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의 상실

[ 논설위원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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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8월 25일(화) 17:44

김영걸/목사ㆍ포항동부교회

어제 노회 사무실로부터 진정서가 또 접수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노회 안의 몇 교회가 계속되는 분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회에 참석해 보아도 여러 교회가 분규로 내홍을 겪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교회의 분규는 요즈음 들어서 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의 공동체인 교회에서 의견의 차이가 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과거에는 교회에서 쉽게 이해되었던 것들이 이해되지 못하고, 사랑으로 덮을 수 있는 것들을 사랑으로 덮어주지 못하고 있다.

교회의 분규는 대부분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주님은 작은 일에 충성하라고 했는가 보다. 교회 분규의 원인을 들여다 보면 대단한 범죄가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대부분 말하기도 부끄러운 사소한 것들이고, 작고 작은 감정의 충돌에서 빚어지는 것들이다. 왜 이러한 분규가 계속되는 것일까?

먼저는 시대의 변화 때문이 아닐까? 포스트모더니즘의 사회가 도래하면서 사회 각처에서 절대가치가 붕괴되고 있다. 시대의 변화는 교회의 질서에 많은 도전을 주게 되었다. 교회가 그동안 고백하던 절대가치가 교회내에서도 무너지고 있다. 또한 정보화 사회가 되면서 모든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 성도들은 관심만 있으면 교회의 필요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고, 또 다른 교회의 정보도 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된 시대에 기존의 교회가 잘 적응하지 못한 결과가 아닐까?

또한 개인의 권리가 과거에 비하여 신장되었다. 오늘날 교인들은 과거에 비하여 목소리가 커져버렸다. 자신들의 생각을 표현하고 자신들의 권리가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 과거처럼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묵묵히 충성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게 되었다. 이것은 과거에 비하여 헌신의 정도가 약해졌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헌신의 방법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결과가 아닐까?

또 하나를 지적한다면 리더십의 부족이다. 교회는 갑자기 변화된 시대에 적절한 리더십의 훈련을 받지 못하였다. 이것은 목회자의 문제만이 아니다. 장로를 비롯한 교회를 섬기는 모든 자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교회 내에 영적인 권위가 무너져 버리고 말았다. 물론 여기에서 권위는 권위주의를 가지라는 말이 아니다. 교회 안에 마땅이 있어야 할 영적인 질서를 말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교단은 3백만 성도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교회의 분규가 계속 이어지다 보면 온 교회가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노력하는 전도의 열매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역사적 선교적 사명을 감당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교회의 위기 때마다 교회를 새롭게 한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 말씀 앞에 무릎을 끓고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야 한다. 말씀의 능력을 믿고 말씀 앞에 순종해야 한다. 말씀으로 나의 성품을 다스려 나가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 다시 엎드려야 한다. 눈물로 교회의 바닥을 적시던 선배들의 교회 사랑과 영혼 사랑의 마음으로 교회를 지키며 기도의 엎드림이 있어야 한다. 십자가를 붙잡고 용서와 사랑의 삶에 순종해야 한다. 이렇게 교회 섬김의 바른 자세를 회복해야 되지 않을까? 권위가 상실된 시대에 새로운 영적인 권위를 세워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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