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길 닿는 곳에 하나님 사랑이"

[ 인터뷰 ] 독일국가공인 플로리스트 박에스터 씨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08년 12월 29일(월) 20:18

   
독일국가공인 플로리스트 박에스터 씨는 실용적이고 포근한 스타일을 선보인다.                                      사진/임성국기자
'독일국가공인 플로리스트'라는 명함을 가진 박에스터 씨(나들목교회)는 소박하면서도 실용적이고 포근한 '인테리어'를 선보이는 스타일리스트로 명성을 쌓고 있다.

일을 시작한지는 이제 5년 남짓. 그러나 박 씨는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쌓은 경험을 도태로 타고난 감각과 노렴함으로 교회 장식과 카페ㆍ홈 데코레이션, 실내장식, 공연무대 장식에서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가 주목받는 이유는 특별한 달란트를 이웃과 나눌 수 있는 따뜻한 마음 때문이다. 출석하는 교회에서 인테리어 팀장으로도 활약하는 그는 지난 11월 28일 2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2박3일 소록도 지역의 5개 교회를 방문했다.

그 곳은 한센병 환우들이 예배를 드리는 곳이다. 소외된 이웃들이 성탄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어서였다.

"3일 동안 4시간 밖에 못잤지만 참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라는 박 씨는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아름답게 보여질 수 있을까 이리저리 고심했지만 정작 그분들은 전구 불빛에만 관심을 쏟는 것 같아 섭섭했다"고 털어놓았다.

한센병 환우들은 병이 깊어 갈수록 시력이 약해져서 '반짝'거리는 불빛에 감각적으로 반응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이내 "내년에도 갈 것"이라고 했다. "나눌 수 있는 것이 좋아서"고 "작은 것에도 기뻐하는 분들이 고마워서"다.

그리고 화려한 결과만으로 평가받아야 하는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에 회의를 느낄 무렵 그들을 통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화려하게 보여지는 것만으로 평가받는 것에 대해 회의가 들기도 했다"는 박 씨는 "늘 만족하지 못해서 힘들었지만 작은 것에 감사하며 손과 발이 점점 닳아가고 있는 한센병 한우들이 '이 몸이라도 주가 쓰신다면'이라고 신앙을 고백하는 믿음을 보고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하나님께서 나를 이곳에 보내시고 특별한 달란트를 주셨는지 다시 알게 됐다"는 박 씨. 작은 소품 하나에도 그의 손길이 스쳐가면 왜 그토록 따스함이 느껴지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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