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학교와 학원의 차이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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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5월 08일(금) 10:01

박상진 / 장신대 교수ㆍ입사기운동 공동대표

학교(學校)와 학원(學院)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학교는 국가로부터 교육기관 인가를 받아 학생들의 전인적인 교육을 담당하는 곳이고, 학원은 학교 외 시간에 특정과목이나 특정기술을 가르치는 사설 교육기관이다. 학교와 학원 모두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며, 둘 다 실력을 쌓는 곳이며, 지적 성숙을 꾀하는 곳이다. 그러나 학교가 학원과 차이 나는 것이 있다면 학생들을 전인으로 대하면서 그들이 전인격적으로 성숙할 수 있도록 돕는 곳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오늘날 학교의 모습을 볼 때 진지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학교가 학원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

얼마 전 정부는 시, 도별 수능성적을 공개하고 이것이 마치 학교의 성패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는 것처럼 발표하였다. 그러나 수능성적이 교육평가의 유일한 기준이 될 수 있는가? 오직 수능성적으로만 학교를 판단하여 좋은 학교와 나쁜 학교로 구분한다면 그것은 학교이기를 포기한 것이다. 얼마 전 학업성취도 평가도 마찬가지이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필요하고 그 결과가 좋지 못하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하여 이를 보완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교육의 결과를 학업성취와 동일시하고 학교를 학업성취의 잣대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올바른 관점이라고 볼 수 없다.

수능성적이나 학업성취도 평가는 인간의 많은 능력 중 극히 일부분을 재고 있다. 지적 능력, 그 중에서도 상당 부분 암기력에 집중되어 있다. 감성의 능력, 상상의 능력, 의지의 능력, 관계의 능력, 사랑의 능력, 섬김의 능력, 성품의 능력, 실천의 능력 등 정말 중요한 능력을 측정하고 있지 못하다.

존 듀이 이후의 최고의 교육학자라고 불리는 하워드 가드너는 다중지능이론을 주장하는데, 지능이란 결코 IQ와 동일시될 수 없고 언어지능, 논리수리지능 외에도 음악지능, 공간지능, 신체운동지능, 대인관계지능, 자기성찰지능, 자연친화지능 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지능이 IQ만이 아닌 것처럼 교육은 지식 전수와 동일시 될 수 없다.

최근에 정부가 사교육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학교로 하여금 방과 후 수업을 하도록 하고, 학원 강사를 학교로 초청하여 학원에 가지 않고도 학교에서 학원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이것은 학교의 학원화이다. 학교 전체를 사교육 현장으로 만드는 것과 다름 아니다. 물론 학교에서 탁월한 지적 수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들도 분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학교는 학교이지 학원이 아니다. 학교는 전인적인 교육의 장이 되어야 하며 하나님이 주신 가능성을 계발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탁월성에는 지적 탁월성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 탁월성, 도덕적 탁월성, 영적 탁월성이 있다. 학교는 전인적인 탁월성을 길러주어 성숙한 인간이 되도록 도와야 한다.

학교는 학원이 아니라고 하는 정체성 확립이 어느 때보다도 요청되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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