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연장' 贊反을 논한다

[ 기고 ] "후진, 교단 전체 위해 물러나야"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9년 09월 11일(금) 12:24

신광열/목사ㆍ무안교회

기독공보에 게재된 정년 75세 연장에 대한 기고를 읽고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필자는 목회자 75세 정년연장을 반대한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첫째, 지난 8월 1일자 기사에는 정년 75세 연장이 한 개인의 의사뿐 아니라 지난해 인천노회, 금년에 다시 여러 노회에서 정년연장 안이 헌의된다고 한다. 참으로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주장에 의하면 정년연장 정당성으로 구약의 모세와 제사장 아론, 신약의 사도들을 예로 들어, 그들은 정년없이 임종까지 혹은 순교까지 사명을 감당했다는 논리이며 아울러 "교회에서 정년제도는 성서 어디를 봐도 없는 제도로 비성서적이다"라고 덧붙여 결론을 내리고 있다.

하지만 현대교회가 실시하고 있는 제도는 성경의 문자적 근거를 제시하여 논할 수 없다고 본다. 만일 교회의 제도를 성경에서 문자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면 현재의 많은 제도는 대부분 폐기되거나 수정돼야하는 자가당착에 빠진다. 우선 직제에 총회장 노회장 당회장은 물론 권사 등의 명칭도 성경에는 없을 뿐 아니라 성경어디에도 직분자를 투표로 세운 예도 없는데 어찌할 것인가?

둘째, 성경적으로 하자면 온전히 해야 할 것이다. 성경대로 라면 정년은 75세로 연장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임종까지 종신제를 채택해야 성경적일 것이다. 아론도 그렇고 모세도 그랬다. 과연 성경적인 종신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셋째, 목회자 정년을 75세로 연장할 경우 목회자 정체현상이 심각하여 교회의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 현재 교회마다 목회자가 50세 이상만 되면 청빙이 기피되는 현실이다. 그런데다 75세까지 정년을 연장한다면 약 20년에서 25년간은 목회자의 이동이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목회자는 한자리에 계속해서 머무를 수밖에 없게 되고 교회는 시대변화에 뒤처지고 화석화 될 소지가 크다. 교회는 변화의 목소리가 절실한데 목회자가 오랫동안 한자리에 머무름으로 교회가 침체되거나 활력을 잃게 되고 그로인해 교회는 갈등을 겪게 되고 퇴보를 거듭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필자는 오히려 목회자 정년을 65세로 낮추어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현재로서 목회자수급의 문제에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8월 3일 금년도 우리 교단 목사고시 합격자수는 1천56명으로 비로소 천명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8백33명에 비해 13% 높은 수효이다. 한해 1천 명이 넘는 본교단 목회자가 배출되는데 어디서 어떻게 사역할 것인가? 여기에다 타 교단까지 합치면 정확한 통계조차 어려운 실정이라 막막하다.

지금도 한 교회 임지가 비면 무려 1백여 통 안팎의 서류가 들어오고 있는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무임목사 및 미자립교회와 개척교회 난립문제는 교회를 넘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조속히 남북이 통일되지 않는 한 목회자 과잉배출은 심각한 문제이다. 기존 목회자 정년을 우리교단이 먼저 희생적으로 65세로 단축하면 타 교단에도 영향을 줄뿐 아니라 많은 후진들이 일할 수 있는 자리를 얻게 되고 교회가 더욱 활성화되고 변화하는데 기여하리라 확신한다.

물론 일부 깨어있는 목회자가 없지 않으므로 그 반대의 케이스도 약간은 있다고 인정한다. 앞선 글에서 필자가 말했듯이 75세 이상까지도 오히려 영성이나 건강이나 경험등이 풍부하여 오히려 활발히 목회할 수 있는 훌륭한 분들이 왜 없겠는가? 하지만 그런 분들이라 할지라도 후진들과 교회와 교단전체를 위해 현직에서 물러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본다.

그럼 목회자가 65세 은퇴 후 대안은 있는가. 힘있고 능력있는 자원(?)은 새로운 목회현장인 사회봉사에 기여해야 되리라 본다. 남은 힘과 노하우로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여생을 보내겠는가? 양로원 호스피스 노인복지센터 작은교회 노력 봉사, 다양한 집필활동, 후진들의 멘토역할, 지역사회 강연이나 전도 등으로 활약한다면 얼마나 존경받는 교회와 목회자가 되겠는가?

우리 헌법이 제도적으로 발 빠르게 개정되어 실시되면 좋겠거니와 그보다 먼저 의식있는 모범적인 선배 목사님들의 용단을 기대하며 아울러 속히 정년을 앞당기는 개정절차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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