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2.0세대의 선교적 과제

[ 논설위원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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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7월 08일(수) 14:03

임성빈/목사ㆍ장신대 교수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실시한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신뢰도 조사는 한국교회가 직면한 위기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대체적으로 학력이 높고, 나이는 젊으며, 소득이 높을수록 교회에 대하여 낮은 신뢰도를 보이고 있다. 특별히 주목되는 것은 40대 이하의 세대에서 발견되는 한국 교회의 신뢰도 저하 현상이다. 그러나 20~30대와는 달리 40대에게서는 낮은 신뢰감을 보이면서도 교회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이 눈에 띈다. 이것은 40대의 역사적 경험을 고려할 때 다음과 같은 해석을 가능케 한다. 즉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컸던 8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교회는 애증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교회의 역할에 대한 기대는 컸으나 그만큼의 결과를 경험하지 못함으로 인한 실망을 크게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기간 비교적 젊은이들에게 민주화를 위한 사회참여로 친화적 이미지를 주었던 가톨릭에 대한 호감이 40대에게 가장 높게 나타난다는 점이 이러한 분석에 신빙성을 더하여 준다.

이와 함께 교회가 주목하여야 할 사실은 젊은 세대, 즉 30대와 20대가 교회에 대하여 더욱 낮은 신뢰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도 40대는 교회에 대하여 낮은 신뢰도를 보내는 가운데에서도 교회에 대한 관심은 유지하고 있지만, 그보다 젊은 세대들은 매우 낮은 호감도와 관심을 보이고 있는 현상에 교회는 특별히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바로 이 세대들이 우리 사회와 교회의 미래인 것을 감안한다면 젊은 세대의 교회에 대한 무관심과 낮은 호감도를 극복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안을 서둘러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교회의 대사회적 신뢰도 조사를 통한 오늘의 국내선교현장 분석은 한국 교회에게 다음과 같은 과제를 제시한다.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 교회는 더욱 더 섬기며 겸손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 사회가 기성종교에 대해서 비판하고 회의하는 이유들을 들어보면 소통의 부재로 인한 편견과 오해도 적지 않음이 사실이다. 그러나 만약 이러한 비판에 대해서 전통적이며, 장유유서적인 관점에서 권위적인 태도로 맞서거나 무시한다면 선교를 위한 교회의 역할에 큰 지장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교회는 웹 2.0세대로 불리는 젊은 세대에게 더욱 '오래 참고', '무례히 행치 아니하며', '나의 유익보다 상대방의 유익을 구함'의 태도와 자세, 즉 사랑과 섬김의 영성으로 다가가야 한다. 둘째 웹 2.0 영역을 선교의 영역으로 인식해야 한다. 웹 2.0 공간은 새로운 선교지이다. 먼저 선점하는 세력이 이 공간의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 자유로움과 새로움과 다양함으로 인해서 기존의 교회들이 쉽게 영역을 확보하기 어려운 점도 있지만, 웹 2.0 영역은 결코 포기할 수는 없는 21세기의 마지막 '땅 끝'인 셈이다.

그 영역은 권위와 전통으로 접근하기보다는 기독교가 가진 탁월한 가치관과 문화로 채워야 할 것이다. 또한 기독교를 반대하는 이른바 안티 기독교 사이트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적극적인 변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통전적 영성, 즉 몸과 영혼, 세상과 교회와 같은 이원론적 도식을 극복하는 온전한 성경적 영성을 보급하고, 그에 따른 구체적인 영성훈련의 프로그램이 제시되어야 하며, 이를 토대로 구체적 삶과 문화의 갱신이 있어야 한다. 신앙과 삶을 이분법적으로 분리하는 풍조를 극복하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더욱 통전적인 영성으로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을 실현해가야 한다. 넷째 '개혁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ecclesia reformata semper reformanda)'는 지표를 교회는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웹 2.0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은 기존의 구태의연하고 비합리적이고 비현실적인 것들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교회가 갱신을 추구할 때에는, 젊은 세대 특별히 웹 2.0세대가 갖는 갱신의 방향과 접촉점을 이루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교회가 웹 2.0의 입장에 일방적으로 편입되거나 수용하려는 입장도 바람직하지 않다. 교회는 항상 복음을 보수하되, 그 복음을 오늘의 삶에서 몸으로 섬겨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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