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신뢰할 것인가?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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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7월 08일(수) 14:04

방선기목사/직장사역연구소 소장ㆍ기윤실 이사 

나는 진정한 자녀 교육은 신뢰(Trust)에서 출발한다고 믿는다. 자녀를 주신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겨주신 자녀들을 신뢰해야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다. (Trust) 이런 신뢰가 없으면 금방 불안감에 싸이게 된다. 하나님과 자녀를 신뢰한다고 해서 그냥 내버려두면 저절로 교육이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자녀들이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Opportunities)를 제공해주어야 한다. (Opportunities) 학교를 보내는 것이 부모가 제공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기회다. 그것이 부족하다고 느껴서 사교육을 시키기도 한다. 사교육 역시 자녀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어떤 이들은 그 기회를 부모들이 직접 제공하기도 한다. 홈스쿨이 바로 그것이다. 자녀들은 이런 다양한 기회를 활용해서 자기를 발전시키도록 해야 한다. 물론 자녀들의 능력이나 재능에 차이가 있겠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서 아이들이 자라게 된다.

이렇게 자라는 과정에서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기다리는 것(Wait)이다.(Wait) 믿는 부모들은 기다리면서 당연히 하나님께 기도해야 한다. 크리스찬에게 기다림이란 기도하면서 하나님께 기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세 가지(Trust-Opportunities-Wait)를 연결해서 교육의 'TOW'(끌어감)로 정리했고, 나 자신이 우리 자녀들에게 실험을 해보았다. 어떤 아이는 신뢰하기가 어려워질 때도 있다. 그러나 하나님을 믿고 계속 신뢰를 주었다. 그것이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주었다. 여러 가지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필요하다고 느낄 때는 현재 문제가 되는 사교육의 기회도 제공했다. 그러나 철저히 자신들이 선택하고 결정하도록 했다. 그리고 기다렸다. 중간 중간에 걱정이 되는 때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부모가 보챈다고 자녀들이 더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하는 것이 자녀들의 교육에 좋을 것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TOW의 원리는 성경적인 근거가 있으면서 현실적으로도 열매가 있다고 확신한다.

그런데 요즈음 크리스찬 학부모들은 대체로 자녀는 물론 하나님에 대한 신뢰도 없는 것 같다. 그 대신에 교육을 위한 기회 중의 하나에 불과한 사교육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것 같다. 거의 맹목적으로 사교육을 신뢰하고 그것에 자녀들을 맡겨버리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사교육은 자녀들이 선택하고 활용할 기회가 아니라 부모들로부터 강요된 짐이 되어 버린다. 자녀들에게 그 짐을 지게 하기 위해서 부모들은 재정적인 짐을 질 수밖에 없다. 피차 그렇게 짐을 지고 사니까 항상 초조할 수밖에 없다. 부모들이 자녀들의 변화를 기다려줄 여유가 없게 된다. '공부하라고 돈 들여서 사교육을 시켰는데 왜 결과가 이 모양이냐'라고 다그치게 된다. 자녀들은 부모에게 끌려오기는 하지만 부모가 자녀들을 제대로 끌어가지 못한다. 그게 오늘 우리 교육의 현실이다.

크리스찬 학부모들만이라도 사교육에 두었던 신뢰를 하나님과 자녀들에게로 옮겼으면 좋겠다. 그래서 사교육이 더 이상 자녀에게 주는 짐이 아니라 자녀들이 선택하고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도록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서는 하나님께 기도하고 하나님이 그 아이들을 어떻게 성장시키시는지를 기다리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한가한 소리를 한다고 말할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믿음이 있다면 그 정도 여유는 누릴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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