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복지정책'

[ 논단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9년 07월 21일(화) 18:59

 

'마음 놓고 늙을 수 있는 동네, 죽을 때 까지 살 수 있는 동네' 노인복지시설을 돌아보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을 때 각 지역마다 붙어 있던 현수막 문구이다. 이 현수막을 보면서 같은 내용이 교회에 붙어있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참 행복할 것이다.

'행복하게 늙을 수 있는 교회, 편안하게 천국갈 수 있는 교회'
50년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한 교회를 섬겼던 권사님이 계셨다. 권사님은 공 예배는 물론 십일조, 주일헌금, 감사헌금, 절기헌금, 건축헌금, 특별헌금 등 헌금생활도 열심히 했다. 또한 성도들이 아프거나 일이 있으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찾아가 기도하고 위로했다. 교회 경조사도 빠지지 않고 찾아가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였고, 밤이면 불꺼진 예배당에서 무릎꿇고 성도들과 나라를 위해 기도했다. 교회와 함께 한 평생을 보낸 것이다.

그런 권사님께서 뇌경색으로 한쪽 편마비가 왔다. 돌봐 줄 사람이 없어서 남편 되신 장로님께서 권사님의 수발을 들었다. 그러던 중 장로님마저 넘어져 대퇴부 뼈가 부스러지는 변을 당했다. 두 분이 함께 누워 있지만 어느 누구도 돌봐 줄 사람이 없었다. 자녀들도 분가해 형편이 여의치 않았다. 교회 또한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평생을 자녀들과 교회를 위해 살아온 장로님과 권사님의 노후는 너무도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신세가 됐다. 가족들은 의논 끝에 권사님을 시설에 모시기로 했다. 그리고 어느 날 시설에서 연락이 왔다. 임종이 임박했으니 오라는 내용이다. 가족들은 목사님과 함께 임종예배를 드리기 위해 시설로 갔다. 그런대 시설에 들어가는 순간 시설의 분위기가 이상했다. 타 종단에서 수탁 받아 운영하는 시설인 것이다. 목사님이 권사님의 침상으로 가서 임종예배를 드리려고 했지만 독경 소리와 향냄새가 진동을 했고 권사님은 이미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예수님께서는 이웃사랑에 대해 누가복음 10장 25~37절을 통해 강도 만난 사람의 이웃을 정의하고 있다. 이 시대 속에 버려지고 방치되며 물리적ㆍ언어적 폭력으로 신음하는 노인들, 죽음의 벼랑 끝에서 자살의 유혹을 힘겹게 뿌리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노인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강도만난 이웃이 아닐까.

교회는 노인들의 신음과 탄식에 귀 기울여 들어야 하며 노인들이 흘리는 눈물을 보아야 한다. 그 노인들의 눈물과 탄식이 바로 하나님의 눈물이며 탄식이라는 것을….

잠언은 "네 부모를 즐겁게 하며 너를 낳은 어미를 기쁘게 하라"(잠 23:25)고 말씀하고 있다. 노인 섬김은 바로 우리를 낳은 부모를 즐겁고 기쁘시게 하는 일이요, 강도만난 이웃을 향한 사랑의 실천이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아보지 못할 정도로 성장했다. 한국 국민들 5명중 1명은 기독교인이라고 말할 만큼 복음은 확산되었고, 전국 어디를 가도 십자가가 세워져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이러한 교회 성장은 권사님과 장로님같이 한국교회 신앙 선배들의 헌신적인 섬김과 봉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그렇게  교회를 위해 평생을 헌신하고 봉사한 성도들의 삶에 대해 교회는 어떠한 대책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성도들의 노후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상태이다.

교회 성도들이 교회를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며 섬기다, 늙고 병들면 교회는 마땅히 그들을  책임 있게 돌봐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삶 즉 교회의 모습을 '하나님의 계시에 비추어 반성하고 점검하며 계획함으로써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보다 책임 있는 신앙인이 되려는 노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요한복음  13장 1절은 그리스도의 사역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유월절이 이르매 예수께서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 위탁된 성도들을 끝까지 사랑하고 돌보는 역할은 교회의 몫이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한국교회는 이런 교회가 될 수 있도록 성도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평생을 교회밖에 모르며 교회를 사랑하고 섬기며 헌신했던 성도들을 방치하고 돌보지 않는다면 과연 누가 교회에 머물러 있겠는가? '마음 놓고 늙을 수 있는 교회, 늙는 것이 두렵지 않고, 늙는 것이 행복하고, 늙어서 더욱 풍성한 삶을 누리게 되고, 그리고 평생을 섬겼던 교회로부터 섬김과 공경을 받다 편안하게 천국갈 수 있는 꿈같은 교회!'를 그려본다. 그런 교회는 고령화 사회 속에서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할 시대적 사명이며 우리 모두가 함께 일궈가야 할 희망의 교회이다. 이것은 교회노인들에게는 복음 중에 복음이며 한국교회의 부흥의 원동력이 될 것이며 정부의 복지정책에도 크게 기여하는 것이다. 모두에게 유익한 것이 오직 하나님만이 그리고 교회만이 할 수 있는 복지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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