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것과 새것의 합일점 찾기

[ 교계 ] 제2회 언더우드 국제심포지엄에 초청된 토마스 그리어 롱 교수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09년 04월 17일(금) 10:14

인류사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다준 디지털 문명은 안락함은 물론 삶의 속도 또한 가속화시켰다. 이렇듯 빠르고 쉼없는 변화의 시대를 지나면서 교회도 예배와 설교를 비롯한 다양한 영역에서 변화할 것을 요청받고 있다.

   
▲ 에모리대학교 석좌교수 토마스 그리어 롱 박사.
에모리대학교 석좌교수인 토마스 그리어 롱(Thomas Grier Long)박사는 "많은 교회들이 변화와 성장을 두려워하고 문을 닫고 있다"고 진단하며 "교회가 전통과 혁신 사이에서 제3의 길을 찾아낼 수 있다"고 제언한다. 본질을 잃지 않는 일과 새로운 것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는 일 모두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오는 26일 오후 4시 30분 새문안교회(이수영목사 시무)에서는 제2회 언더우드 국제심포지엄이 열린다. '설교자들을 위한 설교자'로 불리우는 토마스교수가 방한해 '변화하는 시대 속의 예배'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종교개혁 이후 기독교는 구교와 신교로 분리되고 각기 다른 색깔로 변화하면서 성장을 거듭해 오늘날의 형태에 이르렀다. 개신교는 루터의 이신칭의론을 기반으로 개인의 신앙고백을 강조하면서 점차 자유롭고 열려있는 예배형태로 변화해왔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예전(禮典, Liturgy)의 요소가 약화되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토마스교수는 "많은 개신교인들이 가톨릭과 정교회만이 성스런 형태의 예배형식인 예전을 가지고 있고 개신교는 그렇지 않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러한 대중적인 인식과는 달리 개신교회 역시 풍부하고 복합적인 예배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다만 이러한 전통들이 사라져가고 있을 뿐이다. 토마스교수는 "심지어 칼빈도 고대 교부들에게서 예배 형식의 영감을 얻었다"고 설명한다. 나아가 교회력, 공동예배모범, 나눔의 기도 등 여러 전통의 예배에 존재하는 공통적 요소들에서 "거대한 예전적 유산과 에큐메니칼 운동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는 '옛것들(Someting Old)'과 '새것들(Something New)' 사이에서의 합일점을 찾고자 한다. 이에 예배의 본질적 요소인 '옛것들'을 고수할 것을 강조하면서도 변화해야 할 필요가 있는 예배의 측면들에 대해서는 과감한 혁신을 요구한다. 구체적으로는 △예배의 극적인 요소 회복 △음악적으로 좀더 폭넓어질 것 △예배의 활력이 교역자와 제단 중심에서 회중에게로 이동 △예배에 있어 실질적인 물리적 공간에 좀더 관심을 기울일 것 △하나님의 임재를 생생하게 경험하도록 할 것 등을 제안한다.

현 세대의 가장 중요한 문화적 특징을 "서로 이름을 부르며 반갑게 인사하고 개인적인 필요를 알고 도움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친근감을 표현하는 것"으로 분석하는 토마스교수는 예배당을 새신자에게 친근한 장소로 만들 것을 주문한다. 이전 세대들은 '나는 여기서 환영받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았지만 이는 현대인들에게 자연스러운 생각이라는 분석이다. 이와같이 '옛것들'과 '새것들'을 적절히 조율할 때 "우리의 예배는 더욱 더 창의적이고 즐거우며 신실한 것이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예배의 변화에 대한 가능성을 조망하는 1차 강연회에 이어 오는 27일 오후 2시에는 동일한 장소에서 '변화하는 문화에 대응하는 설교'를 주제로 목회자 대상 공개강좌가 열린다. 4복음서 본문으로 설교문안을 작성하는 워크숍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토마스교수는 27일 오전 9시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28일 오전 10시 장신대, 29일 오전 9시 횃불트리니티신대에서도 각각 강연을 갖는다.

한편 새문안교회는 언더우드를 배출한 뉴브런스윅신학교와 공동으로 언더우드기념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20여 언더우드자매교회들이 이 일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지난해 제1회 언더우드 국제심포지엄에는 풀러신학교 총장 리처드 마우박사가 방한한 바 있다. 뉴브런스윅신학교는 2백25주년을 맞이해 27일 오후 5시 30분에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언더우드의 밤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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