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 탄생 5백주…개혁정신이 중요

[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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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7월 08일(수) 14:56
7월 10일로 칼빈 탄생 5백주년을 맞았다. 칼빈 탄생을 기념하는 수많은 행사들이 다양한 주제들로 개최되고 있다. 만약 칼빈이 자신의 생일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면 도저히 소화해 낼 수 없을 정도의 일정이다. 해방 후 다양한 이유로 분열된 장로교파들은 스스로를 칼빈의 정통후예들로 자처하며 유사한 주제들로 각각의 축하행사를 성대하게 개최하고 있다. 만약 오늘 칼빈이 한국에 왔다면 과연 어느 교파, 어느 교회, 어느 학회의 행사에 참가할지 궁금하다.
 
중세교회는 천년이 흐른 뒤에야 교회개혁의 요구에 직면했지만, 종교개혁교회는 백년이 지나기도 전에 동일한 요구에 직면한다. 경건주의운동이 바로 그것이다. 종교개혁교회의 살아있는 신앙고백은 반복적으로 암기해야하는 교리교육이 되어버렸고, 종교개혁교회의 감동적인 설교는 지루한 교리 설교로 변해버렸기 때문이었다.
 
결국 종교개혁의 깃발이 올랐던 독일에서 다시 교회개혁을 위한 경건주의운동이 일어나게 된다. 개혁을 멈춘 교회는 더 이상 개혁교회가 아니었다.
 
경건주의자들의 외침은 간결했다. 복음에 대한 믿는 자들의 의무는 그 말씀을 믿고 그리고 그 말씀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복음서가 증언하는 예수님처럼 느끼고, 예수님처럼 말하고, 예수님처럼 살아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한국교회의 문제도 하나님 말씀에 대한 지식의 부족이 아니라, 하나님 말씀에 대한 행함의 결여에 있다.
 
칼빈이 제네바에서 행한 엄격한 치리와 목회적 돌봄은 더 이상 한국교회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교회는 양적성장주의, 교파주의, 개교회주의의 늪에 빠지면서 교인들의 수평이동과 이로 인한 교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한국교회 안에 자리 잡았다. 교회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교회 안팎에서 높아만 가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교회의 개혁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주장이 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문제는 결코 하나님의 말씀을 모르기 때문에 야기되는 것은 아니다. 구한말 우리 믿음의 선진들은 단 한 장의 전도지, 얇은 쪽복음 한 권을 통해서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변화된 삶을 살았다.
 
칼빈 탄생 5백주년을 맞는 오늘 한국교회에게는 수많은 축하행사들보다도 칼빈의 개혁정신을 계승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칼빈의 기독교강요를 정확하게 이해하기에 앞서, 기독교강요가 증언하는 하나님의 말씀, 그리고 그 말씀이 증언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신실한 삶을 사는 것이 칼빈 탄생 5백주년을 기념하는 진심어린 축하인 것을 교회의 역사를 통해서 배워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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