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안식을 기원하는 기도

[ 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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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6월 02일(화) 18:33

인간의 생사화복과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 오늘 저희는 놀라고 황망한 마음으로 이자리에 섰습니다. 흙에서 온 연약한 육신은 누구나 한번은 숨을 거두고 흙으로 돌아가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서 이렇게 빠르게 훌쩍 우리 곁을 떠나실 줄은 꿈에도 상상 못했습니다. 이제는 책도 읽을 수 없고 글도 쓸수 없으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마지막 글을 남기셨는데, 저희는 그것도 모르고 그를 고통 속에 혼자 남겨두었다는 사실에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하나님 아버지, 이시간 故 노 전대통령님의 영혼을 주님께 맡기옵니다. 하늘의 자비를 베풀어 주시옵소서. 고인이 마지막까지 느꼈던 참담한 고통이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치유되기를 원하옵니다. 선한 목자 되신 우리 주님께서 무한한 능력으로 그 영혼을 하늘의 푸른 초장으로 인도해 주시고 영원한 안식을 누리게 하여 주옵소서.

하나님, 고인을 보내고 슬픔 가운데 있는 이들을 어찌 인간의 말로 위로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사랑으로 유가족들을 깊이 위로하여 주시옵소서. 애통해 하는 우리 국민들에게도 큰 위로를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하나님 이제 故 노무현 전대통령님과 저희는 죽음과 삶의 경계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육신으로는 더 이상 함께할 수 없습니다. 주여 자비를 베풀어 주옵소서.

하나님, 노 전 대통령님께서는 이 세상을 떠났지만 그러나 아직 저희에게 남겨놓은 것이 있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한 헌신과 사랑의 마음, 뜨거운 눈물, 또 소박하고 치열하게 인생을 살았던 열정의 모습을 그대로 우리에게 남겨 놓으셨음을 주께서 아십니다. 성별, 학력, 지역으로 사람들을 차별하지 않는 세상, 불의와 타협하지 않아도 성공하는 세상을 이루려고 했던 고인의 꿈도 저희에게 남아있습니다.

하나님, 민주주의와 인권, 민족 화해와 통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정치 개혁, 지역주의 극복, 상호 소통과 국민의 통합과 화합, 故 노무현 전대통령님께서 이루려고 했던 이 역사적인 과제도 저희 몫으로 남아 있음을 저희가 알고 있습니다.

이시간 노 전 대통령님을 이렇게 떠나보내지만 살아남은 저희가 이 모든 꿈과 희망과 과제를 마음에 담고 온 국민들이 함께 힘을 모으고 이루어가도록 도와주시옵소서. 하나님 다시 간구하옵기는 서거한 故 노무현 대통령님의 영혼을 편안하게 쉬게하여 주옵시고, 영원한 빛으로 비춰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 받들어 기도드렸습니다. 아멘.


권오성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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