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섬김으로 칼빈 개혁 계승"

[ 선교 ] 칼빈 탄생 5百周 기념 행사, 새 에큐메니칼 운동 방향 제시

김보현 bhkim@pckworld.com
2009년 06월 02일(화) 18:36

【제네바 : 김보현】 개혁교회의 전통 위에 굳건히 서있는 한국교회가 세계교회를 향한 섬김의 모습을 통해 이 시대에 필요한 개혁의 방향을 제시했다.

지난 5월 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종교개혁자 칼빈의 유산을 간직한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개혁교회연맹(WARC) 칼빈탄생 5백주년 기념행사'에 참여한 한국교회는 명실상부 세계교회 속에 한국교회의 새로워진 위상을 겸손하면서도 분명하게 드러냈다.


제네바시 구시가지에 위치한 상 피에르교회와 칼빈 강당 등에서 이어진 기념행사 중 가장 큰 규모의 행사는 성령강림절인 지난 31일 상 피에르교회에서 열린 칼빈축제예배로 국영텔레비전에서 생중계를 통해 예배 실황이 생생히 전달되며 그 감동을 나누었다.

   
▲ 지난 5월 31일 제네바 구시가지에 위치한 상 피에르교회에서 열린 '칼빈 축제 예배'광경. 이날 예배는 스위스 국영 TV가 예배실황을 생중계하는 등 예배의 감동을 유럽지역 국가들과 함께 나눴다. / 사진 김보현
이에 앞서 5월 30일 칼빈이 종교개혁을 주도하며 해외 난민들을 대상으로 교육했던 '칼빈강당'에서 열린 기념세미나는 미국 존 칼빈노회 노회장 메리 뉴번 윌리암스목사와 함께 본 교단 김삼환 총회장이 '칼빈이 21세기를 향하여 말하다' 를 주제로 강연했으며, 오후 시간에는 WARC 세트리 니오미(The Rev. Dr. Setri Nyomi)총무가 연사로 나서 내년도 통합을 앞두고 있는 개혁교회에큐메니칼협의회(REC)에 대해 소개한 뒤 '오늘날 개혁교회운동에 주는 도전' 제하의 강연을 했다.

김삼환 총회장은 그간 한국교회의 대표적 대형교회로 성장하며 꾸준히 실천해 온 섬김과 나눔사역, 목회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이 당면한 어려움과 그에 대한 개혁전통에 기초한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세계교회 지도자들에게 큰 감동과 함께 한국교회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김 총회장은 "오늘날 세계의 경제 위기와 함께 생태, 사회, 정치 모든 면이 위기를 맡고 있으며 교회 또한 위기에 처해있다"고 전제한 뒤 그 모든 위기의 핵심은 영적 위기라는 진단을 내놓았다굨 이러한 전제 하에 교회 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한 김 총회장은 스스로 개혁된 그리고 끊임없이 개혁해 가는 교회가 그러한 개혁을 통해 세상을 개혁해야 함을 역설했다.

칼빈 개혁의 또 다른 핵심이 '인간 중심'에서 '하나님 중심'으로의 전환에 있음을 지적한 김 총회장은 "특히 오늘날 세계교회가 당면한 경제 위기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경제 사상이 새롭게 다가와야 한다"면서 "가난한 자에 대한 연대와 함께 부자들로 하여금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함을 강조했던 칼빈의 사상이 그 무엇보다 이 시대에 적절하고 긴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강연을 통해 한국교회의 신앙적 전통에 기초한 에큐메니칼운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용어가 등장해 특별히 관심을 집중시켰다굨 김 총회장은 "오늘날 세계에큐메니칼운동이 당면하고 있는 위기에 대안이 있다면 그것은 '에큐메니칼 십일조'"라고 소개하면서 "오늘날 한국이 경제적으로 부유해져서 한국교회 또한 경제적 여유가 있다는 생각은 사실과 다른 것이며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먼저 헌금하고 생활비를 충당하려 했던 한국교회의 신앙과 헌금 전통에 따른 것으로 이러한 정신은 바로 모든 것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라는 칼빈의 정신을 잘 담고 있는 것으로 전체 세계공동체를 위한 교회 역할에 도움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강연을 마친 뒤 많은 참석자들이 강연자로 나섰던 김삼환 총회장에게뿐 아니라 한국교회 참가자들에게 강연을 통해 받은 영감과 개혁교회의 전통을 계승한 새로운 대안 제시에 대한 감동을 전했다.

WARC 세트리 니오미 총무는 "'에큐메니칼십일조'는 칼빈탄생 이후 한국교회가 만들어 낸 새로운 개념이며 용어"라고 놀라움을 표했으며 회장 커크패트릭 목사 역시 개혁교회 전통 위에 굳게 서서 부흥을 이룩했을 뿐 아니라 나눔을 끝없이 실천해 온 김 총회장의 사역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한 이날 강연의 사회를 맡았던 오필리아 오르테가 부회장(쿠바장로교회, WCC 공동회장) "오늘 세계현실 속에서 미국이나 쿠바나 한국교회가 각각 다른 상황 속에 있으면서도 개혁정신으로 각각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공동의 과제를 안고 있다"고 전제한 뒤 "이런 점에서 선교와 봉사, 선교의 그리고 하나님 안에서의 연대를 향한 교회요 성경말씀을 삶의 중심에 두는 한국교회의 영성은 가장 개혁전통을 잘 유지하고 있는 교회"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한국교회의 세계교회를 향한 섬김의 정신이 어떻게 개혁교회 전통과 맞물려 있고, 또 한국교회가 그동안 쌓아온 영성을 어떻게 세계교회와 함께 나눌 것인지를 선언한 이번 강연은 칼빈 탄생 5백주년을 기념하는 강연회의 초청 받은 두 연사 가운데 한국교회가 포함된 것이어서 역사적으로 매우 큰 의미를 갖는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총회장의 해외 순방 중 마지막 공식 일정이었던 칼빈탄생 5백주년 행사에서 한국교회가 성공적으로 새로운 에큐메니칼운동의 지평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헌신의 의지를 밝힘에 따라 향후 세계에큐메니칼운동을 섬기고 이끌기 위한 한국교회의 행보가 보다 구체화될 수 있을 전망이다. bhkim@pckworld.com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