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바자회' 시각장애인 위한 기부문화 창출

[ 교계 ] 휘경교회, 실로암아이센터 건립기금 마련 '사랑나눔 바자회'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8년 09월 30일(화) 00:00

"밑반찬은 3천원, 가방은 2만원~."

26일 서울 휘경2동 서울동노회 휘경교회(한정원목사 시무). 마당에 들어서자 여전도회 회원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렸다. 교회에는 때아닌 장터가 열려 있었다. 국수, 빈대떡, 식혜, 죽, 젓갈, 각종 반찬류 등의 먹을거리와 의류가 저렴한 가격에 판매됐다. 교인들과 지역주민들은 "이때다" 싶었는지 개막 오전 10시부터 구름떼처럼 교회 안으로 몰려들었다. 양손은 어느새 구입한 물품 보따리로 한가득이다. 잔잔하게 CCM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멀리서 녹두전 부치는 소리가 '지글지글' 묘한 화음을 이루고 있었다.

"평범한 바자회가 아니예요. 아이센터 건축 후원금을 마련하기 위한 특별한 바자회입니다." 휘경교회 담임 한정원목사가 이날 바자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듣고 보니 교회 입구에는 '실로암 아이센터 건립을 위한 사랑나눔 바자회'라는 현수막이 가을바람을 맞으며 날리고 있었다. 한 목사는 "바자회 수익금과 28일 주일예배 헌금을 모두 실로암 아이센터 건축기금으로 기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교인 및 인근 주민 2백여 명이 참여하며 호황을 이룬 바자회에는 장광근의원(한나라당)을 비롯해 시ㆍ구의원, 동장 등 지역 인사들도 발걸음을 했다. 장 의원은 "주머니는 얇지만 있는 것 다 내놓고 가겠다"면서 "주님의 은총 안에서 좋은 결실이 있기를 바란다"고 인사를 전했다. 유의웅목사(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 사무총장ㆍ증경총회장)도 "서로 사랑하며 돕는 일을 하나님께서는 가장 기뻐하신다"고 축하메시지를 전하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휘경교회와 실로암안과병원의 인연은 한정원목사가 영락교회 부목사 시절, 김선태목사(실로암안과병원 원장)와 만나게 된 3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 목사는 서대문교구 담당, 김 목사는 그 구역 소속이었다. 이 때의 만남으로 휘경교회는 매달 20~30만원 씩의 정기후원금을 30년 넘게 지원해왔다. 또 성도들에겐 생일 등의 개인 특별기념일마다 실로암안과병원에 헌금할 수 있도록 독려해왔다.

한 목사는 교회 뿐만이 아니라 만나는 사람마다 시각장애인을 후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 결과 한 목사가 소속돼 있는 서울동노회에선 실로암아이센터에 방 한 칸(2천5백만원)을 지원키로 약속했다.

교회는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교회'가 되고 싶었다. 인근 중고등학교는 물론 한국외대 경희대 서울여대에 매학기마다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30년간 무려 9백명의 학생을 가르쳤다. 동사무소와 연계해 차상위계층에겐 생활비와 쌀을 전달한다. 독거노인을 위해선 매주 1회 반찬을 제공하는 '사랑의 도시락' 사업을 진행중이다. 이밖에도 교인들은 이미용ㆍ침술봉사와 더불어 치매환자 '돌봄이'로도 나서고 있다. 지역민을 위한 이 모든 사업의 밑바탕에는 예수님의 사랑이 깔려있다. 지역 인사들이 교회 일개 행사인 바자회까지 참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셈이다.

한정원목사는 "이번 실로암아이센터 건축 후원 바자회가 '씨앗'이 되서 전국교회로 퍼져나가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바자회 한켠에서 무료안과진료를 실시한 이정일목사(실로암안과병원 이동진료단장)는 "센터 건립 후원의 불을 휘경교회가 점화한 것"이라고 평가하며 많은 교회가 실로암아이센터 건립 이후에도 병원 운영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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