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조형물 속 숨은 뜻 "총회의 또 다른 재미"

[ 교계 ] 제주성안, 스크린도어에 말씀 새기는 등 '말씀대로 사는 교회' 형상화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8년 09월 30일(화) 00:00

창세기 1장, 요한복음 3장, 요한계시록 22장 말씀이 강대상 뒤로 두루마리처럼 펼쳐져 있다. 또 교회 본당 입구를 살펴보면 십자가 밑으로 열두 개의 기둥 사이를 통해 교회 본당에 들어올 수 있도록 돼 있다. 교회 둘레는 회색빛 콘크리트 벽이 아닌 투명한 유리창으로 둘러져 있다. 사소한 것 같지만 하나하나 자세히 뜯어보면 깊은 속 뜻을 갖고 있는 제주성안교회의 건물 및 조형물들. 이들은 과연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본당 입구의 기둥 열 두개는 열 두 제자를 상징합니다. 예수님의 열두 제자들처럼 제자들이 걸어간 길을 우리도 함께 걷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또 교회 내외부와 예배당 전체 벽면은 흰색으로 둘러쌓여져 있죠. 이는 평화를 상징하는 거예요."

작년 12월, 제주성안교회(황성은목사 시무)가 제주시 아라동으로 이사오기 전 새성전 건축위원장을 맡았던 송옥성장로의 말이다. 송 장로는 "교회 전체 벽면으로 이뤄진 투명한 유리창은 숨기고 은폐된 교회가 아닌 투명한 교회임을 상징하는 것"이라며 설계단계에서 부터 꼼꼼히 인테리어를 구상했다고 전했다.

교회 건물은 제주지역 특성을 살려 한라산 백록담을 형상화했다. 또 교회 본당 내부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상한 점이 눈에띤다. 예배당 내에 십자가가 없다는 것. 하지만 스크린도어가 열리면 창밖너머로 십자가와 에덴동산을 복원한 듯한 아름다운 화단이 나타난다. 본당 강대상 뒤 스크린도어에는 '말씀대로 사는 교회'가 되고자 성경 전체를 함축하는 내용의 말씀들을 골라 새겼다. 스크린도어는 평소에는 계속 열려있다가 예배 대표기도 시간에 닫히고 축도할때 다시 열리는 데 이는 예배의 집중을 위해서란다.

"예수님 십자가도 예루살렘 성밖에 있었잖아요. 밖의 부분을 안으로 끌어들이는 효과죠. 바로 제주민을 교회 안으로 품는 교회가 되고자 하는 목적으로 만든겁니다. 내외부를 하나로 묶는 것이죠."

교회 내부는 소통의 통로처럼 이어져 있다. 지하 1층 카페 '푸른 감람나무' 안쪽에 있는 나무와 화단도 하늘에서 내리쬐는 햇볕을 그대로 흡수한다. 지하와 지상 통로가 위 아래로 뚫려 있어 연결되기 때문이다. 교회 전체를 유리창으로 두른 의미도 같은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다. 믿지 않는 자는 누구든지 들어와 차도 마시고 성안미술관에서 작품도 감상하며 '함께 어우러지는 교회가 되는 것'이 제주성안교회의 목표인 것이다.

이번 총회기간에는 특별히 십자가 주변 화단이 매일매일 다른 색깔의 옷을 갈아입으며 총대들의 눈을 즐겁게 해줄 예정이다. 지하 1 층의 벽장식 역시 오랜 회무로 지친 총대들에게 작은 웃음을 선사할 계획이다. 마지막 날에는 무려 비둘기 3백 마리가 전시될 예정이기 때문. 평범함 속에서 발견하는 특별함, 제주성안교회에서 열리는 이번 제93회 총회를 참석하는 쏠쏠한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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