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재민 구호 만큼은 불황 없길

[ 사설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9년 07월 24일(금) 11:18
집중호우로 삶의 보금자리를 잃어버린 수재민들의 고통이 점점 커지고 있다. 수마가 휩쓸고 지나간 이들의 삶은 처참하다. 산사태로 도로가 끊기고, 주택이 물에 잠겼으며, 전기와 통신이 두절되는 등 여름철 호우 때마다 나타나는 피해현상이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
 
집 없는 서러움을 무엇에 비길까. 수마에 문전옥답 등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긴 이들의 눈에선 이제 눈물마저 말라버렸다. 해마다 장마가 지나고 나면 온 국민이 마음을 모아 수재민 돕기 운동을 벌이지만 근본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이번 장마 피해로 본교단 성도 한 명이 숨져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이번에 사고를 당한 성도는 지난 16일 부산지역에 시간당 90㎜의 폭우가 내리던 당시 옆 집이 무너져 내리자 이를 신고하고 사고 현장을 안내하던 중 산사태로 토사에 매몰돼 숨진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유족들에게 하나님께서 주시는 위로와 평안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한다.
 
집중호우에 따른 재해는 자연현상인 만큼 완전히 피해갈 수는 없다. 선진국에서도 거의 매년 물난리가 나 우리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다. 하지만 호우 정도에 비해 피해 규모는 우리보다 작다. 재난예방과 대처 시스템이 발달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런 반면 우리나라 정부와 자치단체의 안일한 대책은 이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한다. 생수와 담요, 라면 상자로는 수해를 당한 이웃과 교회에 근본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
 
비 피해가 날 때마다 구멍 뚫린 하늘을 원망하면서 수재민 돕기에 나서는 일만 반복해서는 안된다. 복구는 복구대로 당연히 해야겠지만, 수방당국의 구조적 문제를 점검하는 작업도 꼭 이뤄져야 한다. 적어도 같은 지역에서 유사 피해가 반복되는 일은 없도록 구조 개선에 나서야 한다. 우선 당장은 이번 물난리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관계당국이 온 힘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수재민 돕기가 생색내기에 그쳐서는 안된다. 한국교회는 힘을 합쳐 구호의 손을 펴 나아가야 한다. 이때야 말로 재난을 당한 모든 자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화의 정신을 보여주어야 한다. 겸손과 희생의 자세로 그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고통과 아픔에 동참하는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 어려움을 당한 자의 선한 이웃이 되어 그들에게 재기의 용기와 희망을 안겨주어야 한다. 이웃에 대한 봉사는 해도 좋고 안해도 좋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새 계명으로 주신 명령이다. 경제가 어려운 시기지만 이웃사랑만큼은 '불황'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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