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축복받는 산 경험'한 캄보디아 아동 17명

[ 교계 ] 새벽교회, 굶주림 고통받는 아시아 어린이들 위해 '동남아시아 패밀리' 구성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8년 09월 03일(수) 00:00

   
 
새벽교회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캄보디아 17명 어린이들이 지난 8월 31일 저녁예배에서 문화교류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 정보미기자
 
31일 경기 분당 새벽월드평화센터. 까무잡잡한 피부에 앳되보이는 열 일곱 명의 소년 소녀들이 무대에 올라 찬양을 부르고 있다. 자리를 꽉 채운 관객들의 모습에 사뭇 긴장됐는지 '쭈뼛쭈뼛' 얼어붙은 몸짓과 무표정 일색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곡이 끝날때마다 우레와 같은 환호성과 박수소리가 울려퍼지자 얼굴에 점점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몇몇 아동들이 부르는 생음악에 맞춰 창작무용을 선보일때는 손발이 착착 맞았다. 한 아동은 일부러 '오버 액션'하며 관객들의 웃음을 유도하는 여유도 부렸다.

새벽교회(이승영목사 시무)가 아시아 빈곤지역에 거주하는 17명의 캄보디아 아동을 초청해 11일간의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8월 26일부터 5일까지의 방문 일정으로 초청된 아동들은 에이즈 등의 질병으로 부모를 잃은 고아들. 지난 6월, 국제사랑재단 이사장인 새벽교회 담임 이승영목사가 캄보디아지부를 방문하며 우연히 만나게 된 아동들이었다.

이날 아동들은 자신들을 후원하고 초청한 새벽교회 성도를 위해 워십찬양 무대를 선보였다. 공연을 마친후에도 무대 위의 감동이 남았는지 잔뜩 상기된 표정이었다. 이들을 돌보기 위해 교사로 나섰던 새벽교회 청년들은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아동 한명 한명을 부둥켜 안으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소중한 만남을 추억으로 고스란히 남기기 위한 카메라 플레쉬도 이곳저곳에서 연신 터졌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가슴으로 전한 사랑은 모두를 애틋하게 만든 모양이었다.

아동들은 11일간 국회의사당, 유원지 등 국내 명소를 둘러보며 처음으로 바깥세상을 구경했다. 난생 처음보는 신기한 풍경이 펼쳐지자 아동들은 "마치 천국같다"며 감탄했지만 정작 이들의 마음을 울린 것은 홈스테이를 통해 스킨십과 정을 나눴던 새벽교회 성도들의 따뜻한 마음이었다. 만나는 모든 성도들이 아동들에겐 어머니이고 아버지였다.

"성도들과 함께 찬양하고 기도하는 것이 가장 즐거웠다"는 리다(12세)는 고국으로 돌아가면 친구들에게 한국을 "주안에서 사랑으로 교제를 나누는 곳"이라고 소개할 작정이란다. 아이들의 맡형 쏘카(18세)는 이승영목사같은 목회자가 되서 예수를 모르는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픈 비전이 생겼다고 했다.

이승영목사는 "아동들에게 하나님께서는 너희들의 기도에 응답하시고 비전과 희망을 주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며 "이들이 장차 캄보디아의 귀한 일꾼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아동들이 초청된 이후 교회에도 작은 변화가 생겼다. 동남아시아의 굶주리고 고통받는 이웃들을 돕기 위해 30여 명의 성도들이 '동남아시아 패밀리'를 구성했다.

아동들이 거주하고 있는 국제사랑재단 캄보디아지부에는 현재 약 1백30명의 고아들이 모여 살고 있다. 먹여주고 재워준다는 입소문이 퍼져 한명 두명 모여들기 시작했다. 국제사랑재단에서 파송한 캄보디아지부장 김선문선교사가 아이들을 돌보며 관리하고 있다. 국제사랑재단은 아동들에게 편안하고 안락한 쉼터를 제공하기 위해 내년 2월, 새벽교회의 후원으로 캄보디아 농업훈련센타 내에 고아원 건물을 신축할 예정이다.

김 선교사는 "센터에 모인 아동들은 에이즈로 부모가 사망했다는 이유로 일반고아원에서도 소외받은 고아들"이라면서 "이번 한국 방문은 믿음을 가지고 살면 하나님의 축복을 받는다는 산 경험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캄보디아는 인구 절반이 20대로 구성돼 있다"면서 "기독교 문화를 저변에 확대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며 한국교회의 많은 관심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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