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앞에서

[ 목양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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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8월 18일(화) 17:30
김형준/목사 ㆍ 동안교회

비전과 사명을 세우고 그것을 이루어가는 사역의 과정은 어려움이 많았지만 시간이 흘러갈수록 양적으로 질적으로 결과가 나타났다. 교회의 변화는 출석인원의 증가와 더불어서 세례를 주는 교인이 늘어나게 되었고, 예산은 매년 놀랍게 증가하게 되었다. 부임 당시 교인 구성원의 연령별 양극화 상황에서 장년 출석교인 5천여 명 중 20~30대가 50% 를 넘게되었다. 무엇보다도 비전을 위한 교회앞 도로변 6백평의 대지를 건축헌금을 한번도 하지 않고 일반예산만으로 구입하게 되었다. 지금 구입한다고 하면 3백억원 이상의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참고로 나는 헌금설교를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성도들에게 신앙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사역과 투명한 헌금 관리 및 사용에 신뢰가 주어진다면 교인들이 얼마나 헌신적으로 섬기는지를 볼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교인들은 헌금과 헌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었고, 돈이 아닌 비전과 믿음으로 이루어져가는 기적을 경험하게 되었다. 교계 많은 분들이 동안교회는 리더십의 변화로 큰 진통을 겪을 것이라고 모두 예상하였지만 오히려 교회는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기초를 만들어 갈 수 있었다.

부임 초기에 가장 개인적으로 좌절하게 만드는 것은 설교에 대한 교인들의 불만이었다. 전임자의 설교와 나의 설교의 형식은 너무나 달라서 교인들이 비교하면서 불평해올 때 자존심도 상하고 좌절감도 제법 깊게 자리잡게 되었다. 이러한 위기 의식은 매주 토요일마다 혼자 본당에 올라가서 7가지의 기도 제목으로 주일예배와 설교를 위한 기도를 하게 만들었다. 7가지 기도 주제는 동안교회 목회와 설교를 위해 필요한 것을 구분하여서 그 제목을 정했다.

첫번째로 회개에 대한 기도를 했다. 본문은 시편 51편을 따라 우선 설교자로서 회개해야 할 것을 기도하고 그 다음 예배 가운데 회개의 영이 임하도록 구하였다. 나아가서 나 자신 뿐 아니라 교인과 교회 그리고 한국민족의 범한 죄도 회개하였다.

두 번째는 영적전쟁에 관한 기도였다. 본문은 시편 91편을 중심으로 설교자를 좌절케하고 예배를 방해하는 악한 영들과 더불어서 전쟁을 선포하고 부르짖는 기도를 하며 예배를 위한 음향, 영상, 전산장비와 각종 봉사자들을 위한 중보기도를 하였다.

세 번째는 예배 자체에 대한 기도였다. 본문은 열왕기상 18장 30~46절을 읽으며 갈멜산에서 엘리아의 제사처럼 온전히 드려지는 예배를 위해 간구하였다. 이 백성 가운데 하나님이 진정 자신들의 하나님이 되게 하는 역사가 있고, 무너진 단이 수축되고, 오랫동안 오지않던 비가오듯 기도응답의 역사를 기대하며 간구하였다.

네 번째는 설교 자체에 대한 기도였다. 본문은 느헤미야 8장 1~12절을 읽으며 에스라에게 주신 말씀의 역사가 일어나며 설교자와 듣는 모든자에게 삶의 변화가 일어나는 말씀이 증거되도록 기도했다. 학자의 혀와 귀를 달라고 간구하며 잘 전하고 또 사모하며 듣도록 기도했다.

다섯 번째는 리더십에 대한 기도였다. 여호수아 1장 1~9절을 읽으며 이 교인들을 하나님이 원하시는 장소와 모습으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간구하였다. 요단강과 여리고같은 장애물도 도로가 되게 해주시고 또 갈렙처럼 좋은 동역자를 보내달라는 기도를 하였다.

여섯 번째는 개인적인 기도였다. 나와 가정의 모든 삶이 다윗의 마지막 기도인 사무엘상 23장 3~5절처럼 이뤄달라고 부르짖었다. 그리고 목사를 위해 중보하는 자를 축복하는 기도를 하였다.

일곱 번째는 교회에서의 사역과 목회의 비전에 대한 기도였다. 말씀은 이사야 62장을 중심으로 기도하였다. 이것은 동안교회에 부임할 때 기도에 응답받은 말씀이었다.

매주 예배를 위한 기도는 누구보다 내 자신이 먼저 채워지는 축복과 기쁨이 되었다. 아울러서 목회의 위기가 올 때 수동적으로나 소극적으로 대처하지 말고, 영적이면서 적극적으로 극복해나가는 원리를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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