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영적 해상력

[ 논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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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2월 04일(수) 16:56

송재식 /서림교회 목사


저마다 자기세계 혹은 자기관념이 있다. 사람은 자기 세계관만큼 살다가 떠나는 것 같다. 앞서가는 사람들은 남이 볼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미리 내다보고 사는 예언자적 세계관을 지니고 있다. 반면에 늘 뒤져있는 사람들을 보면 남들이 이미 걸어간 그 길을 흉내를 내며 따라간다.

예부터 그리스도인들은 시대의 징조와 역사의 미래를 예리하게 전망하며 새로운 대안을 내 놓았던 사람들이다. 일반인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미리 내다보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쉽게 주저앉거나 포기하는 일이 없었다. 우주만상과 역사를 통치하시는 하나님을 믿는 믿음의 시각(해상력)을 가지고 살기 때문이다.

백성들이 낙담과 좌절 속에 희망이 없다고 할 때마다 그리스도인들은 언제나 좌절 저 너머의 소망을 제시하곤 했다. 오늘날 '세계 경제의 대란'이라는 위기를 맞이한 백성들이 우왕좌왕하며 한숨을 짓고 있다. 이러할수록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경제공황을 뛰어넘는 새로운 대안과 패러다임을 내놓을 때라고 사료된다.
우리는 구약의 선지자들과 신약의 사도들의 예리한 통찰의 영적해상력을 잘 알고 있다. 백성들을 압도하고 이끄는 대단했던 세계가 그들 속에 있었다. 그들은 똑같은 사건을 해석할 때도 여타한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해석을 하였다.

다니엘을 보라. 당대 최강국의 왕 느브갓네살의 꿈을 해석할 때 깊고도 은밀한 일을 나타내시는 창조주 하나님의 세계를 내다보았다. 하나님은 다니엘의 민감한 영적 안테나를 통하여 당신의 계시(뜻)를 보여주신 것이다. 아무도 감지할 수 없는 세계를 감지할 수 있고 아무도 해석할 수 없는 은밀한 뜻을 해석해 내는 능력, 이것을 가리켜 필자는 '영적 해상력'이라고 표현한다.

마치 멀리 있는 사물이나 사람을 정확히 볼 수 없을 때 망원경을 통해서 더욱 정확히 볼 수 있는 것처럼 하나님의 사람들에게는 일반인들이 볼 수 없는 믿음의 망원경, 영적인 망원경을 지니고 내다본다는 것이다.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 교회와 민족을 향하신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를 볼 수 있는 선지자적인 그리스도인들이 필요한 시대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시대의 위기는 '경제위기'가 아니라 '영적해상력'을 잃어버린 '교회의 위기'라고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보통 '요나'를 가리켜 소선지자 중의 소선지자라고 말한다. 어떻게 보면 실패한 선지자의 한 사람일 것이다. '니느웨'로 가라는 하나님의 지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까닭에 '다시스'로 향했던 그가 아니었던가! 영적해상력이 바닥난 요나는 다시스로 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해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오늘 우리는 이 시대를 어떻게 진단하고 해석할 수 있는가? 과연 대(大) 선지들과 대 사도들이 지녔던 천재적인 영적 혜안(해상력)을 가지고 사는 것인가? 요즈음 우리 주변에는 정말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창피한 일들이 교계 안에서 일어나고 있다. 하나님께서 보여주지도 않은 것을 가지고 하나님께서 보여주셨다고 웅변을 토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이다.

하나님께서 노회 정치나 총회 정치를 하라고 자신을 이 땅에 보내신 것처럼 힘주어 외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니 그것이 그들의 영적해상력에 잡힌 세계인지 묻고 싶을 때가 있다.

역사적으로 영적해상력의 대가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절대로 하나님을 앞서가는 적이 없다. 막힘이 올 때마다 하나님께 물어보고 출발한다. 하나님께서 보여주시기 전에는 절대로 시작하거나 서두르는 법이 없다. 그렇다고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거나 주저앉는 일이 없다. 막힘과 혼란 속에서도 하나님의 심오한 뜻을 찾아서 백성들의 나아갈 길을 제시해 주곤 하였다.

지금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경제적 위기의 시대'를 정확히 진단하여 '진정한 위기가 무엇인지'를 해석해 내고 미래 시대의 대안을 설명할 줄 아는 영적해상력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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