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섬기게 해주엉 소뭇 행복햄수다"

[ 아름다운세상 ] 아름다운세상 - 제주성안교회 자원봉사자들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8년 09월 23일(화) 00:00
 
   
 
 

【제주=정보미기자】 지금도 눈앞에 밀감색이 아른거린다. 어디를 둘러봐도 주황 빛깔 티셔츠를 입은 도우미들이 곳곳에서 눈에 띠었다. 그 손길들은 또 어찌나 분주해 보이던지 보는 이의 이마에도 절로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다. 지칠 법 한데도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역시, '섬겨야 합니다'를 주제로 제93회 정기총회가 개최된 장소인 제주성안교회(황성은목사 시무)의 성도들 답다. 1천5백 총대들의 손과 발이 되고자 지난 4박5일동안 부단히 달렸던 자원봉사자들. 오히려 '섬길 기회를 줘서 행복하다'는 그들 덕분에 총대들이 더 큰 행복의 기쁨을 맛보지 않았을까?

22일 제주노회를 제외한 63개 노회가 비행기와 배 편으로 제주에 속속들이 도착했다. 아마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밀감 군단'이 매력을 발산하기 시작한 때가. 무려 1백11명의 의전부원들이 공항과 항구로 총 출동해 섬으로 건너온 총대들을 환영했다. 총대들이 총회장소인 제주성안교회까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버스와 승합차, 택시까지 안내했다. 의전부원들의 구수한 입담과 재치있는 말투, 친절한 설명은 총대들의 굳은 얼굴을 역동적으로 움직이게 만들었다.

교회에 도착하자 이번에는 37명의 교통안내부원들이 힘찬 호각소리와 현란한 손동작으로 총대들을 환영했다. 오른손을 위 아래로 흔들면서 경례 자세를 취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은 마치 찰리 채플린의 희극 영화를 보는 듯하다. 대형버스는 교회 입구 양 옆 갓길에 세우고 교회 마당에는 아담한 승용차들을 주차시켰다. 예행연습을 얼마나 했을까. 손발이 착착 맞는다. 한꺼번에 차량이 몰려들어 주차난을 겪을 것이라 생각했던 기자의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교회 본당에는 늘 행사 준비(31명)&지원(78명) 부원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회의장과 성찬, 찬양 준비부터 방송사역까지 자원봉사자들의 손이 안미치는 곳이 없었다. 또 총대들의 건강을 위해 상시 대기하고 있던 의료팀, 매일매일의 행사 후 늦게까지 남아 뒷정리를 도맡은 미화팀은 적재적소에 배치돼 각자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신기하게도 하루가 다르게 변했던 교회의 벽 장식 또한 행사지원부의 손길을 거친 것. 총회 첫날 제주의 옛 모습처럼 유배지와 같이 음침했던 교회는 둘째날 하나님이 이기풍선교사를 보내신 후 서서히 변화되기 시작했고 셋째날은 복음으로 변화된 희망찬 제주의 모습이 형형색색의 장식을 통해 표현됐다. 마지막날엔 복음에 빚진 자로서 제주 교인들이 세계 열방의 어머니가 될 것을 다짐하는 메시지가 그려져 있었다. 저녁 행사가 거의 마쳐지는 오후 9시부터 새롭게 벽장식을 하느라 밤새 진행된 데코팀의 노력이 없었다면 아침을 맞는 기쁨은 지금보다 절반으로 줄었을지도 모르겠다.

무려 1백87명의 인원이 참여한 식음료부의 간식은 또 어떠한가. 총대들의 영양만점 식단을 위해 매일 아침 제주 현지에서 공수한 신선한 재료들이 아침상에 펼쳐졌다. 전복죽, 호박죽, 들깨죽, 녹두죽 외에도 동그랗고 납작한 모양의 제주송편, 차조가루로 만든 제주 특산품 오메기떡, 밀감 키위 포도 파인애플 등의 신선한 과일들이 접시가 비워질 틈도 없이 다시 채워지곤 했다.

   
 
제주성안교회 자원봉사자들인 '밀감군단'은 교통 안내, 행사 지원, 중보 기도, 의전 등 7개 부서로 운영하며 제주 총회에 참석한 1천5백 명 총대들에게 섬김의 본을 보였다. 사진은 식음료부원들이 총대들의 간식을 기쁘게 준비하는 모습. /사진 임성국기자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각 층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의전부 팀원들의 노력도 숨어 있었다. 긴급사항이 발생하거나 총대들이 각종 장소로 이동할 시에 안내를 하기 위해서였다.

성총회를 위한 그들의 노력은 끝이 없었다. 그리고 이 결실의 밑바탕에는 총회기간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24시간 릴레이 기도에 임한 16명의 은퇴권사와 기드온같은 50명의 기도용사들이 있었다. 혹시라도 태풍이나 비바람으로 제주에 도착하지 못할까 노심초사하며 기도해온 그들은 총회기간중에도 은혜의 총회를 위해 중보기도석을 지키며 눈물로써 기도의 목소리를 높여나갔다.

37+78+31+65+16+111+187^525. 이 숫자 덕분에 총대들은 편안히 회무를 마칠 수 있었다. 교통안내, 행사지원, 행사준비, 문화, 중보기도, 의전, 식음료 등 자그마치 7개 부서에 자원봉사자로 나선 성도만 5백25명. 순조로운 회무 진행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여준 그들이 있었기에 제주 선교 1백주년을 맞아 값지게 열린 이번 제93회 총회가 더욱 빛났던 것은 아닐런지.    jbm@kidokong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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