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기는 리더를 세우는 기독교적 인성교육

[ 교계 ] 제31회 기독교학교 공개 및 교육연구 발표회 발제중에서

이수진 기자 sjlee@kidokongbo.com
2008년 10월 29일(수) 00:00

문 시 영 교수
/남서울대학교 교목실장

 1. 왜 섬기는 리더인가?
'섬기는 리더'(Servant Leade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리더십 이론에서, 사회봉사를 위한 논의에서 '섬김'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섬김'의 재발견이자 재조명이라 하는 것이 옳다. 섬김의 가치와 중요성은 이미 예수 그리스도의 삶에서 분명하게 구현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오늘의 시대에 어떻게 적용하고 실천할 것인가의 현대적 응용의 문제가 남은 셈이다.

'섬김'이란 단지 리더십 이론이나 사회봉사를 위한 슬로건으로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인간됨과 인격 다시 말해 인성의 문제이다. '섬김'이란 인간의 변화를 목적으로 삼는 것이며,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섬김'의 실천은 삶의 변화와 사회의 변화를 의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공교육의 현장에서, 섬김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그리 녹록하지 않다. 교육과정과 제도자체가 섬김보다 경쟁을, 인성보다 지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시민사회는 학교교육을 통한 학원복음화를 노골적으로 문제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의 주되신 예수 그리스도와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초청하여 삶을 변화시키고자하는 노력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교육선교 혹은 학원복음화의 핵심가치이다.

그렇다면, 인성교육이라는 말 앞에 붙이는 '기독교'라는 수식어는 무엇을 담고 있는가? 그것은 기독교학교가 감당해야 할 사명이요, 열방을 품으시는 '부모의 마음'을 학교현장에서 구현하려는 노력이라 정의하고 싶다. 그것은 진정한 인간회복을 위한 인간됨의 교육이요, 복음화를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는다.

2. 섬기는 리더 세우기, 기독교학교의 정체성이다.
'섬기는 리더'에 대한 한국적 관심은 경영학자들과 리더십이론가들에 의해 세련된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이 개념이 처음 소개된 것은 경영학자 그린리프(R. Greenleaf)가 1970년대에 제시한 리더십 이론에서 볼 수 있다. 이것은 기업경영에서 구성원들이 공동의 목표를 이루어 가는데 있어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치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도와주는 리더십을 말하는 개념이었다.

그러나 '섬김'이라는 것은 경영기법이나 리더십 개념으로 축소되기보다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재조명되어야 하고 기독교학교의 정체성과 연관되어야 한다. 섬김이란 기독교적인 것이요, 그 정체성의 근거 자체가 복음에 있기 때문이다. 경쟁에 집착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섬기는 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요구로서 처세술이나 명상의 말씀으로 주신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할 사명으로 주셨다는 뜻이다.

따라서 '섬기는 리더'를 말하는 것은 시대적 유행을 따라 사회봉사 강조의 수단으로 전락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기독교의 본질에서 우러난 것이기 때문이다. '섬김'은 리더십의 기독교적 브랜드이기를 넘어 구원을 위한 섬김을 보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섬김을 말할 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빼놓아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3. 섬기는 리더를 세우기 위하여
섬기는 리더를 세우는 일은 기독교적 인성교육의 핵심이요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 복음의 사람을 육성하는 것과 동의어라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섬기는 리더를 세우기 위한 몇 가지 과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가치관이 정립되어야 한다. 섬기는 리더에 대한 바른 인식이 있어야 기독교적 인성교육의 바람직한 실천이 가능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학교경영의 CEO와 학원선교의 책임부서인 교목실에 분명한 사명의식이 세워져야 한다. 특히 기독교학교에서 CEO의 학원복음화를 위한 관심과 지원은 기독교적 인성교육의 방향타가 될 것이며, 교육선교 공동체를 목회적 마인드로 배려하고 이끌어 가는 교목실의 영적 리더십은 기독교적 인성교육의 핵심에너지가 될 것이다.

둘째, 공동체적 사명의식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학교의 규모가 커지고 역사가 오래될수록 채플과 각종 예배를 비롯한 선교적 노력이 희석되는 경우들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교직원들이 선교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생각과 학교당국의 정책 사이에 나타나는 방법론적 차이를 이유로 선교에 냉소적인 경우도 있고 학교교육과 신앙교육에 관한 이분법을 말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공교육에 관한 시민사회의 요구라는 명분으로 기독교학교에서의 신앙교육에 회의적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학교에서는 교육을, 선교는 교회에서'라는 이분법이 그것이다. 본질에 있어서 학원복음화 그 자체에 대한 사명의식을 포기하는 것은 기독교학교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시민사회를 맞이한 기독교학교에 가장 먼저 요구되는 것은 방법론적 논란이 아니라 바로 이것, 선교적 사명의식이다.

셋째, 교육예산의 확대가 필요하다. 교육수요자인 학생들의 트렌드와 특성에 적중하는 방법론이 적용되어야 하며 행정 및 예산상의 지원이 필요하다. 아울러, 교목실의 치밀한 선교전략이 필요하다. 공연채플을 시도할 때도 공연 그 자체로 흐르게 되면 채플을 '공연 보는 시간' 정도로 오해하게 만들 수 있으며, 심지어 설교에 대한 관심 자체를 저하시키는 요소이기 쉽다. 교목의 설교가 영상과 공연을 포함하여 다양한 요소들을 반영하는 '적중하는 설교'가 되도록 노력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외에도 기독교적 인성교육을 위한 과제들은 다양하게 거론될 수 있겠지만, 그 모든 것은 선교의 주체가 되시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에 대한 온전한 신뢰와 그에 따른 책임의식에서 나온 것이어야 한다. 특별히 주께서 기독교학교의 선교와 기독교적 인성교육에 직접 역사하여 주실 것을 간구하는 자세야말로 그 어떤 것보다 최우선의 자리에 놓여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기독교학교가 구현해야 할 섬기는 리더 세우기의 본질이 복음을 통한 구원과 그리스도의 '제자 삼는 일'이 있다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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