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해 '우리 땅에 왜 왔니' 창작뮤지컬 공연

[ 교계 ] 25명 어린이 단원, 뮤지컬스타 꿈 열망 키워

정보미 기자 jbm@pckworld.com
2009년 03월 03일(화) 18:41

   
▲ 어린이뮤지컬극단 기쁨해의 두번째 공연 '우리 집에 왜 왔니?'. /사진 정보미기자
"우리는 지켜야 할 것을 지킨 것 뿐이에요. 아저씨들 앞으로 남의 땅 탐내지 말고 서로 으르렁대지 않기로 해요."

때로는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더 지혜로울 때가 있다. 지난 2월 27~28일 연동교회(이성희목사 시무) 열림홀에서 열린 기쁨해(단장:조영민) 어린이 단원들의 '우리 땅에 왜 왔니?' 뮤지컬이 그랬다.

평균 10세의 어린 관객들은 독도를 비유한 '환상의 섬'을 쟁탈하려는 일본군들의 음모에 처음에는 야유를 보냈다가, 함께 밝은 세상을 만들자며 화해하자 박수와 환호성을 보냈다. 현실에서는 한국과 일본, 독도를 가운데 놓고 벌어지는 양국의 긴장관계 속에서 전혀 기대할 수 없었던 해피엔딩이 극에서는 진행되고 있었다.

이야기는 수학여행을 떠난 한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섬을 돌아보겠다며 직접 배를 운전하다가, 풍랑에 휩싸여 '환상의 섬'으로 떠내려가게 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섬에 들어오는 배는 일주일에 한번 뿐, 사고뭉치 악동들은 꼼짝없이 7일간은 섬 안에 갇혀 지내게 된다.

그 안에서 지능은 약간 모자라지만 순박한 시골아이 복실이를 만나게 되고, 섬을 빼앗으려고 침략한 일본 군사들과 댄스 배틀로 승부 겨루기를 한다. 결국 복실이의 뜻밖의 활약으로 한국 어린이들이 승리를 거두지만 일본군들은 승부에 불복하며 음모를 꾸민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어린이 눈높이로 만들어진 뮤지컬은 우리나라 고유 무술 태권도로 일본군을 무찌르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하지만 극은 한쪽의 승부로만 치우쳐 끝나지 않는다. 뮤지컬 주인공들은 서로 손을 맞잡고 지난 과거를 용서한다.

직접 각본을 쓰고 단원들을 지도한 기쁨해 단장 조영민전도사(사랑의교회)는 "역사의식은 어렸을 때부터 바르게 키워줘야 한다"면서 "작년부터 다시 이슈화 되고 있는 독도문제를 아동들의 시각에서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뮤지컬화 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어린이 뮤지컬극단 기쁨해는 장신대 교회음악과 출신인 조 전도사를 중심으로 지난 2007년 10월 창단됐다. 초등학생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 총 25명의 단원이 활동한다. 매주 토요일 오후 서울 신당동에 있는 연습실에서 수업이 진행되는데, 학부모들 사이에 소문이 퍼지며 성남이나 안성에서 부터 배우러 오는 학생들도 생겨났다. 기쁨해의 창단 목적은 단 하나, 학업과 부모님 잔소리에 지친 어린이들이 잠시나마 해방될 수 있는 창구가 되는 것이다.

연기, 춤, 노래 등 각 분야 전문 교사들의 지도 하에 기쁨해는 벌써 2기를 배출했다. 이번 '우리 땅에 왜 왔니' 작품은 그들의 졸업작품인 셈. 작년 3월 1일에는 1기 단원들을 주인공으로 스타를 꿈꾸는 아이들의 열망을 그린 '뮤지컬스타'를 공연했다. 또 지난 여름에는 강원도 인제 가리산분교를 찾아 문화생활을 접하기 어려운 지역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문화캠프를 갖기도 했다.

기회가 되면 올 여름엔 미국 교민들에게도 독도 문제를 알리기 위해 한인교회에서 공연하고 싶다는 조 전도사. "청소년들이 아닌 어린이들 만의 신(新) 놀이문화예요. 기쁨해 활동을 통해 어디가서든 칭찬받고 자신감 넘치는 21세기 인재들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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