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불신, 과신, 미신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표현모 기자 hmpyo@kidokongbo.com
2008년 11월 06일(목) 14:30

병에 걸렸을 때 병원을 찾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질병의 문제를 하나님께 맡기지 않는다면 그것은 불신의 행동이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 순간 하나님을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병에 걸렸을 때 하나님께 기도하기보다 먼저 병원이나 의사를 생각하는 것은 병원이나 의사에 대한 과신에서 나올 수도 있다. 능력의 한계가 있는 의사를 과신하는 것이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흐릿하게 만들 수 있다. 반대로 병원이나 의사에게 의뢰하지 않고 기도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미신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 개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초자연적 능력을 이용하려는 마음은 믿음을 미신으로 변질시키기 쉽다. 하나님은 의사와 병원을 통해서 병을 고쳐주실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녀들의 교육에도 이것이 적용이 된다. 자녀들의 교육의 문제를 하나님께 맡기는 것이 신앙이다. 사교육에 의존하게 되는 것은 한편으로는 사교육에 대한 과신이며 다른 한편으로 하나님에 대한 불신이다. 이 둘은 함께 따라간다. 요즈음 교회 중고등부의 현실을 보면 그것을 실감한다. 학교에서 중간고사를 보면 그것을 준비하는 학원에 가느라고 주일 예배의 숫자가 꽤 많이 줄어든다고 한다. 신앙이 없는 사람이 그렇게 한다면 당연하겠지만 하나님을 믿는다는 사람이 자녀들을 그렇게 놓아두는 것은 문자 그대로 사교육에 대한 과신이며 하나님에 대한 불신이다. 그들이 아무리 "전능하신 하나님을 믿사오며"라고 신앙고백을 해도 자녀 교육에 대한 태도를 보면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서도 수능시험을 앞에 두고 자녀들의 입시를 위해서 모두가 기도한다. 무엇이든지 하나님께 간구할 수 있으므로 자녀들의 수능 성적을 위해서 입시의 결과를 위해서 얼마든지 기도할 수 있다. 그러나 자녀교육의 문제를 하나님께 의뢰하지 못하고 사교육에 매달리던 사람들이 수능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하나님께 매달리는 것을 보면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라기보다는 미신적인 기도처럼 느껴진다. 정말 하나님을 의지해서 기도하는 사람이라면 사교육 때문에 교회에 빠지게 하는 일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세 가지는 우리 삶에서 순간순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들 때문에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믿음이 조금씩 훼손을 당하는 것 같다. 정말 하나님을 믿는가? 예배 드리러 올 때는 하나님을 믿지만 일상의 삶에서는 하나님을 무시하고 있지는 않는가? 일상의 삶에서는 하나님 아닌 것을 하나님보다 더 과신하고 있지는 않는가? 하나님을 믿는다면서 하나님을 신뢰하기보다는 하나님을 내 소원을 이루는 도구 정도로 미신화시키지는 않는가?

방 선 기
기윤실 이사ㆍ직장사역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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