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론이 내 업"

[ 인터뷰 ] '창조론 오픈포럼' 양승훈교수, 다중격변 창조론 주장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09년 07월 28일(화) 09:36
   
▲ 양승훈교수.
"과학은 계속 변하는 것이므로 끊임없이 연구하고 검증해서 보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수정의 가능성이 배제된 연구는 진보가 없고 하나의 도그마(Dogma)로 굳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화론의 창시자로 불리는 찰스 다윈 출생 2백주년을 맞이해 과학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지난 7월 27일 한국기독교학술원(원장:이종성) 공개 강연회에서 양승훈교수(벤쿠버 기독교세계관대학원장)는 과감히 진화론자들의 반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창조론이 내 업"이라고 말하는 '창조론자'다. 1981년 창조과학회 설립 당시 초기멤버이기도 하다. 대중을 상대로 한 창조과학 강연의 경험도 풍부하다. 그랬던 그가 지난해 8월 돌연 창조과학회를 탈퇴했다. 사실상 제명이었다. 2006년 6월 출간한 '창조와 격변'에서 창조과학회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다른 주장을 펼친 것이 발단이 됐다. 노아의 홍수로 모든 지층이 형성되었다는 창조과학회의 주장과 상반되게 그 이전에도 여러 차례 지구적 격변이 있었다는 '다중격변 창조론'을 내세운 것.

오랜동안 창조과학운동에 몸담았던 그가 갑자기 방향을 선회한 이유는 무엇일까. "경북대 교수직을 사임한 뒤 창조과학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겠다는 일념으로 혼신의 힘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연구를 진행해 나갈수록 맞지 않는 것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는 "창조론의 주류운동이 소개되지 못한 채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했다. 복음주의진영 주류학자들의 의견조차 도입되지 못했더라는 것. 창조과학회가 지지하는 '젊은지구론'이 아닌 우주와 지구의 나이가 6천년 보다 훨씬 더 오래되었을 수 있다는 '오랜지구론'편으로 돌아선 것도 창조연대가 오래되었을 수 있다는 것이 신학적으로 전혀 새로운 주장이 아님을 확인한 후였다고.

양 교수는 "과학은 언제나 변화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열린 사고는 필수요소"라며 경직된 사고와 근본주의를 경계하고 나섰다. "성경이 과학교과서라는 것도 위험한 발상입니다. 과학이 틀리면 성경도 틀린 것이 되기 때문이지요." 2007년에는 '창조론 오픈포럼'을 열고 이러한 논의를 공개적인 장으로 이끌어내기 시작했다. 오는 10일 카이스트에서 5회 포럼이 열릴 예정. 성경의 영감설(靈感設)을 인정하고 과학적으로 진화의 매커니즘을 받아들이지 않는 자에 한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소통과 학문적 논의에 대한 갈급함 때문이다. 그는 더 나은 이론이 나오면 자신의 이론도 "언제든지 폐기처분할 것"이라고 열린 사고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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