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목회 동반자 '장로님들'

[ 디아스포라리포트 ] '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편… <4>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9년 03월 04일(수) 11:45
   
▲ 북한 원산에서 고기잡이배를 타고 어업 체험을 하고 있는 필자. 교회의 당회원들은 모든 선교의 순간마다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한국교회의 현실은 잘 모르지만 이민교회와 한국의 모교회의 당회의 모습은 많이 다른 것 같다. 30대 초반에 단 한번의 목회 경험도 없이 CCC에서 학생 전도만 하던 사람을 담임목사로 맞았던 장로님들의 마음을 이제는 알 것 같다. 아마 염려가 많았던 것 같다. 과연 목회를 잘 감당할 것인가? 교회는 부흥될 것인가? 그 당시에 아버님 같고, 삼촌같고, 형님이라 해도 아주 큰 형님 같은 분들을 모시고 목회를 한다는 것이 내게도 심적으로 쉽지 않은 부담이었다.
 
철저한 장로교 신앙으로 아주 보수적인 장로님들이 대부분이셨다. 젊어서부터 교회를 일평생 섬기셨던 귀한 장로님들이셨다. 지금 현재 장로님들은 그 분들에 비하면 훨씬 젊은 분들이시지만, 그 당시에는 이민 사회도 잘 모르고 이민 교회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기에 장로님들의 입장에서는 나 같은 햇병아리 목사를 담임목사로 세우고 섬긴다는 것이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 왔을 것이다.
 
그런데 지난 20여 년을 돌아보면 우리교회 장로님들은 나에겐 정말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천사들이었다. 평생 교회를 섬겼던 분들이시기에 내 목회가 좌로 우로 치우치지 않도록 잘 붙잡아 주셨던 것 같다. 격려도 많이 해주셨고, 때로는 개인적인 충고도 아끼지 않으셨고, 진심으로 기도해 주신 분들이다.
 
그러면에서 보면 이민교회라고 특별한 것 같지는 않다. 그 분들은 어린 목회자인 나를 잘 길러 주셨고, 그래서 하나님의 은혜로 자라난 나라는 목회자는 또 다시 교회를 잘 섬기게 되었고, 그래서 이제는 나보다 어린 목사 장로 권사 안수 집사도 나오게 되었으니 이런 아름다운 신앙과 교회 생활이 계속 계승되는 것이 참된 교회가 아닌가 싶다.
 
그렇게 교회를 잘 섬겨 주시고 목회자를 길러 주시던 장로님들은 지금 대부분 은퇴후 선교사로 나가 중국 과기대에서 교수로(현재 우리교회 파송 연변 과기대 선교사 5가정) 봉사하고 계시며, 북한의 형제들을 섬기면서 10여 년을 북한 땅에서 고아들과 노인들을 돌보는 선교사도 두 분 계신다.
 
그런가하면 이제 완공되어 가는 새성전(2천석 규모, 5천 성도 준비) 건축과정에 깊이 참여 하시면서 은퇴 후에도 은퇴를 반납하시고 문자 그대로 'retire'(타이어만 바꾸어 달고 달림) 하신 분들이시다.
 
지금은 당회도 3~4번 세대교체 된 것 같다. 그러나 이렇게 훌륭한 초대 장로님들의 헌신적인 사역의 모범을 보면서 성숙한 분들이 다시 장로가 되고 당회를 하면서 교회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이제는 원로 장로님들의 사랑의 빚을 갚는 의미에서 목회자인 내가 좋은 교회 좋은 장로 제직들을 키워내야할 사명이 있건만, 갈수록 나의 부족함을 탄식하게 되고 진정한 목회라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이제 마지막 남아있는 나의 목회를 통해서 해야 할 우선적인 과제는 교회의 일꾼들을 바로 세우는 것이라는 책임을 통감한다. 장로 한 사람이 얼마나 귀중하며, 당회가 모범을 보인다는 것이 교회 성장의 생명이라는 것을 은퇴하신 초대 장로님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뒤돌아 보면서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제법 많아진 교회 식구들,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새로운 젊은 세대들, 영어권 자녀들과 러시아권 식구들, 인도 사람들, 일본 사람들까지 이제는 우리교회가 책임져야 할 이민교회의 몫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함께해 주신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께서 이제 더 큰 일을 이루실 줄 믿는다.
 
원로 목사님과 원로 장로님들처럼 순종하기만 한다면 하나님께서는 우리교회를 통해 더 큰일을 행하실 것이다.

임 현 수
토론토 큰빛교회 목사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