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신뢰도 낙제점

[ 교계 ] 기윤실 여론조사 응답자 절반 가까이 '신뢰 못한다' 응답

정보미 기자 jbm@pckworld.com
2008년 11월 26일(수) 18:25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사장:우창록)에서 전국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가 '신뢰하지 않는다'(48.3%) '보통이다'(33.3%) '신뢰한다'(18.4%)로 나타나 한국 사회에서의 교회 위상 추락이 눈앞에 현실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각계 전문가들은 기독교인의 삶과 교회 운영에 일대 방향 전환이 없다면 한국교회의 미래는 어두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최근 한국교회 신뢰도를 조사해 발표했다. /사진 박성흠
이번 조사에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한 김병연교수(서울대 경제학부, 기윤실 정직신뢰성증진운동 본부장)는 "비기독교인들에게 신뢰를 잃어버렸다는 것은 교회 지도자 및 교인들의 삶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암시한다"면서 "다원주의 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익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일환으로 김 교수는 한국교회 차원에서 교회의 선행을 효과적으로 사회에 알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교회 주의에서 벗어나는 것이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길"이라며 "이번 조사를 교훈삼아 교회는 사회가 바라는 활동들을 감당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똑같은 부도덕한 행위를 해도 그가 개신교인 일때는 '교회 장로라는 사람이…'라며 더욱 분개하는 이유는 '사회와의 소통의 부재'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숙종교수(성균관대 행정학과)는 "유일종교신앙과 복음주의가 강력한 기독교 철학을 비기독교 사회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가 문제"라면서 "강력한 교회 공동체는 내부에는 활기를 가져다 주나 외부에는 배타적이고도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성빈교수(장신대 기독교윤리학)는 "한국교회가 신뢰를 회복하려면 교회 지도자의 자질 향상과 더불어 교회운영의 합리화, 밖으로는 사회적 섬김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한국교회가 신뢰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신앙적인 문제"라면서 "개인적으로는 신앙인다운 삶을, 교회적으로는 교회다움의 회복이 전제되어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반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대상자들이 여론이나 피상적인 소문에 지배를 받아 조사에 임했을 수도 있기 때문에 한국교회가 이 결과에 귀는 기울이되 극단적으로 치우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철영교수(장신대 기독교윤리학)는 "앙케이트 조사의 경우 질문의 이해와 여론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다"면서 "참고할 수는 있으나 심층적 분석 자료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이번 조사 내용을 전적으로 수용해 비관주의에 빠져서는 안된다"면서도 "신학적 도덕적 사회적 측면에서 교회가 그간 들려오는 소리를 외면하지 않았나 조심스럽게 자성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자체적 분석을 통해 결과 내용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한국교회의 선교 2세기 방향을 설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교회가 사회적 신뢰를 얻기 위해 소통의 회복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호감을 가지고 있는 종교'를 묻는 질문에는 불교(31.5%) 가톨릭교(29.8%) 기독교(20.6%) 없음(15.0%) 유교(2.5%) 기타종교(0.6%) 순으로 나타났으며, 개신교회가 신뢰받기 위해 해야 할 사회적 활동으로는 '봉사 및 구제활동'(47.6%)을, 개선해야 할 점 1순위로는 '교인과 교회 지도자들의 언행일치'(42.0%)를, 2순위로는 '재정사용의 투명화'(29.7%)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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