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화진 문제' 묘역 사용권 요구'에서 시작(?)"

[ 교계 ] 백주년기념사업협 기자회견, '묘역 내 주차' '장로 호칭 사용' 문제 없다 주장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09년 04월 24일(금) 20:31
   
▲ 백주년기념사업협의회는 24일 오전 양화진 선교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화진 문제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사진/장창일기자

양화진을 둘러싼 지역 교회들과 본 교단 원로와 노회들의 문제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백주년기념사업협의회가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내 선교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니온교회가 서울고등법원에 낸 재정신청 기각과 관련된 기자 회견을 자청했다.

지난 2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협의회 측은 판결문 등을 제시하며, '100주년교회'가 유니온교회를 쫓아냈다는 오명에서 벗어나게 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협의회는 향후 협의회와 100주년기념교회를 모함하며 한국교회를 농락하는 개인이나 단체에게 반드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점도 분명히했다.
 
하지만 협의회의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재정신청에 대한 판결 내용 등에 대해 명확한 자료를 제시하지 않았으며 피소내용과의 상관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즉답을 회피했는데 확인 결과 "신청 내용은 유니온교회 담임 찰스 오텡 보아탱목사의 사무실 사용 요청을 골자로 하는 업무방해와 관련한 고소"였던 것으로 확인돼 기자 회견의 주장과 직접적 연관성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협의회 측은 그간 교계 언론들이 100주년교회 주일예배 참석자들이 묘원 내 사람이 다니는 길까지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비방'이라고 일축한 뒤 "기념교회 수 천명의 성도들을 무식하고 부도덕한 사람들로 매도" "헌신적인 주차요원들과 수백 명의 봉사자들을 모독하는 언행"이라고 예민한 반응을 보였으며, 주일예배시간 중 있지도 않은 "차도에 주차할 뿐"이라고 항변하는가 하면 "현충원을 비롯해 전 세계 어느 나라의 묘지든 묘역차도에 주차를 금하는 곳은 없다"는 해괴한 논리를 펴며 백주년교회측을 옹호하고 나서 기자회견 의도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했다.

특히 협의회는 100주년기념교회를 "특정교단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교회"라고 서슴없이 발언, 교단 연합으로 세워진 협의회의 기본정신을 무색하게 하는가 하면 "독자적인 정관을 제정하고 그 정관에 따라 교회를 운영하고 있는 것을 지지한다"고까지 발언함으로써 특정 독립교회의 후견인 역할을 자임하는 등 공교회성과 관련된 심각한 교회론적 문제에 대한 인식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날 협의회는 '양화진'과 관련해 관심을 갖거나 과거 관계됐던 이들을 "건전하고 합리적인 운영관리를 저해하고 비방하는 3대 세력"이라고 규정하고 △매장이 불가능한 묘원인데도 내ㆍ외국인들에게 금품을 받고 (묘원을) 예매한 불법행위를 감추며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자 △한국교회의 성지를 사조직을 통해 관광 상품화해 사익을 챙기는 자 △관공서를 상대로 양화진 묘원이 혐오시설이라며 시외관 이전을 집요하게 획책하는 개발이익 전문업자 등을 꼽아, 현재 양화진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양화진 문제의 최초 원인제공자 중 한 사람으로 알려진 모 인사는 시종 강한 어조로 '선교사 4대손들'의 문제점을 언급, "(4대손들이) 묘지 절반의 사용권을 달라는 것에서 양화진 문제가 시작됐다"고 주장하고,  "당초 양화진 묘역의 관리를 영락교회 새문안교회 온누리교회 정동감리교회에 요청했지만 특정 교파의 교회가 관리하는 데 부담을 느껴 협의회가 독립교단 교회를 세우게 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을 이끌었던 100주년교회 관계자는 '호칭장로' 문제와 관련해 "익숙하지 않아서 이상할 뿐"이라고 전제한 뒤 "10년만 지나면 한국교회 장로 시스템이 어떤 형태로든 바뀌고 20년만 지나면 권력화ㆍ서열화된 장로제도는 한국땅에 발붙이지 않을 것"이라며 "첫 시도를 하다 보니 주위 교회들로부터 오해받고 비난받는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동 교회는 현재 60세 이상 남자로 교회 출석 2년이 경과하면 교회 직분과 관계 없이 '장로'로 호칭하는 제도를 운영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 문제와 관련해 100주년기념교회 담임 이재철목사가 전도 목사로 소속돼 있는 서울서노회 노회장 차광호목사(북아현교회)는 "특히 우려하는 것은 어느 교단의 어떤 교회도 인정하기 어려운 호칭장로ㆍ권사 문제를 이렇게 가볍게 여기는 부분이다. 심각한 정서의 괴리감을 느낀다"면서, "백주년기념사업협의회 이사들이 이재철목사에게 많은 권한을 위임한 것으로 아는데 이를 회수해 양화진은 범교단이 관심을 갖고 관리하는 성지로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차 목사는 "각 교단과 소속 교회들도 선교사들을 귀하게 여긴다면 양화진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을 갖고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는 자세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기자회견와는 별개로 본교단 임원회는 오는 28일 울릉도에서 진행하는 임원회의에서 양화진 문제의 해결을 위해 심도깊은 논의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에 앞서 본교단 증경총회장들도 모임을 갖고 "양화진에 질서를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총회 임원회에 주문하는가 하면 마포교회협의회와 서울강북지역 6개 노회 연합회가 사태 해결을 위해 양화진 현지 방문과 헌의안 공동 제출 등의 방안을 마련하는 등 구체적 행동을 전개 중이어서 앞으로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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