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드림팀'이 있는가?

[ 논단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9년 05월 12일(화) 19:50

정우겸/목사ㆍ완도성광교회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 '마마보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캥거루족'이라는 말이 유행어가 되었다. 명색이 대학생이면서도 수강신청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여 어머니가 대신 인터넷으로 신청해 주는가 하면, 과제물도 혼자서는 처리하지 못해 과외를 받기도 한다. 또한 결혼해서 아이들을 낳고 살면서도 일만 생기면 부모에게 기대고, 손을 벌려 퇴직금까지 받아간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행태가 교회 안에서도 일상적으로 나타난다. 출석한 지 10년, 20년, 30년이 지나 교회 안에서는 중직자가 된 교인이 조그마한 문제만 만나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여 시험에 빠지고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소란을 피운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면 문제를 만나도 말씀을 깊이 묵상하면서 말씀 속에서 답을 찾고, 전심으로 기도하여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으로 해결해 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오늘날 한국교회에는 이러한 마마보이 신자, 캥거루족 신자가 너무 많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그런 교인을 만들어 놓고도 목회자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어떤 목사는 심지어, "우리 교인들은 참 좋다. 말을 잘 듣고, 순종을 잘하여 속 썩이는 교인이 없어서 좋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평(平)신도'를 '병(病)신도'나, '팽(烹)신도'로 만드는 참으로 암담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교회에서도 '드림팀'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대개 뛰어난 담임목사와 유능한 부목사가 팀을 이루어 목회를 잘할 때 쓰는 말이다. 물론 이것도 필요하고 중요하다. 그러나 새천년의 교회에서 평신도 역할의 부상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흐름이다. 그러므로 교회에서의 진정한 드림팀이란 목회자와 평신도가 어우러져 성경적인 건강하고 좋은 교회를 이루는 것이 아니겠는가?

예수님께서는 갈릴리의 촌부들을 3년 동안 양육하여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사역자로 만드셨다. 사실 열두 사도는 당시의 기준으로 보아도 평균치 아래의 사람들이었다. 미국의 한 인력컨설팅회사가 12사도들에 관한 모든 자료를 컴퓨터에 입력하고 그들이 미국의 평균적인 회사에 입사지원할 경우 합격할 가능성을 도출하자 합격 가능한 사람은 가룟 유다 한 사람뿐이었다고 한다. 이들에 비하면 오늘 한국교회의 교인들은 훨씬 더 수준 높고 가능성 있는 사람들이라고 본다.

바울 사도께서 "각각 하나님께 받은 자기의 은사가 있으니 이 사람은 이러하고 저 사람은 저러하다(고전7:7)"고 한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목회자와 평신도 모두에게 예외 없이 사명과 은사를 주셨다. 그러므로 교회와 목회자는 교인들이 자기 은사를 발견하도록 도와주고, 교인들이 자신의 은사에 맞는 분야에서 신바람 나게 사역할 수 있도록 일을 맡겨 주어야 한다.

그러면 평신도들은 신이 나서 일하고, 교회에 잘 적응하고 충성하며, 목회자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는 전교인의 사역자화를 목표로 5백여 개의 평신도사역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 교인들은 각자의 은사에 맞는 위원회에 속하여 뛰고 있다. 목사는 설교와 교회의 방향설정, 그리고 평신도들을 격려하는 일만 하고 그 외에 거의 모든 일은 평신도들이 맡아서 한다.

어찌 보면 바람직한 목사의 역할은 유능한 영화나 스포츠의 감독과 같다. 이들은 배우와 선수들을 적당히 훈련시켜서 가장 알맞은 포지션을 맡긴 다음 각자의 능력을 1백% 발휘하도록 그들을 믿어주고 격려하고 배려한다. 베이징 올림픽 야구 전승 우승과 WBC 준우승으로 '국민감독'으로 떠오른 김경문, 김인식 감독의 경우도 그러했다.

자기보다 적어도 한 가지는 뛰어난 평신도를 양육하는 것이 모든 목사의 꿈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교인이 많을수록 유능한 목사가 아닐까? 자신의 소망, 기쁨, 자랑의 면류관, 영광은 바로 성도들이라는 바울 사도의 고백(살전2:19-20)이 오늘날 우리 목사들의 고백이어야 하지 않을까?

이제 한국교회에는 도시와 농어촌에 맞는 목회자-평신도 드림팀이 수없이 떠야 한다. 건강한 교회를 이루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목회자-평신도 드림팀은 이 시대에 하나님이 기대하시는 하나님의 꿈이라고 믿는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