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 동상이몽 해법으로 표류하나

[ 교계 ] 총실위 진통끝에 무산, 간담회로 의견교환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09년 08월 13일(목) 18:03

재선거로 새 국면을 맞이한 감리교가 다시 한 번 진퇴양난에 빠졌다.

   
▲ 이규학 감독회장 직무대행은 이날 "나도 고통스럽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기도하는 심정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고 말하기도.

지난 13일 감리교 본부 16층 회의실에서는 총회 실행부위원회(이하 총실위)가 출발부터 난항에 부딪히면서 파행됐다. 간담회 형식으로 변경된 이날 모임은 직무대행에게 주어진 법적 권한을 통해 연회 감독 당선자들과 협의하에 재선거를 하자는 데 의견을 모은 뒤 끝이 났다. 간담회 직후 열린 감독회의에서도 직무대행에게 재선거에 관한 모든 것을 위임하기로 결론을 냈다.

이날 재선거에 관한 건을 의제로 감독회의에 의해 소집된 총실위는 시작부터 제기된 적법성 논란에 휘말리며 중간중간 언성을 높이는 광경이 연출됐다. 일부 위원들은 '교리와장정'에 '총회가 닫힌 후 총실위가 열린다'고 명시돼있는 것과 관련 "28차 총회가 무기한 연기됐으므로 총실위 소집은 불법"이라고 주장했고 한쪽에서는 "조정합의에 의해 직무대행에게 감독회장의 모든 권한이 부여된 것으로 여기에는 총실위 소집도 포함된다"고 맞섰다. 교리와장정의 해석을 두고도 의견이 분분해 일부 위원들은 장정의 해당부분을 그대로 읽어내려가기도 했다. 결국 1시간에 걸친 난상토론 뒤 법적효력이 없는 간담회로 성격규명이 된 후에야 재선거에 관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었다.

   
▲ 지난 13일 감리교 총회 실행부위원회가 진통끝에 간담회 형식으로 끝마쳤다.

지난 7월 법원의 감독회장 재선거 조정 결정 후 감리교회 내부에서는 먼저 재선거를 한 뒤 총회를 열자는 주장과 총회를 열고 입법을 한 뒤에 재선거를 하자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내홍은 진통끝에 시작된 이날 간담회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규학 감독회장 직무대행은 지난 5월 20일 본부에 들어온 후의 과정을 설명한 뒤 "지난 10개월 동안 변한 것이 없다"며 "내재된 갈등과 문제는 하나도 해소되지 않았고 어느 누구도 도의적 책임을 표명하지 않고 여기까지 온 상황으로 아직은 감리교회가 총회를 개최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감리교회는 최근 법원의 중앙선관위에 선거지원 요청서를 접수시킨 결과 후보자 등록 및 투ㆍ개표 관리 등에 관한 자체 선거법 정비한 후에 지원하겠다는 조건부 동의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정해진 시일인 12월까지 중앙선관위에 위탁해 재선거를 치루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부 감독들은 "이대로 가면 감리교회는 표류할 수 밖에 없다"며 연기된 총회를 무조건 열어서 선관위를 피택하자"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총실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회의장 밖에서 피켓 시위로 맞선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이하 전감목) 관계자들은 간담회 직후 본부 회의실에서 모임을 갖고 성명을 발표했다. 전감목은 "총실위 무산으로 감리교회는 더욱 큰 혼란과 갈등에 휩싸였다"며 "이미 정치화된 기존의 총대만으로는 어떤 합의와 일치도 이룰 수 없으며 일방적인 행정총회나 재선거는 더 큰 혼란을 일으킬 뿐으로 총체적 난국을 해결할 길은 개혁총회 밖에 없다"고 천명했다.
 
   
▲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 관계자들은 총회 실행부위원회 간담회 직후 같은 장소에서 개혁총회를 주장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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