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막길 주민 무릎 지키는 건강지킴이

[ 교단 ] 포항 선린병원이 울릉도에 분원한 선린한의원

정보미 기자 jbm@pckworld.com
2009년 04월 21일(화) 16:34

   
▲ 울릉동광교회(김중원목사 시무) 1층에 자리한 선린한의원. 의사를 비롯한 5명의 직원이 몸이 불편한 울릉도 주민들을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사진 정보미기자
【울릉도=정보미기자】 "축복합니다. 선린한의원입니다. 울릉주민의 건강 지킴이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전화기 너머로 경쾌한 음성이 들린다. 작년 8월, 포항 선린병원이 분원한 선린한의원이 울릉동광교회(김중원목사 시무) 1층에 보금자리를 꾸렸다. 의사를 비롯한 간호사 등 5명의 직원이 몸이 불편한 울릉도 주민들을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한방병원을 방문한 임월선권사(80세ㆍ울릉동광교회)는 "젊은 시절 오징어잡으러 많이 다녀서인지 잠못들 정도로 무릎이 아팠는데 한방병원에서 침을 맞고 나니 앉았다 일어서는게 많이 좋아졌다"면서 "집과 가까워 편리하고 의사 간호사 선생님들이 아주 친절해서 좋다"며 엄지를 치켜 들어 대만족을 표시했다.

울릉도는 의료시설이 낙후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보건의료원과 여기서 파견한 보건지소 두 곳, 몇몇 개인병원이 있을 뿐이다. 보건의료원도 의대를 갓 졸업하고 온 공중보건의들이 많아 경험부족 이유로 주민들의 불신을 사고 있다.

때문에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육지의 큰 병원으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후가 악화되면 선박이나 헬기도 뜨지 못하니 섬 안에 발이 꽁꽁 묶인다. 이 때문에 살릴 수 있는 이들도 치료시기를 놓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때문에 기독병원인 선린한의원은 울릉도 특히 저동 주민들의 치료시설 및 안식처로 자리잡았다. 울릉동광교회와 협약을 맺고 의료진을 파견했다. 병원 사무원 한경미씨는 "하루 평균 50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다"면서 설립 초기엔 90명이 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울릉도 주민들이 동해에 나가 잡은 오징어 90%가 도동과 저동 항구에 들어온다. 어업전진기지나 다름없지만 그간 낙후된 의료시설로 주민들은 관절염이나 허리통증이 이미 만성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지형적 특성상 오르막길이 많아 다리가 불편한 이들에게는 병원 찾는 일도 힘겨웠다.

류광일 병원장은 "산에 나물캐러 다니거나 오징어잡이를 하는 주민들이 대부분이라 만성퇴행성 질환이 자주 발견된다"면서 "최근에는 이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차량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진료비보다 택시비가 2~3배 더 들기 때문이었다.

류 원장은 "울릉도 주민들에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선뜻 자원해 오게 됐다"면서 시원한 미소로 보람차다는 답변을 대신했다. 선교 백주년을 맞은 울릉도에는 백년의 역사를 지켜온 믿음의 후예들 외에도 주민들의 몸과 마음을 보살피며 넉넉한 웃음을 지을 줄 아는 그리스도인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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