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복음화 이끈 호주 교회에 감사

[ 선교 ] 한호선교 120주년, '제12차 호주연합교회총회'를 가다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9년 07월 28일(화) 19:06
   
▲ 사진은 왼쪽부터 정연원 재일대한기독교총회 총회장, 서재일 기장 총회장, 매크래이 총회장, 그레고어 핸더슨 직전총회장, 본교단 조성기 사무총장, 박수길 재일대한기독교총회 상임총무.

한호선교 120 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제12차 호주 연합교회(UCA) 전국총회가 '생명수 목마른 땅(Living Water, Thirsty Land)'을 주제로 2백70명의 총대와 30여 명의 해외 교회 대표들이 모인 가운데 뉴사우스웨일즈 대학에서 7월 15~21일의 일정으로 개최되었다. 한국대표로는 본 교단 사무총장 조성기목사,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서재일목사와 필자가 참석했다.
 
총회 주제 '생명수 목마른 땅'은 첫째 물 부족과 산불재앙이 심한 호주의 생태계 문제를 경고하려는 것이고, 둘째 토지와 정체성을 빼앗긴 호주 원주민들의 인권과 정의의 문제를 촉구하려는 뜻이 있었다. 이번 총회는 1977년 장로교회, 감리교회, 회중교회가 연합할 때 신학적 기초가 되었고, 그 후 개정을 거쳐 총회헌법으로 사용되는 연합의 기초(Basis of Union) 서문에 "하나님은 이 땅을 통해 원주님들을 양육하고 보존했다"고 하여 원주민의 땅의 주권을 인정했고, "첫 번째 사람들은 식민주의자들이 도착하기 이전에 창조주 하나님을 이미 만났다"라는 문장을 첨가해서 큰 논쟁이 벌어졌다. 호주 헌법은 원주민의 존재와 권리를 부정하고 있는데 반면 총회가 결정한 이 조항들은 백인들이 원주민을 학살하고 땅을 빼앗은 것을 공식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호주교회와 사회 전체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연합교회는 여전히 백호주의의 영향력이 강한 호주를 향해 대단히 충격적으로 예언자적 소리를 낸 것이다.  셋째, 총회의 주제는 세속화, 물질주의, 개인주의 위력 앞에 약해지고 축소되는 호주교회의 영적 위기를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앞에서 호주연합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성령과 정의를 통해 생명을 살리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하였다.
 
총회 첫날(15일) 저녁 신임총회장 알리스터 매크래이 목사(Rev. Alister Macrae)의 취임식이 있었다. 이번 총회는 총회장의 임기 3년을 전임으로 바꿨고, 총회장의 역할도 수정했다. 총회장은 전국을 순회하며 전도와 선교를 격려하고, 신학적 비전을 제시하고 대정부 문제를 다루는 역할을 감당하게 된다. 반면 사무총장은 실무와 행정을 책임지며 사무국을 통솔한다. 총회장 매크래이는 마산문창교회를 담임했고 창신학교 교장을 지냈던 맹호은 선교사(Rev. Frank Macrae)의 조카이며 그 부인 클래어(Clare Boyd-Macrae)는 해방 전 한국선교를 지휘한 빅토리아 장로교 해외선교부 총무 프랭크 패튼(Frank Paton)의 손녀이다. 이 집안은 한국선교 1백20주년을 맞아 1911년 프랑크 패튼이 한국 고위관리에게 받았던 준 국보급 이순신 장군 함대 병풍도를 한국으로 반환하기로 결정했고, 헌정식은 9월 23일 본 교단 총회 중에 이루어질 예정이다. 네쨋날(18일) 오전에는 교회사가이며 목회자인 앤드류 듀트니 목사(Rev.Dr. Andrew Dutney)가 차기 총회장으로 선출되었다.
 
총회 넷째날 오전 10-12시에 모인 유나이팅 월드(Uniting World)에서 조성기 사무총장은 올해 총회 주제는 연합교회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 전세계교회가 당면한 문제라고 강조하면서 연합교회가 세계교회의 중요한 그물망이 되어줄 것을 당부했다. 총회는 오후 3시에 한호선교 1백20주년을 맞이하여 한국교회에 특별연설을 요청했고, 기장의 서재일 총회장과 조성기 사무총장의 영어연설이 있었다. 조성기 사무총장은 본 교단 총회장을 대신하여 신임 총회장과 총회를 축하했고 호주교회가 해방 이전 78명, 해방이후 48명의 선교사들을 통해 한국에 복음을 전하고, 근대화 및 민주화 인권, 통일을 위해 기여한 것에 감사했다. 총대들은 자신들이 알고 있는 선교사들의 이름이 열거될 때에 기뻐하며 감동했다.
 
또한 사무총장은 연설을 통해 본 교단과 연합교회가 함께 협력해야 하는 세 가지 과제를 언급했다. 첫째, 본 교단, 호주연합교회, 멜본한인교회는 인도적인 차원의 대북 지원과 북한 선교를 위해 협력하고 있는데 이것은 좋은 팀 선교의 모델이 되었고, 향후 그리스도의 평화사역을 위해 북한선교를 중요한 공동의 과제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둘째, 호주한인교회들과 연합교회의 연합을 강조하면서 한인교회들의 복음적 영성과 헌신이 호주교회의 영적자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셋째로, 본 교단이 WCC 총무 후보를 추천한 것과 10차 WCC 총회를 개최하려는 노력은 호주교회의 한국선교의 한 결과임을 강조하면서 호주교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이 연설은 총대들로부터 만장의 박수를 받았다. 사무총장과 필자의 호주방문은 단순히 호주총회를 축하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한호1백20주년 기념사업의 의미와 취지를 호주교회와 교민사회에 널리 알리고 협력하는 것이었다. 방문자들은 총회장, 신학자, 한국선교사들, 시드니와 멜본의 한인교회 지도자들과 만나 9월 23일 한호선교의 밤 행사를 알리고 초청대상 인사들에게 초대 의사를 밝혔다. 또한 시드니 선교대회(10월 1-4일)와 멜본 선교대회(10월 1일, 10-11일)의 지도부를 만나 기념대회의 준비사항과 내용을 토의하고 세부 사항들을 함께 점검하였다.
 
금년 호주연합교회의 총회는 교회의 영적인 성장과 예언자적 역할을 강조하면서 총회장의 역할을 강화시켰고, 호주 사회 안에 원주민의 정의를 회복하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총회였다. 아울러 한호선교 1백20년을 맞이하여 한국교회와 함께 동반자적 선교관계를 강조하는 총회였다. 본 교단을 중심으로 한국교회는 이러한 호주교회의 요구에 대해 진지하게 응답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정 병 준
목사ㆍ호남신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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