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죽 한 그릇

[ 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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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9월 16일(수) 15:56
민주주의는 선거라는 것을 통해서 대표를 뽑는다. 선거는 국민들에게 주어진 권리이다. 선거의 방법은 직접선거, 간접선거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선거는 일종의 축제이다. 그러나 뽑힌 자는 기쁨의 춤을 추나 낙선자는 그 반대로 낙담과 좌절감을 맛보게 된다. 그래서 선거는 이기고 봐야한다는 생각에 각종 방법을 총동원한다. 상대방에게 영향을 주는 흑색선전, 금품살포, 권력들을 동원하며 수단방법을 다해 본인이 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일반 선거에서 부정선거로 인정받아 재선거하는 경향이 있다.
 
옛날 60년대에 농어촌에 밀가루가 뿌려져서 밀가루 먹고 표를 팔아 당선되어 밀가루 당선자라고 하기도 하였고, 새마을 운동하면서 시멘트를 무료로 주어서 시멘트 당선자라는 말도 있었다. 고무신 한 켤레에 투표권을 팔아버리는 일도 있었다. 그래서 먹고 나서 투표장에 가면 할 수 없이 손이 그 사람에게 간다는 말이 유행했다.
 
양심적이요, 의리 있는 말 같으나 신념이 없는 말이다. 나라에서 대표자를 뽑는 선거는 4년마다 열린다.
 
그런데 우리 총회의 부총회장 선거는 1년에 한번 뽑으니 참으로 힘이 든다. 불법이 판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에서가 자기의 장자 권을 동생 야곱에게 팔았다. 그래서 에서를 칭찬하지 않는다. 어찌하여 팥죽 한 그릇에 장자권을 팔 수 있느냐고 에서를 성토하고 경시하고 저주한다. 뿐만 아니라 가룟유다가 돈 받고 예수님을 팔았다. 그래서 가룟유다 역시 저주하고 멸시한다. 그러나 장자의 명분을 값싸게 여기고 경홀히 여겨서 팔아버린 에서나 스승이신 예수님을 돈 받고 팔아버린 가룟유다를 오늘의 교회가 특히 총회 총대이신 목사, 장로가 책망할 수 있는가? 절대 그럴 수 없다.
 
부총회장에 나오신 분들은 처음에는 깨끗한 선거로 정책대안으로 선거에 임한다. 그리고 유권자에게 표를 호소한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다. 유권자들이 팥죽을 요구한다. 팥죽이 아니면 마음이 안 움직인다.
 
후보자는 깨끗하고 싶어도 다는 아니지만 소위 '꾼'들이 "나는 몇 표가 있으니 내가 도와주겠다"고 하면서 후보자에게 접근한다.
 
총회 선거가 왜 이리 부패했을까? 야곱과 에서와 같이 팥죽으로 장자의 직분을 사고파는 것이 오늘의 선거문화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실탄(돈)을 끝까지 가지고 사용하는 자가 이긴다는 것이다.
 
오늘의 타락한 선거문화에 자유로운 총대가 얼마나 되는가. 필자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필자는 74년에 목사 안수를 받고 금년 목사 35년차로 총회를 30년 가깝게 섬겨왔다. 그러면서 선거 때마다 괴롭다. 실탄이 날아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실탄에 맞으면 다 쓰러진다. 실탄에 맞아도 쓰러지지 아니하고 일어선다면 그 얼마나 좋겠는가!
 
모두들 깨끗한 선거라고 큰 소리 친다. 소가 웃을 일이다. 겉 표면은 멀쩡하나 속은 회칠한 무덤이다.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자신을 내놓고 내 자신이 에서와 야곱인 것을 숨기지 말고 철저히 회개하고, 선거에 갱신을 가져와 악한 늪에서 나와야 은혜의 바다인 예수님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바른 선거를 위하여 두 가지를 제안해 본다. 첫째, 후보자는 낙선 되더라도 정치꾼들에게 끌려 다니지 말고 정치꾼들을 사회에 고발하라. 둘째, 유권자인 총회 총대들은 돈 많이 썼다는 후보에게 투표하지 마라. 우리 총회의 선거문화가 깨끗하면 한국사회가 밝아지며 기독교가 세상의 빛으로 소금으로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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