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살아있다고 자랑하지 말자"

[ 기고 ] ­故 박승채목사의 죽음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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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4월 29일(수) 15:12

양 승 억
목사ㆍ벌교제일교회 은퇴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손님이다. 오랜 세월 속에 찾아오는 이가 있는가 하면 갑자기 찾아온 일도 있다. 특히 질병으로 교통사고로 뜻하지 아니한 재난으로 자연사하는 일도 있다.

그러나 가장 안타까운 것은 단명하는 일이다. 이왕이면 장수하시다가 갔으면 한다. 하고자한 일과 맡은 일을 다 하시다가 갔으면 한다. 그렇지만 죽음은 우리의 원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운명제천이라는 말과 같이 하늘이 내리는 운명이다.

오늘도 후배 동역자가 별세했다. 이분은 내가 중매했던 목사다. 호남신학대학교 강사로 출강하던 그를 당시 내가 시무하던 광양제일교회 처녀와 결혼시켰다. 그는 아주 훌륭한 목사였다. 그런데 건강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늦게서야 알았다. 그 부인에게 죄송했다. 그는 더 이상 목회를 할 수 없는 몸이 되었다. 결국 조기 은퇴를 하고 휴양을 하는 도중에 별세하셨다.

그러나 생각외로 오래 사셨다. 그동안 건강을 잘 유지했다. 이제는 주님의 품에 안겼다. 마지막 가야할 천국에 가셨다. 인생의 종착역 천국에 가셨다. 우리는 죽음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엾게 생각한다. 슬프게 생각한다. 안타깝게 생각한다. 슬픈 소식으로 기억하려고 한다.

그러나 믿음으로 살아가는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말자. 오히려 장한 것으로 생각하자. 위대하게 생각하자. 성공한 사람으로 생각하자. 사람은 누구든지 언젠가는 다 가야한다.

다만 먼저 가고 나중 가는 차이만 있을뿐이다. 주께는 하루가 천년같고 천년이 하루같다고 하셨다. 사람이 시간을 계산할 때에 길게 시각으로 보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훌륭하고 위대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다 가셨다.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처럼 가셨다. 그러므로 지금 살아있다고 자랑하지 말자. 세상에서 물질 명예 권세를 가졌다고 자랑하지 말자.

우리도 언젠가는 가야할 곳이 기다리고 있음을 잊지 말자. 다만 오늘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하루하루를 선하게 의미있게 살아가자.

언젠가는 우리들도 천국에서 만나자고 노래할 때가 온다는 것을 잊지 말자. 동역자의 시신이 우리들의 시신이 되고 동역자의 죽음이 우리들의 죽음이 될 날이 반드시 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그러므로 아직도 건강하다고 시간이 있다고 자랑하지 말자. 언젠가는 그날이 오고야 말 것이다. 그러므로 남은 인생을 겸손하게 살아가자. 감사하면서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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