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평가, 과도한 기대는 금물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 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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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9월 16일(수) 15:23

정병오/좋은교사운동본부 대표


한국교총이 교원평가를 받아들이겠다고 선언을 했고, 교과부 장관은 교원평가가 입법화 되지 않더라도 내년에는 전 학교에 실시하겠다는 초법적인 발언까지 하는 것을 보니 내년에는 어떻게든 교원평가가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동안 교단에 평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너무 많다고 할 정도로 근무평정, 성과급, 학교평가 등이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평가들은 교육의 본질이 아닌 교사의 행정처리 능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고, 실제 수업을 듣는 학생이나 아이를 학교에 보낸 학부모의 의견을 반영할 평가는 없었다. 그래서 이를 반영하자고 나온 것이 교원평가다.(정확하게 말하면 교원능력개발평가)

교원평가 제도는 2004년 기독교사들의 모임인 좋은교사운동이 처음 제안했다. 좋은교사운동은 그 전부터 매 학기 학생들로부터 수업평가를 받는 일을 자발적인 운동으로 실시해왔다. 이렇게 아이들로부터 수업평가를 받아보니 아프고 힘든 지적도 많지만 교사로서 자신의 부족함을 고쳐나가는데 정말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이를 제도화해서 전 교사가 아이들과 학부모로부터 평가를 받게 하면 교사들의 자기계발과 전문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그래서 거대 교원단체인 교총과 전교조가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교원평가제 도입을 꾸준히 주장해왔다.

그런데 정부는 교원평가제를 도입하려고 하면서 이 제도를 공교육 수업의 질 향상, 사교육비 절감, 부적격 교사 문제 등 모든 교육의 문제와 다 연관시켜 마치 이 제도만 도입되면 우리 교육의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 같은 허황된 환상을 심어주었다. 물론 교원평가제가 도입이 되면 선생님들이 지금보다 더 긴장해서 교육을 하고 자기 계발에 힘쓸 것이기 때문에 공교육 질 향상에 도움이 되고 사교육비 경감에도 약간이나마 기여를 할 것이다. 하지만 낮은 공교육의 질 문제나 사교육비 문제, 부적격 교사의 문제 등은 교원평가 외에도 수많은 원인들이 함께 연동된 문제이기 때문에 교원평가는 그 원인 중 한 원인만 해소할 따름이다. 그러기에 교원평가를 하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했던 문제의 한 부분만 해결될 뿐 더 큰 원인과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게 된다.

물론 교원평가제도는 가급적 빨리 도입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제도의 도입으로 인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거대하고 복잡한 우리 교육의 지극히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그러기 때문에 이 제도의 도입이 우리 교육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이라는 기대를 내려놓고, 이 제도가 가져올 작은 변화에 주목하고, 이 변화 다음에 바꾸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차근차근 찾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모든 일이 그렇듯 교육개혁도 작은 변화들이 모여 큰 변화를 이루는 것이다. 교원평가에 대해서도 작지만 그것만이 가져올 수 있는 확실한 변화에 주목을 해야지, 이 제도에 너무 많은 기대와 짐을 얹으면 그 본래의 취지마저도 제대로 달성할 수가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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