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과연 가난한가?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33>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9년 07월 17일(금) 15:14
정병오/좋은교사운동 대표

경기도 교육위원회가 경기도 교육감이 제출한 3백 명 이하 초등학교 학생들에 대한 무상급식을 하자며 올린 추경 예산을 절반으로 삭감해 비난을 받고 있다. 이 현상은 우리 교육이 처해 있는 현실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학교는 늘 돈 타령을 한다. 교육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그렇게 많음에도 돌아오는 반응은 '돈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경기도 교육위원회의 무상급식 예산 삭감에서 보여주는 것은 우리 교육의 진정한 가진 문제는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돈을 아이들을 위해 제대로 쓸 마음이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교 예산이 풍부하지는 않지만 현재의 예산에다가 교육청이 조금만 지원을 하면 아이들의 모든 학습 준비물을 학교가 다 책임질 수 있다. 자녀를 가진 모든 가정이 아침마다 학습준비물 때문에 홍역을 치른다. 아이들도 수업 준비물을 챙겨가지 않아서 벌을 서고 수업에 참여 못하는 등 문제가 많다. 그런데 실제로 학교가 모든 아이들의 학습준비물을 일괄 구입해서 나눠주는 데는 많은 예산이 들지 않는다. 다만 교육 당국이 여기에 신경을 쓰지 않을 뿐이다. 

이번 경기도 교육감이 추진하는 것과 같이 모든 학생들에 대한 무상급식도 지방자치단체가 조금만 신경 쓰면 충분히 가능한 부분이다. 멀쩡한 보도블록 파헤치거나 불필요한 도로 건설 비용만 줄이면 가능한 데도 하고 있지 않을 뿐이다.

지난 서울시 교육감 선거 때, 교육청과 교과부의 고위직으로 몸담았던 한 후보가 '고등학교 무상교육'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실제로 가능한 공약이냐고 따지고 물었더니 현 상황에서도 충분히 실현 가능하고, 실제로 교과부나 교육청에서 검토를 한 적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없으니까 다른 부분에 돈을 쓰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현 정부가 22조 원을 들여 4대강을 파헤치겠다고 한다. 국민들의 요구도 없고 절박성도 전혀 없고 오히려 국민의 70%가 반대하는 일임에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돈을 학교와 교육에 투자하면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으로 줄이고, 거기다가 한 교실에 교사를 2명씩 배치하여, 학습 부진아가 1명도 생기지 않도록 공교육이 교육을 완전히 책임지는 체제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고급 일자리도 많이 창출되고 사교육비도 대폭 줄이게 되고 공교육의 서비스 질이 매우 높아질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 나라의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고 있다.

결국 문제는 국민이다. 국민들이 학교와 교육청에 학습 준비물을 학교에서 일괄 준비해 달라고, 지방 자치단체에 무상교육을 실시하라고, 교과부에 무상교육을, 정부에 4대강 파헤칠 돈을 교육에 투자해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그래야 교육이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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