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개선 "신뢰부터 쌓으라"

[ 교계 ]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성명 발표 "상중 핵실험은 당혹"

박성흠 기자 jobin@pckworld.com
2009년 05월 27일(수) 17:19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서재일)는 북한의 2차 핵실험과 단거리 미사일 발사 그리고 우리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참여 등으로 남북간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을 우려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기장 총회 평화공동체운동본부는 5월28일 평화통일위원장(권영종목사) 명의로 성명을 발표하고 대화와 협상에 따른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남과 북 공동의 노력을 요구했다. 성명은 "지금과 같은 갈등과 대립을 통해 남북한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 "인내를 바탕으로 하나하나 상호 신뢰 쌓기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기장은 성명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중에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것에 대해 "당혹스럽다"고 지적하고 "남북한 당국이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상대방의 실체를 인정하고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진솔한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반도 평화를 향한 우리의 입장 <전문>

남북 간 갈등 회복과 평화적 교류, 협력을 기도해 온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지난 25일 북한이 2차 핵실험과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고, 이것에 대응하여 우리 정부도 대량 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참여를 선언하며 강경일변도로 치닫는 대결상황에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합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10.4선언을 이끌어낸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로 남한 전체가 충격과 슬픔에 싸인 상중에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북한이 이미 계획한 일정에 따라 진행한 것이라 하더라도 당혹스러운 일입니다. 이는 아시아에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핵확산 현상을 불러올 것이며 북한 스스로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가속화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남북한의 대화협력이 난감한 상황이라 해도 북한이 남한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대미협상에만 치중하는 것은 민족 대단결과 주체적 평화통일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남북한 당국은 모두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상대방의 실체를 인정해야 하며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진솔한 대화의 자리를 마련해야 합니다.

미국이 대북 정책을 획기적으로 전환시킬 것을 기대하는 우리는 오바마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대북 대화와 협상에 나설 수 있기를 촉구합니다. 한반도의 평화는 아시아와 세계 평화에 직결되어 있으며, 부시 정부에 의해 붕괴된 북미관계를 하루빨리 신뢰와 협력의 관계로 회복하여 평화 무드를 조성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 정부에게도 다시 한 번 간곡히 요청합니다. 정부는 대북 정책을 상호 신뢰와 협력의 방향으로 전환하여 6.15와 10.4선언을 되살리고, 본 교단이 누차 제기했듯이 인도적 견지에서 정부 차원의 대북 식량과 비료 지원을 신속히 재개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 정부가 발표한 PSI 전면참여 결정을 철회하기 바랍니다. 이는 한반도 긴장을 더욱 첨예화시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높이고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파급시킬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남북관계와 북미갈등의 과정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한반도 평화와 북한 핵 문제는 남과 북, 국제사회가 군사적 대결이 아니라 대화와 협상의 외교적 방법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지금과 같은 갈등과 대립을 통해 남북한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인내를 바탕으로 하나하나 상호 신뢰 쌓기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이를 위해 한국기독교장로회는 기도의 행진을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2009년 5월 27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평화통일위원장 권영종목사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