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깨우는 교회

[ 논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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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03일(수) 16:42

이 승 영 / 목사ㆍ새벽교회

우리에게 애국가 다음으로 친근한 노래가 바로 '학교종이 땡땡땡'이라는 노래다. 멜로디만 들어도 선생님의 풍금소리에 맞춰 노래를 부르던 어린 시절이 떠올라 우리 모두에게 동심을 느끼게 한다.

해방 직후 우리 손으로 처음 만든 초등학교 교과서 1학년 음악책에 수록되었던 이 곡은 지금도 그대로 실려 있다. 이 노래의 작사, 작곡자는 2005년 1백1세로 소천한 김메리 할머니. 구한말, 명문가의 규수로 결혼하기 싫어 만주로 도망쳐, 이화학당을 졸업한 뒤 장학생으로 미국 유학을 떠나 전공이었던 영문학 대신 음악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이화여전 음악과장을 하다가 과장 자리를 박차고 다시 미국으로 떠나 화학과 미생물학 석사가 되었고, 49세부터 미국 병원 실험실에서 임상병리사로 일했다. 정년퇴직 후에는 70세가 넘은 나이에 평화봉사단이 되어 아프리카로 떠났고, 80세에는 서예를 새로 배워 전시회를 열었으며, 교회학교에서 한국인 어린이들의 교사로 일한 분이다.

평생을 나이와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주어진 운명을 굳세게 개척해 나가며 항상 새로운 삶을 살아오신 김메리 할머니의 이런 젊고 강건한 힘은 어디에서 나왔겠는가? 그것은 바로 예수님을 믿는 신앙의 힘이다. 그 분이 쓰신 노래의 가사처럼 '땡땡땡' 들려오는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살아오셨기 때문이다.

지정학적으로 볼 때 우리는 중국과 일본, 그리고 러시아에 둘러싸여 있다. 늘 지진으로 시달리고 있는 섬나라 일본은 언제나 대륙을 향해 진출하려고 했고, 러시아는 해양을 향해 남쪽으로 내려오려고 했다. 중국은 항상 형님 내지 군주로 대접받기를 원하고 있다.

이제는 지중해와 대서양, 태평양 시대를 지나 특히 신(新) 태평양 시대다. 미국을 위시해 우리 주변의 이 세 나라가 더욱 세계를 주도해 나갈 것이다. 당연히 세계의 시선이 여기에 모이고, 역사의 초점이 이곳에 모여질 것이다. 우리는 땅이 넓거나, 풍부한 자원이 있는 나라가 아니다. 또한 단점도 많은 나라다. 우리 민족이 나아 갈 역사의 방향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과거의 종교와 습성에만 머무르려 한다면 시련의 역사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21세기의 문턱에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기회를 놓치지 않고, 복음을 통하여 통일 시대를 펼친다면, 우리 민족이 바로 평화의 주역이 되지 않겠는가.

새로운 해가 떠오르는 1월 1일 0시, 우리 새벽교회에서는 해마다 모든 성도들이 모여 송구영신예배를 드리면서 교회 첨탑에 달려있는 종을 울린다. 차디찬 공기와 단절의 벽을 뚫고 천천히 울려 퍼지는 종소리….

어떠한 장벽 안에 갇혀있다 해도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 있다 해도 그 종소리를 듣는 우리들에게 그 소리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평화의 종소리요, 희망의 종소리다.

그 분은 우리에게 평강을 주시기를 원하는 분이므로 그 소리를 통해 평화와 희망이 열리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하늘에서 온 생명이고, 예수 생명이다. 이 생명만이 우리를 살리는 것이고 우리가 갖는 희망이며 21세기에 우리 한국이 세계 평화를 끌고 갈 수 있는 힘이며 권세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는가?'라는 작품에서 존 던(John Donne)이 쓴 시의 한 구절처럼 그 종은 바로 우리들 자신을 위하여 울린다. 사회적, 경제적으로 어수선한 이 때에, '학교 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선생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는 동요 가사의 의미가 새롭게 들린다. 그 종소리는 우리에게 '깨어 어서 모이자. 하나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평화의 종을 치신다. 깨어 어서 모여, 평화의 사역을 감당하라고 말씀하신다. 평화의 작은 도구로써 쓰임 받기를 원하는 자가 되어지게 하시며, 화평케 하는 사역을 삶의 지표로 삼고, 평화의 행진을 계속하기를 원하시는 것이다.

'내 영광아 깰지어다 비파야, 수금아, 깰지어다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시편 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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