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유감

[ 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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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6월 11일(목) 11:40

윤위한/장로ㆍ아화교회 원로

몇 년 전 외지에 나가있는 본 교회 출신 교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일이 있었다. "장로님, 아화교회에는 명예권사 제도가 없습니까? 다른 교회에는 많이 있던데…" 그 말의 내용을 요약하면 자녀들이 장로로, 권사로 시무하고 있는데 어머니가 서리집사로 은퇴했으니, 명예권사로 추대해 줄 수 없겠느냐는 것이었다.

또 이런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 '아들이 목사나 장로인 경우에는 그 자녀를 그렇게 훌륭하게 양육한 부모님을 명예집사나 명예권사로 추대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위의 두 이야기는 그 저변에 목사나 장로를 상당한 명예의 지위로 잘못 인식한데서 비롯된 것 같다. 그러니 그 명예를 부모님에게도 나누어 주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 주장인 것 같다.

본 교회가 속한 노회의 '2009년도 지출예산서'를 보면 은목회(은퇴목사회), 은우회(은퇴장로회), 목사부인회 등의 자생적인 조직에 선교비 등에서 연간 1천여만 원의 재정 지원이 책정되어 있다. 그중에 전 장로부노회장회란 조직도 있고, 이 또한 선교비에서 일정 금액이 지원되고 있다. 이것을 보는 순간 '전 장로부노회장회? 왜 그런 조직이 필요하지? 앞으로 '전 목사노회장회', '전 장로노회장회'도 조직되진 않을까?' 수많은 생각들이 꼬리를 문다.

또 우리 노회의 모습은 어떠한가? '존귀영광 모든 권세 주님 홀로 받으소서… 이름 없이 빛도 없이 감사하며 섬기리다'라는 찬송을 엄숙하게 부르고 개회되지만, 막상 임원 선거나 총대 선거 등 회무에 접어들면 한치의 양보 없이 명예(?)를 얻기 위해 아웅다웅하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안타까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평소 강단에서 말씀을 선포할 때, 대표기도 할 때의 경건하던 모습을 찾아 볼 수가 없다. 만약 초신자나 불신자들이 이러한 모습을 본다면 그들이 과연 크리스찬이 될 수 있을까? 우리들이 이런 모습을 보일 때 많은 영혼들이 우리 곁을 떠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명예는 스스로 높이는 것이 아니다. 남이 존경하며 높여 주는 것이다. 명예는 얻기보다 지키기가 더 어렵다.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누구든지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마23:12)"

지금'예장 3백만 성도 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때,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이 선교사를 비롯한 교계 지도자들의 회개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할 때이다. 우리 모두 주님의 말씀 앞에 겸손히 무릎을 꿇고 "나는 무익한 종입니다. 하여야 할 일을 한 것 뿐입니다"라고 고백하자. 그렇게 할 때 하나님께서 3백만 명 이상 넘치도록 채워주실 것이다.

"이와 같이 너희도 명령 받은 것을 다 행한 후에 이르기를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 할지니라"(눅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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