 기억한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롬 14:8)

2. 칼뱅 사상의 중심은 예수 그리스도였다.
예수 그리스도는 '허물과 죄로 죽었던'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육신을 입고 오셔서 그 삶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통해 우리를 구원하신 참 하나님이시며 참 인간이시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유일한 제사장이요, 왕이요, 선지자이다. 칼뱅과 함께 우리는 구원은 전적으로 그리스도의 은혜로 말미암은 것임을 고백한다.

3. 칼뱅 사상의 토대는 성경이었다.
성령의 감동으로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진리와 허위를 판별해 내는 시금석이며, 우리를 하나님에게로 인도하는 교사이며, 신앙과 예배와 삶의 변함없는 규범이다. 칼뱅이 추구한 개혁은 성경이라는 잣대에 비추어서 잘못된 것들을 끊임없이 바로잡으려고 한 몸부림이었다(딤후 3:16~17).

4. 칼뱅 사상의 범주는 하나님의 주권으로 상징되며, 그것은 개인과 교회와 세상을 포괄한다.
4.1. 칼뱅은 개인으로서의 그리스도인은 믿음으로 의롭다고 인정받은 것에 머물지 말고 거룩한 삶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성도여야 함을 강조한다.

4.2. 칼뱅은 교회가 말씀과 성례전의 표지를 갖추고, 성도를 올바르게 세우는 권징을 행사하며, 하나님을 예배하고 사람들을 섬기며, 복음의 진리 안에서 연합된 참된 교회가 되기를 원했다.

4.3. 칼뱅은 세상의 정치, 사회, 경제, 교육, 문화 안에서 하나님의 주권이 온전히 드러나서 하나님의 통치가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땅 위에서도 이루어지기를 희망하였다. 칼뱅의 비전은 구원받은 개인, 참된 교회, 모두가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이루며, '세계는 하나님의 영광이 펼쳐지는 극장'이라는 우주적 차원에 이른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한다.

II. 칼뱅의 목회신학적 유산과 한국 교회

1. 목회자 칼뱅의 교역은 당시 개혁교회의 하나 됨(일치)에 집중되었다.
교회 일치는 다양한 교회들이 대화하면서 조화롭게 연합(concordia)하는 것인바, 사도들의 참되고 보편타당한 신앙규범에 근거한 하나의 신앙고백, 하나의 성만찬, 하나의 하나님 백성(교회)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2. 목회자 칼뱅은 그리스도 중심적인 교회론을 확립하면서 직분론을 제시하였다.
칼뱅은 교회의 중심에 그리스도가 계신다고 가르치면서, 이러한 교회에 직분자를 세워서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계속 성취해 가야 함을 강조했다. 직분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설교자, 교사, 성도를 경건한 신앙의 길로 인도하며 치리하는 장로, 사회봉사와 섬김을 위한 집사로 구성되었는데, 맡겨진 직분은 교회 안에서와 교회 밖, 사회에서 그 역할과 기능을 다하기 위함이었다. 교회 치리는 성도의 경건한 신앙을 위해 꼭 필요하였고, 또 성도를 거룩한 삶으로 인도하는 목회자의 역할이 강조되었다.

3. 칼뱅은 하나님의 주권이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통치로 나타나고, 하나님의 영광이 성도들의 거룩한 삶으로 증언됨을 선포했다. 땅에 임하는 하나님 나라가 교회의 사회봉사로 드러나며, 역사 안에서 이러한 섬김이 실천된 사회에는 자유와 정의, 사랑과 평화가 가시적으로 실현되었다.

4. 한국 장로교회는 칼뱅이 확립한 교회 체제의 본을 계승하였다.
한국 장로교회는 처음부터 '성경 기독교'로 정착되었고, 당회를 중심으로 든든하게 조직된 교회가 1백20년 역사 속에서 꾸준히 부흥해 왔다. 특별히 초창기의 당회는 성도의 경건한 삶을 위해 치리를 엄정하게 시행하였고 또한 성도의 바른 사회생활을 인도함으로써 사회 변혁을 위한 공적 기능도 수행했다.

5. 칼뱅의 하나님 주권 사상은 한국 장로교회가 근대 교육의 도입과 확립, 자주 독립과 근대화된 민주 국가의 형성에 적극 참여할 수 있었던 신앙적 토대였다. 특별히 개혁교회의 유산인 '교회 곁에 학교'를 계승한 한국 장로교회는 주일학교를 왕성하게 발전시켰고 또한 수많은 기독교 학교를 설립하고 발전시킴으로써 민주 국가 형성에 적극적 역할을 하였다.

 III. 칼뱅의 신학 사상과 한국 교회의 과제

칼뱅의 신앙 유산 가운데 우리가 특별히 주목하여야 할 것은 '경건'이다. 경건은 하나님의 주권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장로교인의 삶을 상징한다.

경건이란 성령의 사역에 의하여 예수 그리스도(복음)를 믿음으로 구원받은 그리스도인이 삼위일체 하나님을 경외하고 사랑하는 예배와 삶이다. 그러므로 경건한 삶은 곧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고 하는 하나님의 이중 명령에 대한 신앙인으로서의 마땅한 응답적 삶이다.

경건에로의 부르심은 한국 교회에게 "개혁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ecclesia reformata semper reformanda)."로 상징되는 개혁 정신을 상기시키며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과제를 제시한다.
 1. 청지기로서의 책임
 2. 참된 교회의 회복
 3. 교회와 정치
 4. 신앙과 경제
 5. 신앙과 문화
 6. 신앙과 교육

우리는 칼뱅의 신앙 유산을 통하여 한국 교회에 '그리스도 중심적인 성경 기독교'를 형성하도록 큰 은혜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그러나 전 우주를 포괄하는 하나님 주권 신앙과 교회의 교회됨을 위한 칼뱅의 가르침은 한국 교회의 분열된 모습과 나태하고 왜곡된 우리의 신앙을 부끄러운 마음으로 돌아보게 한다. 이제 칼뱅을 통하여 우리를 각성케 하시는 주님의 말씀 앞에서 통회하고 자복하는 마음과 자세로 더욱 신앙인다운 신앙인, 교회다운 교회로 개혁해 나갈 것을 다짐하는 바이다.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soli Deo gloria)!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