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이끄시는 오묘한 역사

[ 땅끝에서온편지 ] < 9 > 산족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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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7월 21일(화) 18:49

태국 조준형선교사  

태국에는 약 1백만 명 남짓 산부족들이 미얀마와 긴 국경을 이루는 산 속에 살고 있다. 카렌족, 라후족, 리수족, 몽족, 아카족 등 각 부족들 안에 여러 계파까지 합치면 20여 부족이나 된다. 왜 이들이 이렇게 태국 땅에 살고 있는가?

티베트 남부로 미얀마, 중국의 서남부의 연안지역, 라오스, 베트남에 흩어진 부족사회들이 자신들의 문화, 언어 전통을 가지고 자치주의 형태로 살았는데 18, 19세기의 서구 열강 즉 영국과 불란서가 이 지역에 들어와서 산과 강을 중심으로 나라를 임의로 나누고 보니 한 종족이 몇 나라로 흩어져 사는 형태가 되었다. 부족들 중에 기독교로 개종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식민 통치를 위하여 강대국이 그들에게 유익을 줌으로 식민시대가 종식하면서 정권을 잡은 주부족이 다른 기독교 부족들을 핍박하게 되었다. 공산정권이 들어오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하였다. 그리하여 자유를 찾아 경제적인 혜택을 받고자 태국쪽으로 많이 이주하였다. 이들은 대부분 화전식의 농사와 유실수를 심어 생계를 유지하고, 태국 왕족이 이들에 대한 유화정책으로 자유롭게 살고 있다. 이들은 정령숭배가 대부분이기에 복음을 받아들이는데 태국인들보다 효과가 더 많다. 이들은 고난과 삶과 죽음의 벼랑에 내몰렸던 사람들이기에 복음을 더 빨리 수용하게 되었다. 그러나 태국내에서 이들의 인구 비율은 전체 태국인구 6천5백만 명의 1~1.5% 정도이고 복음화률은 20~30%에 이른다. (태국선교 ^ 산족선교라는 것은 잘못된 인식으로 산족선교는 태국선교의 한 부분이다) 태국 정부의 이들에 대한 정책은 가급적이면 태국에 동화와 산에서 평지로 내려 가도록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태국 사회 속에 살기가 상당히 어렵다. 기후, 언어, 삶의 형태, 문화가 전적으로 다르다. 현재 어린 학생들과 젊은이들은 태국식 교육을 초등학교에서부터 받고 있어 점점 자신의 부족 언어(문자)와 문화를 잃어간다.

   
▲ 산족교회 세례식 모습.
1988년에 카렌족 교회를 농롬(인타논산 중턱)동네에 개척할 때 대나무로 만든 좁은 집에 30여 명의 어른과 어린이들이 빽빽히 모여 말씀을 들었다. 우리 네 식구가 가면 자신들의 식생활 방식대로 큰 쟁반에 밥을 헤쳐놓고 고추장같은 반찬 한 가지를 놓고 먹는다. 김이나 다른 반찬을 가지고 가서 나누어 먹기도 하면서 저들이 먹을 반찬이 없을까봐 우리 아이들에겐 많이 먹지 못하게 했다. 혹은 미리 음식을 먹여 배를 어느 정도 채워서 올라가기도 하였다.

성탄절 즈음에는 영사기를 돌리고, 비디오를 가져가 '예수' 영화를 보여주기도 하였다. 겨울 산속의 날씨는 스산하여 추위를 느낀다. 밑에서 올라오는 냉기는 허리를 시리게하여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밤에 식구 중 한 사람이 화장실을 가면 모두 일어나 함께 집 뒤에 있는 화장실을 가야갔다. 그 당시 어렸던 아이들이 이제는 결혼하여 아이의 엄마, 아빠가 되었어도, 지금도 그 지역을 방문하면 우리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성원-아라, 잘 있는지 보고 싶다"면서 눈물을 닦는 사람들도 있다.

1988년에 깊은 산속 동네에 단기 전도 팀 6명이 들어가서 한 주간 전도한 적이 있다. 동네에 화장실조차 없는 삶이 어려운 지역이었다. 아이들의 머리카락에서 이와 서캐를 잡고 감겨주고 함께 생활하면서 지냈다. 그 후 함께 일하는 전도사가 이곳을 방문 전도하였으나 우리는 16년 간 방문할 기회를 갖지 못하였다.

하루는 작정하고 방문하였는데, 너무도 놀라웠다. 2~3백명 들어갈 수 있도록 교회가 지어졌고, 당시에는 두 가정만이 기독교인이었는데, 동네의 80%가 교인이었다. 아무도 단기 팀을 기억하지 못하나 과거 머리를 감아주던 일을 이야기하자 생각이 난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주님의 복음 역사는 참으로 묘하다. 복음 증거를 누가 시작하였든 추수할 일꾼을 통하여 거두시는 주님이셨다. 어느 라후족 지역에서는 약 2년 간 무당이 관심을 가지고 모임에 참석하였는데 예수님을 믿고 세례를 받겠다고 결심하고 자신이 거느리던 세 가정이 함께 믿게 되어 14명이 한꺼번에 세례를 받은 적도 있다. 지금까지 한국의 교회들이 많은 개척교회와 교회 건축 지원을 하였다. 오늘날 이들에게 필요한 사역은 자녀들을 위한 기숙사 사역이다. 믿는 가정들은 자녀 교육을 위하여 교회가 기숙사를 운영해주길 바란다. 많은 선교사들이 이들을 위한 기숙사 사역을 하고 있지만 너무 부족하다.

 필자 역시 산 속 두 곳에 카렌 어린이 38명과 라후 어린이 20명을 위한 기숙사 사역을 시작하여 현지인 전도사들이 감당하고 있다. 중등교육을 받으려면 읍 단위 도시로 내려가야 한다. 한국교회가 교회건축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미래를 향한 산부족 교회의 바람인 기숙사 사역을 위한 지원이 시급하다. 현지 노회와 교회들이 기숙사 사역을 시작하였으나 시설이 미비하고 더 많은 기숙사를 필요로 하고 있다. 선교는 1세대로 끝나는 것이 아닌 미래를 향한 비전을 가지고 씨를 뿌려야 한다. 저들이 태국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교육 선교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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