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운동 돌파구는 한국교회?

[ 선교 ] 지역교회 WCC 협력 관심 표명고조, 운동에 대한 이해 시급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08년 12월 02일(화) 17:04
   
▲ 지난 10월 지역교회 목회자 6명이 김삼환총회장과 함께 스위스 제네바의 WCC 본부를 방문했을 때 샘 코비아총무는 지역교회들의 관심이 요청된다고 당부한 바 있다. 사진/장창일차장

서울 에큐메니칼 국제협의회가 '아래로부터의 에큐메니칼 운동'에 대한 시대적 요청을 확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지역교회들이 에큐메니칼 국제기구들과 본격적인 협력을 할 수 있을지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1월 13일부터 3일간 진행된 에큐메니칼 국제협의회에서는 WCC 등 에큐메니칼 기구들이 지역교회와 유리되어 교회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에큐메니칼 기구의 자리보전에만 눈이 멀어 있다는 자성이 터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본보 11월 29일자 보도)
 
이 같은 자성은 WCC 등 국제 에큐메니칼 기구들이 몇몇 대륙으로부터 엄청난 예산을 지원받고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회원교단의 교회들과는 협력이 단절되고 있다는 문제점이 부각되고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WCC 내부에서는 특정 국가 교회의 후원금에 재정의 상당액을 의존하다보니 활동에도 일정부분 제약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형편이다.
 
실제로 WCC 2007년 재정보고서(Financial Report)를 보면 총예산 3천4백75만9백47 스위스 프랑(한화 4백19억여원) 중 83%에 해당하는 2천8백97만30 스위스 프랑(한화 3백49억여원)을 유럽교회가 담당하고 있다. 유럽교회에 이어 북미교회(4백62만8천2백96스위스 프랑), 아시아교회(33만4천7백76스위스 프랑), 아프리카교회(11만5천3백34스위스 프랑)가 뒤를 잇고 있지만 아시아와 아프리카교회들은 지원액의 단위에서부터 큰 차이가 있다. 재정 후원만 두고 본다면 유럽과 북미교회가 WCC의 숨통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원액의 대부분을 일부대륙이 감당하고 있다보니 WCC가 운영하고 있는 3백여개의 프로그램들에도 예산이 골고루 분산되지 못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예산이 특정 프로그램에 편중되는 현상이 점차 뚜렷해지다 보니 '가난한 프로그램'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WCC 내부에서도 개별 지역교회들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케냐 출신으로 1세계의 교회들로부터 많은 견제를 받고 있는 샘 코비아총무는 본교단 김삼환총회장이 WCC 본부를 방문했을 때 동행했던 6개 지역교회 목회자들에게 큰 관심을 보였다. 당시 샘 코비아총무는 "WCC가 운영하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회원교단 교회들이 관심을 가져 준다면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지역교회들과 함께하는 에큐메니칼 운동을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지역교회들이 WCC와 협력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효과적인 협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에큐메니칼 운동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함께 WCC를 정서적으로 멀게 느끼고 있는 풍토를 개선해야 한다. 특히 국내 에큐메니칼 운동의 중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의 협력이 선결되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에큐메니칼 사역을 하고 있는 한 목회자는 "WCC가 지역교회와 협력하는 것이 건강한 운동성을 갖는 데 도움이 된다는데는 이견이 없지만 우선 국내의 지역교회들이 교회협의 활동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에큐메니칼 운동의 뿌리를 키우는 데 선결조건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 지역교회들의 역할론과 국내 에큐메니칼 운동의 활성화에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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