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신뢰성 회복이 우선 과제"

[ 교단 ] 한국교회 부흥운동 역사에 미치는 예장 3백만 성도운동 역할과 의미 신학심포지엄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09년 06월 24일(수) 11:28

"한국교회는 과연 성장이 멈춘 것인가, 아니면 잠시 숨을 고르는 단계에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어떻게 응답할 수 있을까? 본교단은 지난해 제93회 총회 결의에 따라 '예장 3백만 성도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을 12개 권역으로 나누어 이 전도운동에 동참을 선언하고 있으며, 64개 노회 또한 소리를 높여 전도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같은 열성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모르게 미진한 구석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부에서 제기됐다. 이러한 때에 3백만 성도운동 본부는 64개 노회 본부장과 임원, 12개 지역 본부장과 임원, 총회 산하 신학대학교 교수, 목사 장로 등을 초청한 가운데 지난 22일 연동교회 가나의 집에서 제1회 신학심포지엄을 개최하고, 3백만 성도운동의 당위성을 제시하는 한편 효과적인 전도를 위한 과제 등을 논의했다. '한국교회 부흥운동 역사에 미치는 3백만 성도운동의 역할과 의미'를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의 관심은 한국교회 성장 침체의 원인과 함께 이를 풀어 나갈 수 있는 대안을 찾는 일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날 진행된 심포지엄 내용을 분석한다. <편집자주>
 
 
 한국교회 침체 원인

예장 3백만 성도운동 심포지엄에서 발제자와 논찬자 대부분은 과거 한국교회가 누렸던 성장의 원동력을 분석하면서 오늘날 겪고 있는 성장 침체원인에 대해 지적했다. 이 부분에 대해 3백만 성도운동을 종교사회학적으로 분석한 이원규교수(감리교신학대학교)는 교회적 요인과 상황적인 요인으로 나누어 제시했다. 이 교수가 제시한 상황적 원인인 오늘날 세계 기독교의 성장과 쇠퇴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으로 기독교가 쇠퇴하고 있는 유럽과 기독교가 제자리 걸음을 하고 하고 있는 북미지역의 기독교를 예로 들었다. 반면에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에서는 기독교가 크게 성장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이 교수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상황을 근거로 조사해 보면 현저한 경향이 나타난다"면서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경제적으로 풍요로우며, 사회적으로 보장되어 있으며, 여성의 지위가 높은 나라에서는 대개 교회가 쇠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와같은 반대 현상일 경우 즉 경제적 빈곤, 사회복지 수준이 낮고, 여성 차별적인 나라에서 교회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결과로 봤을 때 "한국 사회의 향상된 정치 경제 복지 성평등 수준이 오히려 종교에 대한 사람들의 동기와 요구를 약화시키게 됐다"고 말하는 이 교수는 "눈부시게 발전해 온 여가산업은 사람들의 시간과 관심을 종교로부터 돌아서게 하는 강력한 대체종교 역할을 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한국교회의 경우 침체 원인은 교회 내적인 요인이 보다 크다면서 1990년이후 같은 기간에 가톨릭과 불교가 성장한 반면 기독교가 감소한 결과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기독교에 대한 '신뢰도'에 문제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도는 1백점 만점에 41점에 불과하다고 말한 이 교수는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지 못하고 사회적 공신력을 잃어버린 한국 상황에서 앞으로 교회의 성장을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인 것일까?"라고 꼬집으며 "이제 한국 교회가 성장 문제를 다룰 때에는 반드시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평가와 평판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3백만 성도운동의 교회사적 의미를 분석한 임희국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또한 한국교회 성장과 부흥 과정을 설명하면서 1960년대 이래로 형성된 산업화시대의 교회정상 모델을 "교인 수의 증가와 교회재정의 증대가 그 핵심인 물량적 교회성장이었다"고 평가하며, "20세기 산업화시대가 이미 지나갔음에도 아직도 그 시대의 성장모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한국교회 교세의 수직상승기였던 산업화 시대의 물량주의가 교회 성장을 이룬 반면에 지금에 와서는 성장의 발목을 잡는 격이 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부흥과 성장을 구분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임 교수는 "산업화 시대의 교회 성장이 대도시 중심으로 전개되다보니 농어촌 교회의 부흥에 관하여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어졌다"면서 지역간 성장 불균형 현상을 지적한다. "농어촌 지역의 교인들이 도시로 나왔기에 대도시 교회의 뿌리가 농촌 교회인데도 고향 교회를 잘 돌아보지 못했다"면서 농촌마을에서 한평생 교회를 지켜온 한 장로의 말을 인용해 설명했다. 임 교수가 소개한 이 장로는 "근대화와 산업화의 시대를 맞아 농촌사회는 급격하게 해체됐다"면서 "한국 경제의 성장 도시의 확대, 도시교회의 팽창이 농업과 농촌교회의 희생 위에서 이루어진 것이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일방적인 희생과 수탈이 가능하지 않은 현실을 목도하면서 한국교회 전체의 위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교회 성장에 대한 역사적 평가

임 교수는 복음이 이 땅에 전해진 이후 한국교회는 4번에 걸쳐 부흥의 역사가 있었다면서 "교회 부흥은 역사 속에서 '신앙각성운동'으로 일어났고, 각 세대마다 새로운 신앙각성운동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신앙각성 운동을 통한 부흥은 △1903년 원산에서 시작되어 1907년 평양에서 절정을 이룬 부흥운동 △1920년대에 일어난 진흥운동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전화의 잿더미 속에서 일어난 부흥운동 △1960년 이후 산업화 시대에 대도시 중심으로 진행된 교회 부흥 등이라는 것. 이러한 부흥 운동의 역사에 대해 임 교수는 "한국교회는 1백20년 역사 속에서 각 시대마다 새로이 일어난 신앙각성운동으로 새롭게 부흥해 왔다"면서 "그때마다 사회정치적 위기가 있었는데, 그 위기 상황이 오히려 부흥운동을 일으키는 환경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역사적 평가에서 오늘의 한국교회 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산업화 과정에서의 교회 부흥운동은 대도시 중심으로 크게 성장하였으며, 1972년에 장로교회가 부흥운동이 시작되고 1984년에 가시적인 결실을 맺은 이후 '만사운동', '생명살리기 10년운동', '1백만 전도운동', '어린이 청소년 전도운동' 등으로 이어왔다고 밝혔다.
 
 3백만 성도운동의 의미

이러한 현실적 상황속에서 본교단이 진행하고 있는 3백만 성도운동의 의의는 교회의 양적인 성장 이상으로 교회의 사명을 회복하고 교회 갱신을 이루는 것임을 발제자들은 강조했다. 특히 포스트모던 사회에 걸맞는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3백만 성도운동이 시기 적절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평가했다.

이에 대해 임희국교수는 "21세기의 시대상황에 상응하는 전도의 패러다임을 새로이 찾아가는 것"이라고 3백만 성도운동의 의의를 제시하면서 "전도의 주체는 하나님이시고, 우리는 성령의 능력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복음을 증언할 따름이다"라고 전제했다. 그리고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려면 먼저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신앙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하고, 또 "신앙의 본질회복이 교회 차원에서는 교회 갱신을 이루고, 이 교회 갱신은 교회 체질을 변혁 시키는 것"이라며 교회의 선교 패러다임의 변화를 강조했다.

3백만 성도운동의 교회사적 의미에 대해 논찬을 한 손인웅목사(덕수교회) 또한 성도운동의 의미를 "한국교회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되고 있다"면서 "교회가 교회다움을 회복하지 못한 채 또 다른 세속적인 프로그램과 개혁의 메스만 들이댄다면 교회는 방향을 상실한 채 표류하고 말 것"이라고 말한 이 운동의 시기 적절성을 강조했다.

이만규목사(신양교회)도 논찬에서 3백만 성도운동이 △한국사회가 침체에서 벗어나고 한국교회가 영적능력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교단 산하 교회들의 하나됨과 정체성 회복 △무력하게 나태해져 침체되어 있던 교회들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전도를 일상화 하여 전도의 문화를 만드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육목회적 차원에서 발제한 박상진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는 3백만 성도운동은 기독교의 본질을 회복하는 운동이라고 평가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으로서 그리스도인 됨의 본질, 생명의 복음을 전하는 교회됨의 본질, 회신과 양육의 사명을 감당하는 기독교교육의 본질을 회복하는 운동"임을 주장했다.
 
 3백만 성도운동의 과제

발제에 이어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참가자들의 관심은 개교회에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과 실질적으로 신뢰성을 잃은 한국교회의 이미지를 바꾸어 나가는 방안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그리고 교회 성장에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정책에 대한 갈급함이 있었다.

이에 대해 박상진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가 교육목회적인 의미에서 3백만 성도운동을 분석하며, 교육적인 측면에서 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신앙의 대 잇기 운동'을 제시한 박 교수는 현재 신앙의 대를 잇지 못하는 것이 한국교회의 최대 위기 상황임을 제시하면서 "당대의 교회가 부흥하고 많은 사역을 감당한다고 하더라도 다음세대에서 신앙이 계승되지 않는다면 그 교회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쇠퇴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박 교수는 청소년층이 격감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우려했다. 두번째로 박 교수는 '자녀 신앙교육 운동'을 제시하고, 목회자들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기독교적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는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세번째는 '교육선교 운동'으로 전통적인 교회교육의 구조에서 벗어나 교회가 위치한 지역의 학생들과 학교에 대한 선교적 관심을 지녀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밖에 '양육운동', '접촉점 만들기 운동', '현장지향적 신학교육 운동', '총체적 기독교교육운동' 등이 일어 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박 교수의 발제에 대해 논찬을 담당한 박봉수목사(상도중앙교회)는 3백만 성도운동이 보다 폭넓게 실천과 운동의 성공을 위해서는 교역자가 중요하기 때문에 교역자를 양성하는 신학교육이 현장교육 중심으로 이루어 질 것과, 총체적 기독교교육운동이 전개되어야 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김태영목사(백양로교회)도 박 교수가 제시한 한국교회의 미래에 대한 제안을 받아들이며, "한국교회의 미래는 목회자의 사명감, 평신도 지도자들의 영적부흥 사모함, 교회의 이미지 메이킹으로 교회에 대한 호감 갖게 하기, 교회학교 교육, 자녀의 신앙계승, 교회의 연합에 달려 있다"고 제시했다.

교단밖 인사로 3백만 성도운동을 종교사회학적인 의미를 분석한 박원규교수는 이 운동을 "새로운 신앙운동이며 성도운동을 시작한 뜻깊은 일"이라고 평가하며, "그러나 3백만 성도운동은 이미 기울기 시작한 교세를 되돌리는 일이나 개신교를 등지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되돌리는 일을 해야하기 때문에 쉬운일은 아니다"라면서 "우리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하고 영적, 도덕적, 공동체적 모범을 보여 주지 못한 한국 교회의 부족하고 잘못된 모습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하여, 교회를 갱신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결의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박 교수의 발제에 이어 논찬에 나선 손달익목사(서문교회) 또한 3백만 성도운동의 본질과 방향, 진행사항 등이 예측되고 평가가 되어야 하며, 사회봉사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데에 있어 지역 교회들 간의 네트워킹을 이룰 것, 문화적 접근을 통한 전도전략 강화, 전도된 사람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개발, 개인전도에 대한 지속적인 전략 개발 및 훈련과 함께 개신교 전체적 차원에서의 이미지 개선을 위한 노력 등을 제시했다.

김승호교수(영남신학대학교)도 3백만 성도운동은 교회내 수자늘리기 위한 운동으로 인식되는 것을 경계하면서, 생명을 살리는 영혼구원운동이며 총체적 부흥운동임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것을 주문했다. 또 영적 회개운동 및 각성운동을 위한 프로그램 시행, 교단과 교회 내의 물리적 요소(교회 수, 목회자 수, 교회재정 사용 등)들에 대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마지막 질의 응답 시간에 제시된 '가톨릭의 성장에 대한 벤치마킹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에 한국교회는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개신교는 열성적으로 전도운동을 전개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에 비해, 가톨릭은 외형적으로 보이는 전도운동이 없는데도 최근 놀랄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