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ㆍ정의의 위기 속 '21세기 인류'

[ 연재 ] 생명의 위기와 신학적, 윤리학적 성찰<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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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7월 17일(금) 15:26

오늘날 우리는 경제적 불의, 생태학적 파괴, 제국의 위협, 점증하는 종교간 갈등과 인종간의 갈등 속에서 명백히 나타나고 있는 생명 죽임의 세계적인 체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21세기 인류는 전례 없는 두 가지 지구적인 생명의 위기에 직면해 있는데 하나는 자연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 생태학적 위기이고 다른 하나는 가난한 사람들의 삶이 파괴되고 있는 정의의 위기이다.

세계개혁교회연맹(WARC)은 아크라 신앙고백문서를 통해 생태계의 위기 상황에 대해 이렇게 지적한다. "1850년에서 1950년까지는 매년 하나의 동물종이 사라졌고, 1989년경에는 하루에 하나의 종이 사라졌으며, 2000년 경에는 시간당 하나의 종이 사라지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에 따르면 사라진 종들의 퍼센티지는 50년 이내에 30%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생물종의 감소가 이렇게 급격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오늘날 생태계 파괴 현상의 심각성이 어떠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 외에도 삼림의  파괴, 대기 및 수질의 오염, 토지파괴, 지구온난화, 홍수와 가뭄, 토네이도 등 심각한 생태계 파괴현상을 들 수 있는데 오늘날 지구생태계는 점점 파멸될 지경에 이르고 있다.

인류가 직면한 또 하나의 비참함에 대해 장 지글러는 이렇게 지적한다. "오늘날 인류가 처한 비참함의 정도는 인류 역사상 그 어느 시대에도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참담하다. 5세 미만의 어린 아이들 중에서 1천만 명 이상이 해마다 영양 결핍이나 각종 전염병, 오염된 식수, 비위생적인 환경 때문에 목숨을 잃는다. 이들 중에서 50%는 지구에서 가장 가난한 6개국에서 발생한다. 희생자들의 90%가 남반구 국가들의 42%에 집중되어 있다… 오늘날 지구상에는 18억이 넘는 인구가 하루에 1달러도 안 되는 수입에 의존해 극도의 빈곤 속에 살고 있다. 반면, 가장 부유한 1%의 인구는 가장 가난한 사람 57%의 수입을 모두 합한 것과 같은 액수의 돈을 번다." "현재 지구상에서는 5초마다 10세 미만의 어린이 한 명이 기아 또는 영양결핍으로 인한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2007년 기아로 사망한 사람의 수는 같은 해 일어난 모든 전쟁의 사망자를 더한 수보다 많다." 또 다른 자료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20%의 사람들이 파이의 1.3%만을 차지하는 반면, 부유한 국가들에 사는 20%의 사람들이 파이의 86%를 차지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평균 가계 소비는 25년 전보다 20%가 줄었다. 세계인구의 3분의 2가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살아간다." 이처럼 우리는 극심한 가난과 부익부 빈익빈의 심화를 특징으로 하고 있는 매우 참담한 세계의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생명의 위기가 교회와 무슨 상관이 있으며 신학과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인가? 이 위기는 우선적으로 생태학적, 경제학적 차원의 도전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신학적, 윤리학적 차원의 도전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신학이란 인간과 모든 피조물에게 생명의 풍성함을 누리게 함으로써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고 그래서 신학은 가난한 사람들과 지구 생태계의 생명의 풍성함을 억압하는 모든 불의한 체제를 거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본래 신학은 하나님에 대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하나님과 세계에 대한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하나님을, 세상을 창조하신 창조자, 생명의 파멸로부터 건져주시는 해방자, 생명을 보존하시고 풍성하게 하시는 양육자 하나님으로 믿는다면, 다시 말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는 하나님으로 믿는다면, 하나님 없는 세계도, 세계 없는 하나님도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늘의 세계가 직면한 생태학적 위기와 가난한 사람들의 생명을 파괴하는 불의한 세계 현실을 무시한 채, 우리가 이웃 사랑, 하나님 사랑, 하나님의 영광을 말한다면, 그것은 공허한 미사여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지구적인 생명 위기의 원인은 무엇인가? 우선, 생태계가 파괴되어 가고 있고, 가난한 사람들의 생명이 파괴되어 가는 지구적 위기는 아크라신앙고백이 지적한 대로, 부자나라들의 무한 경제성장 정책과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다국적 기업들의 탐욕과 이와 관련된 과도한 소비지향적 생활방식 등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소수의 사람들만 더 부유하게 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을 더 가난하게 만드는 시장자본주의 체제(밀튼 프리드만은 시장자본주의를 오직 수익의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수많은 투자가들에 의해 작동되는 거대한 기계라고 설명한다)와 그 세력들, 그리고 한계를 모르는 무분별한 소비생활 방식이 지구를 황폐화시키고 사람들을 가난하게 만들고 있다. 한마디로, 시장 자본주의와 통제되지 않는 소비주의가 세계의 빈곤화와 생태계파괴의 주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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