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먹고 사는 목사

[ 목양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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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7월 21일(화) 18:54
인병국/목사 ㆍ 한동교회

나는 꿈을 먹고사는 목사다. 꿈을 먹고 살기에 60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소년과 같은 마음으로 산다. 어릴 때부터 꿈을 갖고 살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꿈도 있었고, 나와는 상관없는 꿈도 있었다. 세월이 지나면서 그런 꿈들은 과감하게 버렸다. 아니 내 기억에서 잊혀져 갔다. 그러나 어떤 상황과 여건 아래에서도 변함없이 나를 설레이게 하는 꿈이 있다. 그 꿈을 향해 달려가면 신이 나고 의욕이 충만해진다. 그러다가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그 꿈을 잊어버릴 때도 있었다. 그러다 완전히 잊어버렸나 싶으면 또 다시 그 꿈이 살아서 나를 이끌어 간다.

이 땅에 사는 동안 예수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도달하는 것이 첫 번째 꿈이다. 나는 원래 다듬어지지 않은 사람이다. 목사로서 인격적으로 함량 미달이다. 꿈도 야무지지만 이 꿈이 나를 인도하여 간다.

내 역량을 볼 때 평생에 이 꿈을 이룰 수 있을 지 자신할 수 없다. 그러나 이 꿈을 이루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하려고 한다. 주님을 닮기 위해 필요하다면 어떤 일이든지 하였다.

찬송가를 1백곡씩 6개월을 부르면 은혜를 받는다고 해서 음치임에도 6개월간 하루에 찬송가를 1백곡씩 부른 적도 있고, 1년을 부른 적도 있다. 은혜를 받는 일이라면 자존심도 버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보았다.

그러는 과정에서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도 지나보았고, 천국의 희열을 맛보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역시 내가 도달해야 할 목적지는 요원해 보인다. 아마 그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가려는 목적지가 분명하기에 이전보다는 더 가까워졌다는 사실이 위로가 된다. 내가 사는 동안 이 꿈을 붙잡고 가려고 한다. 사람들이 웃어도 할 수 없다. 내 형편이나 인격이 예수님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도록 꿈을 꾼다는 것이 우스운 일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이 꿈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시대를 넘어서 읽힐 수 있는 책을 쓰는 것이 또 다른 꿈이다. 중국선교에 관한 전문서적을 몇 권을 쓰고, 그에 관한 글들을 발표하였지만 그것만으로는 목마름이 해갈되지 않는다. 내가 갈망하는 것은 '천로역정'과 같은 예수 그리스도의 정성한 분량 곧 완덕에 이르는 과정을 소상하게 안내하는 가이드북을 쓰는 것이다. 여행을 할 때 좋은 여행가이드북을 갖고 활용하면 크게 유익한 것처럼 쀼라(완덕)에 이르는 과정 과정마다 정확한 안내를 하는 책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어떤 길이든 알고가면 길을 잃고 헤매거나 곁길로 가지 않고 험한 길을 만나도 절망하지 않고 갈 수 있다.

또한 '그리스도를 본 받아' 같은 영감을 주는 책을 쓰고 싶다. 그 책을 읽으면 감동을 받고 위로와 격려가 되고 영감을 받으며, 주님 앞에 돌아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그런 책을 쓰고 싶다. 신학교 다니면서부터 이 꿈을 꾸기 시작하였다. 주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통합측 목사로서 하기 어려운 다양한 경험을 하였고, 신앙의 기인이라 할 수 있는 멘토들을 만나 지도를 받기도 하였다. 그래서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들어도 다 이해할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다.

하나님은 나에게 글을 쓰는 달란트를 주셨다. 다만 이 책을 쓸 수 있는 영적 역량이 되는가는 별개의 문제인데, 그것은 하나님께 맡긴다. 나는 그런 책을 쓸 수 있는 주제가 못된다. 그러나 나로 꿈꾸게 하신 하나님이 하시면 할 수 있다. 꿈은 내가 꾸고, 이루는 것은 하나님이 하신다. 그래서 오늘도 꿈을 이루어 주실 하나님을 기대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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