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의 신학' 다일 20년 길 열었다

[ 교계 ] 다일공동체 영성과 신학 심포지엄, "앞으로 20년 전인적 공동체 돼야"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8년 09월 09일(화) 00:00

   
 
다일공동체는 지난 8일 장신대 세계교회협력센터 1층에서 창립 20주년을 맞아 '밥퍼' 사역을 신학적으로 정립해 보는 영성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사진 정보미기자
 
다일공동체의 지난 20년 간의 사역은 '밥의 신학'으로 정립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장로회신학대학교 세계교회협력센터에서 열린 '다일공동체 창립 20주년 기념 학술 심포지엄'에서 홍인종교수(장신대)는 "다일의 '밥퍼' 사역과 영성생활수련관, 천사병원은 '민망히 여기시고 두루 찾으시고 가르치고 고치시는' 예수님의 사역을 닮아가고 있다"면서 "'이 밥먹고 밥이 되자'는 다일의 슬로건은 곧 '밥의 신학'으로 집약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서울 청량리 다일공동체의 무료급식센터 '밥퍼'를 이용하러 오는 이들 중 95% 이상이 남자라면서 다일이 남성성을 발휘하기에 좋은 환경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교회가 남성과 여성성의 사역을 균등적으로 포함하지 못하고 있는 데 비해 '밥퍼'에서는 공유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화해와 일치의 집' '치유와 회복의 집' '섬김과 나눔의 집' 등 설곡산 영성생활수련관 내의 각 센터 이름들은 곧 다일공동체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앞으로의 20년은 전인과 균형치유가 골고루 이루어지는 전인적 공동체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988년, 라면 냄비 한 그릇으로 출발한 다일공동체의 '밥퍼' 사역은 2006년 3백만 그릇을 돌파했다. 다일의 '밥'은 이제 중국, 필리핀, 캄보디아, 베트남, 네팔 등 지구촌 굶주린 이웃에게까지도 전파되고 있다. 1천4명의 후원을 통해 건립된 천사병원에서는 가난한 이웃들을 향한 무료진료가 행해지고 설곡산 영성치유센터의 치유집회도 1백회를 넘어섰다.

이러한 다일공동체의 사역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구제사역의 문화를 만들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다일공동체의 사역을 문화사적으로 바라본 임성빈교수(장신대)는 "예배와 친교도 중요하나 교회 사역의 본질적 핵심은 디아코니아"라면서 "다일의 사역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구제사역의 문화화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밥퍼'와 영성치유센터, 병원 사역 등 다양성 속의 일치를 이루는 다일공동체의 사역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존재양태와 물질 중심의 포스트모더니즘 사회 속에 큰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면서 한국교회가 다일공동체를 긍휼사역의 21세기 모델로 삼아 봉사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다일공동체 창립 20주년을 맞아 열린 이날 심포지엄은 지난 사역을 신학적으로 조명해보고 미래 사역의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종성박사(기독교학술원장), 박종삼회장(한국월드비전), 정철범박사(전 대한성공회 대주교), 오성춘교수(장신대), 주승중교수(장신대), 본교단 사무총장 조성기목사 등이 참가해 다일공동체의 사회선교를 신학적으로 정립하고 논찬했다.

다일공동체 대표 최일도목사는 "먼저 족적을 남긴 선배들을 초청해 다일의 신학과 영성을 다듬어가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균형잡힌 영성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작은 예수가 되어 섬김과 나눔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