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의 협력정신 훼손 간과할 수 없다"

[ 교단 ] 본교단 총회, 양화진 현안관련 성명 발표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09년 05월 05일(화) 17:59

본교단 총회가 오랜 숙고끝에 양화진 문제와 관련된 성명을 발표했다.

총회 임원회는 지난 4월 29일 울릉군 대아리조트 회의실에서 제93회기 8차 정기 회의를 갖고 오는 9일자로 '작금의 유니온교회와 양화진외국인묘지 문제에 대한 본교단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기로 했다.

   
▲ 유니온교회가 20여 년간 예배처소로 사용한 선교기념관에는 현재 기념교회의 청소년부 예배가 드려지고 있다. 지난 2007년 마포구청이 선교기념관을 예배처소로 사용할 수 없다는 원칙을 밝히면서 기념교회가 유니온교회에 예배시간 조정명령을 일방적으로 통보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현재 유니온교회는 연세대 신과대학 채플실에서 매주일 모임을 갖고 있다.

총회장 명의로 발표되는 이번 성명은 미국장로교회(PCUSA) 선교사이자 언더우드 손자인 고 원일한장로(새문안교회)와 당시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사업협의회(이하 협의회) 이사장이며 본교단 증경총회장이었던 고 한경직목사와의 우정과 신뢰에 기초한 협력정신의 훼손을 간과할 수 없음을 천명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또한 현재 수면위로 떠오른 갈등이 경성구미인묘지회(이하 묘지회)와 협의회 양자간의 문제가 아니며 지역교회협의회와 미국장로교회, 재미한국선교사유족회 등 한국교회는 물론 외국교회들까지 우려하는 문제로 비화되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본교단 총회는 현 사태의 본질이 한경직목사와 원일한장로의 우정과 신뢰에서 출발했던 처음 정신에서 벗어난 것에 있음을 재확인하고 당시의 역사적 배경과 상황을 간과하고 오늘날 현실적 이해관계에 매여 분쟁으로 치닫게 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 주일마다 100주년기념교회 교인들의 차량으로 가득 메워지고 있는 양화진 묘원.
나아가 "한국교회가 복음의 빚을 진 선교사들과 신앙의 선배들간의 상호존중과 신뢰의 관계를 계승하고 발전시켜나가지는 못할망정 25년간 예배를 드렸던 유니온교회의 처소를 상실시키고 선교사 후손들과 시시비비를 가리는 소란이 언론매체에 오르내리게 된 것은 한국교회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협의회가 기념교회에 양화진 관리의 전권을 위임한 것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성명은 마땅히 한국교회의 공동유산으로 전승해나가야할 양화진 묘원의 관리를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이재철목사 시무, 이하 기념교회)라는 한 특정교회에 전권위임한 것은 연합을 추구해야 하는 협의회의 기본정신에 어긋나는 처사라고 비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시 협의회 이사회에서 적법한 절차를 통해 기념교회에 전권을 위임한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위임과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동안 협의회가 양화진외국인묘지의 관리가 소홀했다는 명분을 제시해온 것과 관련 총회는 이는 "유니온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기독교 20개 교단 및 26개 기독기관의 연합기관인 협의회의 책임이며 한국교회의 책임"이라고 천명했다.

   
▲ 1986년에 세워진 양화진 봉헌판이 철거된 뒤 협의회의 새로운 공고 현판이 등장했다.
이에 1986년에 세워진 양화진 봉헌판을 원상복구하고 "묘지회와 협의회 및 기념교회 모두가 봉헌판에 담겨진 처음의 정신으로 돌아갈 것"을 요청하는 한편 협의회가 합리적인 절차를 통해 개편되고 보완될 것을 촉구했다. 기념교회에 의해 철거된 이 봉헌판에는 유니온교회가 "양화진외국인묘지공원 기념교회인 영구적인 시설로 이사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양화진 현안을 둘러싸고 본교단 지도자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총회의 성명발표를 기점으로 문제해결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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