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갚는 환자들, 살맛나는 병원

[ 교단 ] 사랑의진료 111년 전주 예수병원 이야기

박성흠 기자 jobin@pckworld.com
2009년 09월 16일(수) 16:48

“한 끼니 잘 먹는 것에 무슨 큰 유익이 있겠습니까, 1천5백원 짜리 자장면도 한 끼 식사로 훌륭합니다”.

지역사회와 세계를 위한 봉사로 이름이 높은 전주 예수병원(이사장:이의복 병원장:김민철). 지난 9월 8일 이 병원에는 그동안 예수병원에 정기적으로 후원해온 양경안목사(사랑의빛교회)가 목발을 짚고 찾아와 1천만 원의 후원금을 내놓았다. 다리가 불편하지만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차비도 아끼려 ‘목발다리’로 걸어온 그는 1천5백 원 짜리 자장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면서 눈물과 기도로 마련한 1천만 원을 쾌척했다.

 

   
▲ 전주 예수병원은 지역사회 밀착형 서비스로 명성이 높다.
후원금을 받으면서 양 목사의 건강을 염려한 김민철 병원장에게 그는 “개인 보다는 여기, 예수병원이 더 중요하다”면서 “여유가 있다면 또 후원금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양 목사는 1979년에, 그의 아내는 2004년에 각각 예수병원에서 암 수술을 받았다. 당시 양 목사 부부는 예수병원 암환자후원회에서 도움을 받았으며 그 은혜를 잊지 않고 암환자후원회에 매월 5만 원을 후원하고 있다. 그는 또 이에 앞서 지난 2007년에도 1천만 원을 발전기금으로 기탁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07년에는 70대 한 여 목사가 40여 년 전 예수병원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갚은 사연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전북 익산의 안승열목사는 42년전 장파열로 예수병원에 입원해 세 차례의 수술을 받았지만 사정이 여의치 못해 수술비를 내지 못하고 병원을 빠져나왔다. 그녀는 40년간 간직했던 진찰권과 함께 1천만 원을 치료비로 전달했다. 그녀는 예수병원에서 3개월간 투병생활을 하면서 목회자가 되기로 결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 사진제공 예수병원
예수병원은 동네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지역 주민들로부터 환영을 받는 그런 병원이다. 병원과 의료진에 대한 불신이 벽이 날로 높아가는 것이 현실이지만 예수병원은 예외다.

 

예수병원이 이처럼 지역사회의 환영을 받는 병원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설립이후 1백11년 동안 꾸준히 실천한 사랑과 봉사 그리고 희생의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여기에다 외래 주사제처방률이 가장 낮은 병원으로 4년 연속 선정되고 간호사들이 사랑의연탄배달팀을 꾸려 저소득층 가정을 찾아 지역사회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의술과 인술을 동시에 추구해온 노력 덕분이다.

지난 2005년 예수병원은 국내 병원으로는 처음으로 사단법인 국제의료협력단(PMC)을 외교통상부 산하 NGO로 등록했다. PMC는 지난 50년간 예수병원의 의료선교와 봉사활동을 수행해온 예수병원선교회(1959년 설립)가 발전된 것이다.

PMC는 해외 의료선교사 11가정을 파송하고 있으며 국내외에 의료선교팀을 주기적으로 파송해 그리스도의 사랑과 향기를 전하고 있다. 외국인노동자 무료진료는 국내 외국인노동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기로 유명하다.

예수병원은 한국 근대 의료사에 커다란 업적을 이루고 지역사회에 의료를 통한 활발한 봉사활동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 표창 등 경사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예수병원에서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과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바탕으로 의료 환경 개선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결과라는 평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전국 민간병원으로는 처음으로 의학박물관의 문을 열었으며 심장혈관센터를 확장하고 5년간 연속해서 응급센터 최고 등급을 획득했다. 하루가 다르게 첨단을 걷는 의료시스템에도 발을 맞춰 심장 촬영이 가능한 64채널 CT를 도입하는 등 시설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예수병원을 향한 이웃들의 사랑이 꾸준하고, 이웃을 향한 예수병원의 사랑 또한 날로 커지고는 있지만 병원으로서의 예수병원은 어려움이 많다. 날로 첨단을 향하는 의료장비는 진료의 수준을 높이고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도입해야 하지만 수 십억 원을 호가하는 탓에 경영진의 고민도 덩달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주위의 병원들은 국가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장비를 들여오지만 민간병원으로 의과대학이 없는 예수병원의 처지에서는 경쟁이 쉽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의료선교의 베이스캠프로서 예수병원은 충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로부터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고 의료수준 또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예수병원을 꾸준히 사랑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병원장 김민철박사는 예수병원에 본교단 총회가 3명의 이사를 파송하는 관계를 강조하고 구조적인 지원체계가 확립되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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