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선교 20년, 답보 상태"

[ 교계 ] 새문안교회, '다문화 다종교 사회에서의 신앙'을 주제로 제46회 언더우드 학술강좌 개최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09년 09월 08일(화) 11:55
   
▲ 새문안교회는 지난 5-6일 '다문화 다종교 사회에서의 신앙'을 주제로 제46회 언더우드 학술강좌를 개최했다.

출입국 외국인 정책사무소 통계자료에 의하면 2009년 6월을 기준으로 국내에 체류중인 외국인은 총 1백15만5천6백54명이라고 한다. 10년 전 불과 38만여 명에 그쳤던 것을 감안할때 엄청난 숫자. 그만큼 한국사회는 빠른 속도로 다문화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에 교회의 발빠른 대책마련 또한 요청되고 있다.

지난 5∼6일 새문안교회(이수영목사 시무)에서는 '다문화ㆍ다종교 사회에서의 신앙'을 주제로 제46회 언더우드 학술강좌가 열렸다. '세상과 소통하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지난해 주제의 연장선상에서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상황 속에 기독교인들이 어떠한 자세로 세상과 소통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의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 언더우드 탄생 1백5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번 학술강좌에는 특히 미래의 기독지성 발굴 및 양성을 목적으로 사전에 학술논문을 공모하고 우수한 평가의 학생들을 발제자로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오는 20일은 본교단 총회에서 제정한 외국인근로자선교주일.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이주민 선교는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에 머물러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문화 사회와 신앙'을 주제로 강의한 박천응목사(다문화교회)는 "국내 이주민 선교가 20년을 바라보고 있지만 사실상 답보 상태에 빠져있는 상태"라고 진단한 뒤 "지금까지 이주민 선교는 인권선교, 시혜적 봉사선교, 개종을 통한 교회성장선교 등 3가지였으나 이제는 다문화적인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해야할 시점"이라며 이주민 선교를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을 주문했다.

   
▲ 다문화교회 박천응목사.
예를 들어 단순히 교회의 예배에 참석하는 것만을 이주민 선교의 전부라고 볼 수는 없다. 박 목사는 "이주민의 예배참석을 선교의 모든 목적으로 할때 나머지에 무관심하는 오류를 낳을 수 있다"면서 이주민 선교의 당면 과제로 복음전도와 사회봉사를 모두 포함하는 통전적 선교로의 전환을 제시하는 한편 이주민들이 스스로 설 수 있도록 "이주민들을 선교의 주체로 세울 것"을 요청했다. "다문화사회는 하나님 나라에서 살아갈 것을 미리 연습하는 장"이라고 말한 그는 다문화사회에서 기독교인들도 '다수자'로서 사회의 환경을 잘못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소수자'인 이주민들이 겪는 고충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국원교수(총신대) "최근 대통령의 국장에서 네가지의 종교의식이 거행된 것은 한국이 다종교사회임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사실 수천년의 역사가운데 지속돼온 이러한 다종교상황은 포스트모더니즘과 극단적 다원주의가 맹위를 떨치면서 근래에 더욱 복잡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다종교사회의 현실에 대해 무지하거나 알지만 이를 무시하고 고압적으로 자기 주장만으로 무례하게 관철하려는 일은 지양되어야 한다"며 이러한 시대에는 "열린 마음과 섬김을 토대로 본래적 기독교 신앙의 비전과 삶의 실천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진행된 기독청년 학술논문 공모 외에도 학술강좌 기간동안 △예장 기독도서 나눔마당 △다문화 체험활동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렸다. 또한 환대와 경청과 약속, 이웃들 사이에 정의를 행함, 분노 존중 대화 그리고 생명 등 다문화사회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내용의 성경본문을 묵상할 수 있도록 소책자를 제작하고 학술강좌 기간내 이를 공유하는 '말씀으로 미리만나보는 학술강좌'가 진행됐다. 이민 청년은 "나와는 다른 문화 다른 종교를 가진 이들을 무조건 배척할 것이 아니라 그들과의 끊임없는 만남과 교류 및 대화를 통해 예수님에 대한 믿음이 그들 마음 속에 자라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다름과 부딪힘에 대해 두려워하지 말고 먼저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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