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법' 배우기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 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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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8월 13일(목) 14:13

오늘날 대한민국의 교육은 일정한 성취 수준을 정해놓고 모든 학생들로 하여금 그 수준에 도달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 모든 학생들을 한 줄로 세워서 앞선 아이들만 선발하고 나머지 학생들은 버리는 체제를 선택하고 있다.

즉 성취 수준을 향한 자신과의 경쟁이 아닌 다른 아이들보다 좀 더 앞서기 위한 경쟁을 해야 한다. 그러기 때문에 이러한 체제 가운데서는 모두가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한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학생은 공부를 못 하는 아이가 되고 패배자로 전락하게 된다.

이러한 체제 가운데서 모든 부모는 자기 자녀가 공부를 잘 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자녀가 어릴 때는 모든 부모가 자기 자녀는 앞서갈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을 갖고 있다. 하지만 자녀의 학년이 올라가면서 여러 시험의 결과에서 좋지 않는 성적이 나오기 시작하면 부모의 마음은 불안해지고 자녀를 닥달하게 된다. 물론 부모로서 자녀의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원인을 면밀하게 검토해서 그 부분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 때 주의할 것은 자녀의 성적을 지금 잡아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조급함에 쫓겨 자녀와의 관계와 신뢰를 깨는 오류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녀가 공부를 못 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성격적으로 너무 여유가 있어 경쟁 체제에 잘 맞지 않을 수도 있고, 가정 형편으로 인해 어렸을 때 공부의 기초를 놓쳤거나 집중력이 떨어질 수도 있고, 게임이나 인터넷에 빠져있을 수도 있고, 인지적인 지능이 떨어질 수도 있고, 사춘기 방황을 심하게 겪을 수도 있다. 아이별로 원인이 다르기는 하지만 실제로 원인을 분석해보면 단기간에 회복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러한 현실을 무시하고 조급함으로 아이만 닥달하다 보면 실제로 아이의 성적을 올리지도 못하면서 아이와의 관계와 신뢰를 훼손해버리는 최악의 사태로 가기 쉽다.

아이의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을 경우 부모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하되, 그 노력이 아이와의 관계를 손상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않도록 일정 선에서 멈추고 기다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물론 부모의 속이 타고 불안해질 것이다.

그러나 이 때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하나님이 약속의 자녀인 우리 아이의 인생을 책임진다는 믿음을 붙들 때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자녀에 대해 인내하고 신뢰할 수 있다. 그리고 부모의 신뢰를 확신하고 부모와의 좋은 관계를 유지한 자녀의 경우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성적이 잘 오지 않아 힘들고 방황하는 그 시간대를 단축하고 빠르게 자기 길을 찾아가는 것을 보게 된다. 물론 이 과정이 쉽지 않지만 우리가 현실과 자녀의 삶을 주장할 수 없음을 깨닫고 믿음과 기다림의 길을 가는 지혜가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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