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도 믿고 진료도 받고 "사와디 캅~"

[ 아름다운세상 ] 한마음태국인교회에 싹트는 새문안교회 의료선교부의 사랑

정보미 기자 jbm@pckworld.com
2009년 03월 03일(화) 19:48

   
▲ 의료진료를 마친 새문안교회 의료선교부와 한마음태국인교회 성도들이 예수님에 대한 사랑의 표시로 '하트'를 그리고 있다. /사진 정보미기자
【동두천=정보미기자】 얼마나 달렸을까. 도심을 뚫고 지나간 버스 차창밖으로 마른 논과 밭이 펼쳐졌다. 험준한 산줄기가 시야에 나타났다 없어졌다를 반복하며 다다른 곳, 거기엔 작은 아시아가 있었다.

전국 방방곡곡에 태극기가 휘날리던 지난 1일, 동두천 광암동 한마음태국인교회(신재명목사)는 손님맞이 준비로 분주했다. 매달 한 번 이곳을 찾는 '하얀 가운'의 손님들이 방문하는 날이기 때문.

"사와디 캅." "쭈무리업 쑤어~."(태국어ㆍ캄보디아어 인사말)

이날의 주인공인 새문안교회(이수영목사) 의료선교부가 도착하자 한국어 인사 외에도 낯선 언어들이 밝은 음색으로 들려왔다. 그리고 교회안은 순식간에 태국인과 캄보디아인 1백여 명으로 발디딜 틈 없이 가득찼다.

새문안교회 의료선교부는 지난 2003년 2월 이곳을 처음 방문한 뒤 매달 1회씩, 한번도 빠짐없이 의료사역을 감당해 왔다. 또한 한 달에 두번, 교회 내에서도 외국인노동자들을 위한 무료진료를 실시하며 해외의료선교도 매년 두차례 진행하고 있다. 국내의료선교는 이미 1970년대부터 감당해 왔다. 때문에 외국인노동자들 사이에서 존재한다는 '구명처' 족보엔 새문안교회의 전화번호도 함께 적혀있다.

   
▲ 진료를 받기 위해 줄서서 기다리고 있는 한마음태국인교회 성도들.
이날은 특히 전문 의료장비가 탑재된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사랑의 이동클리닉' 차량이 지원돼 기존 행하던 정형외과, 내과, 치과, 한방 외에도 산부인과, 안과 등의 진료가 병행됐다. 교회 내부도 수많은 약재와 전문 기구들로 제법 병원과 같은 모양새를 갖췄다.

접수 부터 해당 과의 진료를 마친 외국인들은 의사가 적어준 처방전을 들고 한 켠에 차려진 약국에서 필요한 약을 타갔다. 대학생 및 선교사들도 통역 도우미로 총 동원됐고, 태국인들의 쉼터로 이용되고 있는 교회 건물 2층에서는 새문안교회 이미용봉사팀의 손길로 저마다 헤어스타일이 멋지게 탈바꿈 됐다. 모두다 손발이 척척, 하루이틀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캄보디아에서 3개월 전에 왔다는 롱 씨는 "성경을 배운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교회와서 치료도 받고 예수님도 알게 되서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태국에서 온 핌 씨도 "비싼 진료비 걱정으로 병원에 가기 겁이 났는데 무료로 진료해 줘서 고맙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마음태국인교회는 동두천 및 양주, 포천 등지에서 일하는 외국인근로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1997년 평강교회 내에 마련된 외국인전도부가 모태이다. 하지만 최근 캄보디아에서 건너 온 외국인노동자들이 대거 유입되며 교회에도 캄보디아인 성도들이 늘기 시작했다.

신 목사는 "원래 태국과 캄보디아는 문화유산 문제로 국경에서 끊임없는 분쟁이 일고 있는 견원지간 국가"라고 소개한 뒤,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리스도인으로서 한 형제 자매로 거듭나고 있다"고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초기엔 10~15명 정도의 태국인들 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새문안교회 의료팀 덕분에 진료를 받으러 왔다가 예수님을 영접하게 되는 경우가 점점 많아졌죠. 의사라는 상류층 직업인들이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하나님께로 마음 문을 열고 있어요."

담임 신재명목사의 설명이다. '저렇게 높은 사람들도 믿는 종교인데…'라는 인식이 태국인교회의 부흥을 이끌고 있는 것. 의료선교부의 방문 자체가 그들에게 큰 도전이 됐다. 그 뿐 아니다. 친절한 설명과 섬세한 진찰, 약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는 의료팀의 따뜻한 마음이 '사랑'이란 이름으로 녹아들고 있었다.

의료선교부장 최천식 안수집사(강북삼성병원 신경외과)는 "각계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의사 간호사 약사 부원들이 교회나 선교지에 가서 끼니도 챙기지 못한 채 구슬땀을 흘리며 봉사하는 모습을 보면 같은 의사로서도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받는다"면서 휴일도 반납하고 봉사하는 이유를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로 맡겨진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새문안교회 의료선교부의 헌신어린 사랑속에서 동두천에는 지금, 국경을 초월한 사랑이 싹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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