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오란 물결로 소리없이 배가성장

[ 한 영혼 살리기 프로젝트 ] '노란손수건'으로 부흥한 대전서노회 평화교회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09년 03월 27일(금) 10:35


   
▲ "노란색은 전도대상자, 초록색은 남자성도, 빨간색은 여자성도." 전도대상자가 많을수록 교회는 노란 물결로 가득차게 된다.

봄내음이 물씬한 노∼오란 개나리의 향연에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도 기지개를 편다. 새생명을 색깔로 표현한다면 아마도 가장 근접한 것이 노란색일 것이다. 개나리 뿐만 아니라 병아리, 유치원 버스는 물론 군대에서도 자대배치를 받은 신병에게 노란 견장을 달아준다. 모른다고 무작정 혼내면 안되고 잘 가르쳐야 한다는 의미가 깃들여있다.

6월을 전후해 대전서노회 평화교회(정진모목사 시무)는 온통 노란색으로 물들여진다. 교회 외관은 물론 성도들의 마음도 영혼구원을 향한 노란빛으로 물들여진다. '노란손수건 Day' 때문이다. 묵은 해를 떠나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12월 31일 송구영신예배의 시간, 대개 새해소망을 담은 서원헌금을 함께 준비한다. 정진모목사는 "새해의 소망이 대부분 자신의 축복을 구하는 제목들로 영혼구원에 관심이 많지 않은
   
▲ '노란손수건 Day 전도법'을 책으로 펴낸 정진모목사.
것이 사실"이라며 이러한 연유에서 "송구영신때 전도대상자를 작정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3월에 노란손수건 Day를 공식적으로 선포하고 6월까지 3개월동안 새생명을 잉태하도록 한다. 출산예정일은 6월이다. 학생들의 중간 학기말고사도 피하고 후반부에는 양육에 초점을 맞춰 다음해 봄에 세례를 받을 수 있도록 짜여진 일정은 3년간의 임상실험을 통해 나온 결과물. 2003년도까지 50여 명에 불과했던 교회는 노란손수건을 통해 5백 명으로 성장하는 쾌거를 이뤘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말처럼 오히려 소리없이 배가성장을 이룬 것이다.

충남 계룡시 엄사면 엄사리에 위치한 교회는 영적전쟁이 필수적인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과거 양도천 전도관이라는 이단이 성행했던 지역으로 삼군 사령부가 들어온 후 지역이 도시화되면서 그나마 교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새로운 도시가 형성되면서 아파트 단지들이 조성되고 있는 이곳은 90%가 유입인구로 지역의 원주민은 10%도 채 안된다. 2006년도까지만 해도 시골마을 중심이던 교회의 연령층도 덩달아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계룡산은 현재도 3백여 종파의 무속인들의 활동무대다. 이때문에 평화교회의 '노란손수건 Day' 일정에는 자연스레 기도가 강조된다. 각 기관별로 요일을 나눠서 '릴레이기도'를 펼치고 결전의 날을 앞두고 세이래 특별새벽기도회를 열어 기도를 통해 먼저 승리의 고지를 점령하도록 한다.

한가지 독특한 점은 3차에 걸쳐 전도대상자를 작정한다는 것이다. 일단 1차에는 가족 친척 친구 이웃 중 각각 2명씩 8명을 작정한다. 정 목사는 "그냥 무작정 써내라고 강요하기 보다는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세히 설명한다"고 밝혔다. 2차 작정시에는 4명으로 추린다. 상황에 따라서는 멤버교체가 이뤄질 수도 있다. 3차에는 2명으로 정말로 가능성이 있는 전도대상자로 압축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최종 2명의 실제적인 전도대상자들을 확정하고 교회 내 가장 눈에 띄는 장소에 상황판을 게시하게 된다. 그런데 상황판을 구성하는 원리가 흥미롭다. 기존성도의 손수건 아래 해당하는 전도대상자의 손수건을 매다는 형식으로 상황판 모양은 창의적으로 응용가능하다. 색색의 손수건 대열로 하나님을 뜻하는 영단어 'God'을 만들수도 있다. 노란손수건이 새신자라면 남자성도는 초록색, 여자성도는 빨간색을 사용한다. 결국 전도대상자가 많아질수록 노란물결도 풍성해지게 된다.

   
▲ 지난해 6월 1일 열린 '노란손수건 Day' 모습.

노란손수건의 이야기는 유명하다. 미국의 빙고라는 사람이 죄를 짓고 감옥에서 복역후 집으로 돌아갈때 아내에게 "용서할 마음이 있으면 노란손수건을 매달아달라"고 서신을 보냈다고 한다. 아니면 그냥 지나치겠다는 것이었는데 수백개의 노란손수건이 물결치고 있었다는 것. 정진모목사는 빙고라는 청년은 주님을 모르고 지내는 휴면성도와도 같다고 말한다.

이러한 휴면성도들을 구원하기 위한 3백만 성도운동이 한창이다. 정진모목사는 취지가 정말 좋다고 동의하면서도 "캠페인은 벌였는데 실제 방법은 가르쳐주지 않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전진대회 이후 교회들은 무엇을 해야하는지 모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도 우왕좌왕하는 것은 왜일까. 정 목사는 교회 지도자들에게 "좋은 방법은 많이 있으나 중요한 것은 적용이다"며 "너무 많은 세미나를 좇아다니지 말고 한가지만 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노란손수건 전도법만의 장점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보편성'이다. 한두명의 전도왕을 배출하는 것 보다는 온교인들이 1년에 한두번이라도 합심해 전도하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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